"韓 경기 부진 심각…한은 금리 동결할 듯"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도 연말 금리 전망은 오히려 올려 시장은 '매파(통화긴축 선호)적 동결'로 평가했다. 연준이 추가 인상을 감행할 경우 한미 금리 역전폭이 2.00%포인트를 넘을 수 있어 한은 대응이 주목된다.
연준은 14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5.00~5.25%로 동결했다.
하지만 새로운 점도표(FOMC 위원들의 향후 금리 수준 전망을 표시한 도표)에서 올해 말 금리 전망치는 5.6%로, 지난 3월(5.1%)보다 0.50%포인트 높았다. 점도표대로라면 연내 추가 인상을 2회 해야 한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나를 포함해 거의 모든 연준 위원들이 추가 인상이 적절하다는 견해를 보였다"고 밝혔다. 이어 "연내 금리인하는 부적절하다"고 못박았다.
파월 의장은 추가 인상의 근거로 아직 높은 물가상승률과 강한 고용을 꼽았다.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5월 물가상승률(전년동월 대비)은 4.0%로 2021년 3월 이후 2년2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연준 목표치(2.0%)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멀다. 지난달 비농업 부문 신규 고용은 33만9000명으로 월가 예상치(19만 명)를 훌쩍 넘었다.
연준은 이날 발표한 수정 경제전망에서 올해 말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3.2%로 제시해 지난 3월(3.3%)보다 약간 낮췄다. 하지만 연준이 통화정책에 참고하는 근원 인플레이션(에너지와 식품 제외) 전망치는 3.9%로 3월(3.6%)보다 0.3%포인트 상향됐다.
연준은 또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0.4%에서 1.0%로 0.6%포인트 올리고, 실업률 전망치는 4.5%에서 4.1%로 0.4%포인트 내렸다. 전반적으로 금리를 추가 인상할 환경이 만들어질 것으로 예상한 것이다.
파월 의장은 "근원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높다. 인플레이션 고착화는 용인할 수 없다"며 긴축 기조 유지를 시사했다.
그는 "작년 중반 이후 물가상승률이 어느 정도 완화됐다. 연말까지는 인플레이션과 관련해 상당한 진전을 기대한다"면서도 "인플레이션 압력이 계속 고조된 상태다. 물가상승률을 2%로 되돌리는 과정은 갈 길이 멀다"고 우려했다.
전문가들 의견은 엇갈렸다. 알렉산드라 윌슨-엘리존도 골드만삭스 자산운용 멀티에셋솔루션 담당 부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연준이 캐나다 중앙은행(BOC)과 호주 중앙은행(RBC)처럼 금리 동결 후 인상 흐름을 밟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BOC는 금리를 세 차례 동결한 뒤 이달 초 0.25%포인트 인상했다. RBC도 두 차례 동결 후 인상으로 돌아섰다.
반면 제프리 건들락 더블라인 캐피털 최고경영자(CEO)는 "연준은 말로는 매파적이었지만 행동은 매파적이지 않았다"며 "경기침체를 가리키는 지표가 많아 금리인상을 재개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예측했다.
연준이 매파적 동결을 하면서 한국은행도 상황이 복잡해졌다. 연준이 2회 추가 인상했을 때, 한은이 현 수준(3.50%)으로 동결을 이어갈 경우 한미 금리 역전폭이 2.25%포인트까지 확대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역전폭이 너무 커지면 해외자금이 빠져나가면서 현재 안정세인 원·달러 환율이 또 급등할 수 있다"며 "한은이 추가 인상을 강행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BCO와 RBC의 예가 있어 한은이 세 차례 연속 금리를 동결했다고 긴축이 종료됐다고 판단하긴 섣부르다"고 짚었다.
다만 금리인상을 강행하면 경기침체가 깊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번질 수 있다. 이미 수출 부진 등으로 한국 경제가 어려움에 처하면서 국내외 기관들은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하향하고 있다.
한은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6%에서 1.4%로 내렸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1.6%에서 1.5%로, 현대경제연구원은 1.8%에서 1.2%로 낮췄다. 정부도 다음달 초쯤 발표할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서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하향할 것으로 관측된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한은 대응에 대해 "한미 금리 역전이 상당 기간 지속되는 건 위험하다"며 "이를 고려할 때 한은도 따라 금리를 올리는 게 바람직하다"고 했다.
김영익 서강대 경제대학원 교수는 "경기침체가 깊어 한은이 추가 인상하진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연준도 추가 인상은 못할 것으로 예측했다. 미국이 하반기 들어 소비와 고용이 줄어 금리를 올리기 어려운 환경이 될 거란 판단에서다.
김 교수는 연준과 한은의 금리 인상 사이클이 마무리됐다고 봤다. "미국은 하반기 들어 소비와 고용이 줄어들 것이다. 연준이 금리를 인상하긴 어려울 것"이라며 "앞서 예상한 연준 결정에 따라 한은은 추가 인상보다 유지를 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독립 증권리서치사 더프레미어 강관우 대표는 "연준이 추가 인상하더라도 한은은 동결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반기 한국 경제 상황이 좋지 않아 추가 인상은 경제주체들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아 금리인상은 힘들다는 게 강 대표 진단이다.
연준과 한은 금리인하 시기에 대해선 성 교수는 "아직 물가상승률이 높다. 연준과 한은 모두 금리인하를 논하긴 시기상조"라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김 교수는 "연준과 한은 모두 빠르면 올해 말, 늦어도 내년 상반기 중 금리를 내릴 것", 강 대표는 "내년 상반기에나 인하할 것"이라고 말했다.
KPI뉴스 / 안재성·김명주 기자 seilen7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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