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CEO 요건서 'ICT 전문성' 빼고 사외이사엔 박근혜·MB 인사

김윤경 IT전문기자 / 2023-06-09 10:55:28
신규 사외이사 7인 선임·정관 개정 추진
30일 1차 임시 주주총회 개최
CEO 요건에 ICT 대신 산업 전문성으로
현직 연임우선 폐지하고 의결 기준 강화
KT가 대표이사 최고경영자(CEO) 자격에 정보통신기술(ICT) 전문성 대신 산업전문성으로 교체한다. 현직 CEO의 연임우선심사 제도도 폐지한다. 

사외이사 후보에는 박근혜 정부 시절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을 지낸 최양희 한림대 총장 등 7명을 추천했다.

KT는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가 '뉴 거버넌스(New Governance) 구축 TF'에서 마련한 개선안에 따라 사외이사 선임 프로세스를 진행하고 총 7인의 사외이사 후보와 지배구조 개선안(정관 개정안)을 확정했다고 9일 발표했다.

▲ KT 본사 사옥 [KT 제공]

KT는 오는 30일 1차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신규 사외이사 후보 7인 선임과 정관 개정, 대표이사 선임 프로세스 절차 개선 등을 완료할 계획이다.

주주총회에서 사외이사 선임이 완료되면 상법에 따라 퇴임 이사로서의 권리와 의무를 유지했던 임기만료 사외이사 3인의 직무수행은 종료된다.

신규 대표이사 선임 절차는 신규 사외이사로 구성되는 신임 이사회가 주도한다.

CEO 요건에 ICT 대신 산업 전문성…의결 기준 강화

정관 개정안은 대표이사 후보자의 자격요건을 △기업경영 전문성 △리더십 △커뮤니케이션 역량 △산업 전문성 등 4가지 항목으로 변경한다.

또 50% 이상 찬성인 대표이사의 주주총회 의결 기준도 60% 이상으로 강화한다. 연임 후보는 의결 참여 주식의 3분의 2이상 찬성해야 하는 특별결의를 거쳐야 한다.

현직 CEO가 연임 의사를 표명해도 절차는 신규 대표이사 선임 프로세스와 동일하게 진행한다. 다른 사내외 후보들과 동일한 절차로 심사 과정을 거친다.

대표이사 후보 심사의 공정성 확보를 위해 기존 대표이사후보심사위원회를 상설 위원회로 전환하고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와 통합, '이사후보추천위원회'로 명칭을 변경한다. 사내이사 없이 전원 사외이사로만 구성한다.

기존 지배구조위원회의 역할이었던 대표이사 후보군 발굴·구성 및 후계자 육성 업무 등도 이사후보추천위원회로 이관된다.

KT는 이번 선임에 한해 외부 전문기관 추천과 공개모집, 주주 추천을 통해 신규 대표 후보를 구성할 예정이다. KT 주식을 0.5% 이상 6개월 이상 보유한 주주라면 주주 추천이 가능하다.

사내 대표이사 후보군 구성 시엔 기존 요건(재직 2년 이상이며 그룹 직급 부사장 이상)과 경영 전문성, KT 사업 이해도를 고려할 계획이다.

이외에 사외이사 중심의 이사회 경영 감독도 강화한다.  사내이사 수를 기존 3인에서 2인으로 축소하고 복수 대표이사 제도도 폐지한다. 대표이사 1인 중심 경영 체계로 전환, 대표이사의 책임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주주추천부터 전 정권인사까지…7인의 사외이사 후보

KT가 이날 공개한 7인의 사외이사 후보는 곽우영 전 현대자동차 차량IT개발센터장, 김성철 고려대 미디어학부 교수, 안영균 세계회계사연맹 이사, 윤종수 전 환경부 차관, 이승훈 KCGI 글로벌부문 대표 파트너, 조승아 서울대 경영대학 교수, 최양희 한림대 총장 등이다.

이 중 곽우영·이승훈·조승아 후보자는 주주들의 추천을 받았다. 하지만 최양희·윤종수 후보는 박근혜 정부와 이명박 정부 시절 관료를 지냈던 정치권 인사로 분류된다.

주주추천 후보인 곽우영씨는 서울대학교 공학전문대학원 객원교수와 산업통상자원부산하 차량IT융합혁신센터 운영위원장을 역임했다. 현대자동차 차량 IT개발센터 센터장과 LG전자 전자기술원 원장 이력도 있다.

이승훈 KCGI 글로벌부문 대표 파트너는 케이글로벌자산운용 ESG부문 대표, (주)SK·SK텔레콤 M&A부문 담당 전무 등을 지냈다.

조승아 서울대학교 경영대학 교수는 서울대학교 국제협력본부장을 역임했다.

이와 달리 최양희 한림대 총장은 박근혜 정부 시절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출신이다. 서울대학교 AI위원회 초대 위원장과 컴퓨터공학부 교수를 역임했다.

윤종수 김앤장 법률사무소 상근 고문은 이명박 정부 시절 환경부 차관을 역임한 경력이 있다. 현 정부에서는 대통령소속 2050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 위원,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이사 및 한국위원회 회장을 맡고 있다.

이외에 김성철 고려대학교 미디어학부 교수는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KCA) 비상임이사, 국무총리 소속 미디어·콘텐츠산업융합발전위원회 위원, 국제통신위원회(ITS) 이사를 지내고 있다.

안영균씨는 세계회계사연맹(IFAC) 이사로 한국공인회계사회 상근연구부회장 겸 상근행정부회장, 국제회계교육기준위원회(IAESB) 위원, 삼일회계법인 대표 등을 지냈다.

낙하산 위한 사전 작업?…논란 예고

이날 공개된 KT 사외이사 후보군과 정관 개정안에 대해서는 논란이 예고된다.

산업의 확장성과 공정성 확보라는 입장과 달리 필요 이상으로 정관에 크게 손을 댄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된다. 민영 기업인 KT의 내부 의견보다는 외부 입김만 작용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정관 상 대표이사 후보자의 자격 요건에서 정보통신 전문성을 산업 전문성 등으로 변경한 것을 두고 KT새노조는 이날 입장을 발표하고 "낙하산 CEO를 위한 사전 작업이 아니냐"고 문제를  제기했다.

CEO 의결 요건 강화와 연임 후보의 특별 결의 선출에 대해서는 "국민연금에 대한 눈치보기가 심화될 것"이란 우려가 도출된다. 국민연금의 거부권 행사가 더욱 힘을 발할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KPI뉴스 / 김윤경 기자 yoon@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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