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위장에 '막말 논란' 인사 앉힌 이재명…철회 요구에 침묵

허범구 기자 / 2023-06-05 15:38:52
혁신위장 이래경, 대통령 '윤가'로 호칭·퇴진 주장
李는 추앙…"천안함 자폭" "코로나 진원지는 미국"
페북글에 비명계 반발…홍영표 "부적절, 철회하라"
與 "차라리 김어준을"…前 함장 "현충일 선물이냐"
李 "정확한 내용 몰랐다…천안함 정부 발표 신뢰"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5일 당 쇄신작업을 이끌 혁신기구 수장에 '막말 논란'의 외부 인사를 선임해 후폭풍이 거세다.

이날 당 혁신위원장에 임명된 이래경(69) 다른백년 명예이사장은 그간 페이스북을 통해 자신의 이념적 성향을 노골적으로 드러내왔다. 윤석열 대통령을 '윤가'로 부르고 퇴진·처벌 등을 주장했다. 반면 이 대표에 대해선 '추앙' 수준의 지지를 보냈다.

정부가 북한군 소행을 공식 발표한 천안함 폭침 사실에 대해선 '자폭된 천안함 사건 조작'이라고 강변했다. 

▲ 더불어민주당 혁신기구 수장에 임명된 이래경 다른백년 명예이사장. [더불어민주당 제공]

국민의힘은 물론 민주당 내부에서도 강한 반발이 잇달았다. 인선 발표 2시간 만에 비명계에선 철회 요구가 공개적으로 나왔다.

홍영표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이래경 이사장은 이미 언론에 노출된 정보만으로도 혁신위원장은커녕 민주당에 어울리지 않는 인사"라며 "오히려 혁신 동력을 떨어뜨리고 당내 또 다른 리스크를 추가할 뿐"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더 큰 논란이 발생하기 전에 내정을 즉각 철회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했다.

'이래경 혁신위'가 역풍을 불러 출범하기 전부터 '쇄신 효과'가 반감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대표가 '이래경 카드'를 고수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 신임 위원장의 '천안함 자폭' 등 과거 발언 논란과 관련해 "그 점까지는 저희가 정확한 내용을 몰랐던 것 같다"고 해명했다. '사전 검토가 있었느냐'는 취지의 질문에 대한 답변이다.

이어 "천안함 사건에 대한 정부의 발표는 공식적 발표고 저는 그 발표를 신뢰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인선을 철회할 생각이 있는지', '대통령을 비속어로 비하하는 게 많던데 적절한지', '직접 추천한 걸로 아는데 지명 배경은 어떤 건지' 등의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

이 위원장은 지난 2월 16일 페이스북에 '오늘 시점에 다시 되새기는 명언'이라며 캘리그라피로 쓴 글을 공유했다. "보면 볼수록 이재명은 든든하고 윤석열은 불안하며 알면 알수록 이재명은 박식하고 윤석열은 무식하며 까면 깔수록 이재명은 깨끗하고 윤석열은 더럽다"는 내용이었다.

▲ 5일 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장으로 임명된 이래경 사단법인 '다른백년' 명예이사장이 지난 2월 16일 페이스북에 공유한 캘리그라피로 쓴 글. [페이스북 캡처]

그는 이 대표가 2019년 경기지사 시절 2심에서 당선무효형을 받았을 때 '이재명 지키기 운동'을 제안한 친명계 인사다.

그는 지난달 22일 페이스북에 한 유튜브 영상을 공유하며 윤 대통령 처벌을 운운했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 시찰단의 명단과 동선, 조사 내용을 제대로 공개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윤 대통령을 향해 "국격이 무너지는 상황이 코미디로 웃어넘기기엔 너무나 심각하다. 주권자로서 퇴진 요구를 넘어 국가수반으로서 역사적·범죄적 책임을 반드시 물어야 한다"고 쏘아붙였다.

지난 2월2일에도 "법치를 가장한 조폭집단 윤가 무리에 의해 한국 사회는 위기에 처했다"며 "오직 유일한 길은 하루라도 빨리 '윤가 무리'를 권력에서 끌어내리는 일뿐인가 한다"고 외쳤다.

지난해 12월 26일 페이스북에는 "윤석열과 한동훈은 법치를 하는 것이 아니라 법도둑질을 하는 범죄집단"이라며 "한마디로 선거와 법을 빙자한 조폭무리"라고 썼다.

지난 4월 25일에는 미중 대립 구도 속 국가 전략을 언급하며 "미 패권의 일방적 동맹에 묶일 것이 아니라 자국 이해와 미래 전망에 따라 상황을 활용해야 한다. 그런데 좀비 윤가는 무슨 짓을 하고 있는가"라고 따졌다.

또 2월 10일 "자폭된 천안함 사건을 조작하여 남북관계를 파탄낸 미 패권 세력들이 이번에는 궤도를 벗어난 중국의 기상 측정용 비행기구를 마치 외계인의 침공처럼 엄청난 국가위협으로 과장하여 연일 대서특필하고 골빈 한국언론들은 이를 받아쓰기에 바쁘다"고 비난했다. 중국 기구의 미국 영공 침범 논란 당시 상황을 거론하며 천안함 조작설을 제기한 것이다.

2020년 3월엔 "코로나19의 진원지가 미국임을 가리키는 정황들이 속속 밝혀지고 있다"고 했다. 

권칠승 수석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이 위원장의 윤 대통령 퇴진 주장 등과 관련해 "시민이 개인으로서의 자유로운 의사 표현 방식이 있는 것인데, 그걸 문제 삼아야 한다는 것이 문제 소지"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비명계에선 "부적절 인사"라는 비판이 높다. 홍영표 의원은 "이 이사장은 지나치게 편중되고 과격한 언행과 음모론 주장 등으로 논란이 되었던 인물로 혁신위원장에 부적절하다"고 못박았다.

이상민 의원은 "혁신위를 두겠다는 건 이 대표 체제 한계를 극복하겠다는 것인데, 오히려 이 대표 쪽에 기울어 있는 분이라니 더는 기대할 것도 없겠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차라리 김어준이 낫다"고 비꼬며 철회를 촉구했다.

유상범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오죽하면 이 이사장의 임명 배경에는 2019년 '이재명 경기도지사 지키기 범국민대책위원회'의 대표 제안자로 참여한 이력 때문이라는 말까지 나오겠는가"라고 꼬집었다.

이준석 전 대표는 페이스북에 "저런 노선으로 갈거면 차라리 김어준씨를 혁신위원장으로 선임하는 것이 낫다"고 적었다.

최원일 전 천안함 함장은 페이스북에 "현충일 선물 잘 받았다"고 썼다. 최 전 함장은 "해촉 등 조치 연락 없으면 내일 현충일 행사장에서 천안함 유족, 생존장병들이 찾아뵙겠다"라고 예고했다.

KPI뉴스 /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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