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가 보는 하반기 분양시장 "수요·공급 침체 속 양극화 심해질 것"

박정식 / 2023-06-01 18:32:50
"분양시장, 입지 따라 양극화 심화될 듯"
"정비시장, 건설사들 사업성 높은 곳 선별"
"금리·가계부채·공사비, 변수로 작용할 것"
하반기 분양시장에 대해 건설사들은 수요·공급 위축이 계속되는 가운데 지역별 양극화가 심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시장이 전반적으로 침체되면서도 인기 지역에선 청약이 높은 인기를 끌 거란 분석이다. 

2일 UPI뉴스가 시공능력평가액 상위 10위권(지난해 기준) 건설사들에게 하반기 분양시장에 대해 문의한 결과 대부분 '양극화 심화'에 힘을 줬다. 

▲ 한 시민이 안개에 휩싸인 서울 도심 아파트 전경을 바라보고 있다. [뉴시스]

시장 전체로는 침체 분위기가 이어지겠지만 수도권을 중심으로 입지가 좋고 사업성이 높은 지역에선 집값 회복, 청약경쟁 상승, 정비사업 진척 등이 나타날 것으로 진단한다. 

집값 급락을 비롯해 거래절벽·역전세난·깡통전세 확산 여파로 억눌렸던 주택수요가 하반기 개선될 것으로 예측하는 것이다. 정부의 부동산 규제 완화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기대했다. 

시장 침체로 분양계획 연기·공급물량 감축

건설사들은 분양시장에 대해 전체적으로 침체 분위기를 해소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봤다.

다만 수도권과 지방의 일부 인기 지역들은 수요가 몰리면서 회복 분위기를 나타낼 것으로 예측했다. 실제로 상반기에 영등포·동대문 등 서울 도심에 분양한 아파트 단지들이 시장 침체 속에서도 1순위 청약 100 대 1 안팎의, 높은 청약 경쟁률을 기록했다. 

건설사들이 올해 공급물량을 줄인 점도 수요를 자극할 것으로 여겨진다. 지난해 경기 침체와 수요 급감이 시장을 지배하자 건설업체들은 올해 주택공급 계획을 취소·연기했다. 중견 업체들도 6월 주택분양계획이 6개 사업장, 4419가구에 그쳤다. 지난해 6월 분양물량의 37% 정도 수준이며 분양지역도 수도권과 4개 시·도뿐이다.

A 건설사 관계자는 "전매제한 완화, 규제지역 해제 등으로 수도권에선 집값 급락이 하반기에 둔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기준금리 급등, 건설자재 가격 상승이 계속되고 있어 수요뿐만 아니라 공급도 위축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정부가 총부채상환원리금상환률(DSR) 등 남은 부동산 규제를 어떻게 풀어나갈지에 따라 하반기 분위기가 달려있다"고 강조했다. 

▲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아파트 재건축 현장. 지난해 조합과 건설사 간 공사비 인상 갈등으로 공사가 장기간 중단되는 사태를 겪었다. [이상훈 선임기자]

인기 지역 회복세 불구 안개 속 혼조 지속

지방 분양시장 분위기는 일자리 창출 등 배후 수요에 따라 갈릴 것으로 건설사들은 예측했다. 기업 이주, 생산시설 구축, 산업단지 조성 등의 개발계획이 진행되고 있는 지방엔 수요가 몰릴 것으로 봤다.

충북 청주의 경우 SK하이닉스가 새 반도체 공장을 짓겠다고 발표하면서 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하지만 이렇다할 개발호재가 없는 지방에선 시장 침체에서 헤어나오기 어려울 것으로 봤다. 지역별로 양극화가 심화되는 것이다.

B 건설사 관계자는 "수도권은 수요가 아직 관망하는 분위기가 지배적이지만 입지 좋은 인기 지역엔 관심이 쏠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방 시장은 배후수요 형성에 따라 온도차가 달라질 것이어서 수요자들의 옥석가리기가 심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재개발, 재건축 등 정비시장도 온도차가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건설사들은 하반기에 사업성이 높은 곳에만 선택 집중하겠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공급망 불확실성이 여전해 시멘트 등 건설자재 공급이 원활하지 않고 그로 인해 건설업체와 정비조합 간 공사비 갈등이 악화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미 서울에서도 건설업체들의 공사비 인상 요구에 시공 계약을 해지하는 정비사업조합들이 잇따르고 있다. 사업성이 낮거나 공사비 요건이 안 맞는 정비조합에는 건설사들의 문의조차 없는 상황이다.

C 건설사 관계자는 "올해 초부터 시장이 본격적인 하락장에 들어설 것으로 지난해 전망했지만 정부가 연착륙 정책들을 내놓으면서 시장이 일부 지역에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세계 경제 침체, 공급망 불안, 금리 추가 인상 등의 여파로 혼조가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건설사들은 시장의 향방을 가를 주요 변수로 기준금리·대출규제·가계부채·공사비·일자리 등을 꼽았다. 이로 인한 부작용이 얼마나 해소되는지에 따라 시장 분위기가 바뀔 수 있다는 것이다.

D 건설사 관계자는 "가계부채가 지난해 3000조 원에 이른다. 올해 1분기에 국내총생산(GDP) 대비 102%를 넘었다고 한다"며 "대출과 전세보증금을 끼고 주택을 매입한 수요가 많아 금리 변동에 대응하는 이들의 움직임이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KPI뉴스 / 박정식 기자 pjs@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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