덜 맞은 선관위 "감사원 감사 거부"…권익위는 '특혜채용' 조사

장한별 기자 / 2023-06-01 16:03:23
선관위 "직무감찰 근거 없어" vs 감사원 "인사행정 문제"
대선 '소쿠리 투표' 감사 때처럼 두 기관 충돌 재연될 듯
與 "선관위 자정능력 상실"…"정신 못차렸다" 잇단 질타
권익위 "한달간 집중 단독조사…수사의뢰 4명도 대상"
중앙선관위는 고위 간부 자녀 특혜채용 의혹에 대한 감사원 감사를 사실상 거부했다.

선관위 관계자는 1일 연합뉴스 등 언론과 통화에서 "선관위는 감사원의 직무감찰 대상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법상 근거가 있는 국민권익위원회 조사, 수사기관의 수사, 국회 국정조사는 받을 수 있지만 근거가 없는 감사원 직무감찰은 받기 어렵다"는 것이다.

감사원 감사는 기관의 예산 사용에 대한 회계검사와 기관 사무·직무에 대한 직무감찰로 나뉜다.

▲ 중앙선관위 노태악 위원장이 지난달 31일 경기 과천 선관위 청사에서 고위직 자녀 특혜 채용 의혹 특별 감사 결과와 채용 제도 개선 등 자체 개선안을 발표하고 있다. [뉴시스]

감사원은 전날 "선관위를 대상으로 채용, 승진 등 인력관리 전반에 걸쳐 적법성과 특혜 여부 등을 정밀 점검할 것"이라며 직무감찰을 예고했다. 감사원은 이번 감사 대상이 선관위가 독립성을 이유로 감사를 거부해 온 '선거 직무'에 해당하지 않는 인사 행정 문제이므로 문제 없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선관위는 독립성 침해 우려를 들어 직무감찰은 불가하다는 입장이다. 국가공무원법 17조에 규정된 '선관위 소속 공무원 인사 사무에 대한 감사는 선관위 사무총장이 실시한다'는 내용을 근거로 든다. 선관위는 지난해 대선 사전투표에서 불거진 '소쿠리 투표' 논란 때도 감사원 직무감찰을 거부한 바 있다.

감사원은 지난해 9월부터 선관위를 상대로 정기감사를 벌였다. 감사원은 정기감사 착수 당시 "이번에는 대선 선거관리 업무에 대한 직무 감찰도 대상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선관위에 '소쿠리 투표' 관련 자료도 요청했다.

그러나 선관위는 '감사원 직무감찰 대상이 되기 어렵다'는 문서를 감사원에 보내며 맞섰고 '소쿠리 투표' 관련 감사는 결국 불발됐다. 선관위가 기존 입장을 고수하면 감사원과의 충돌이 재연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은 선관위 간부 자녀 특혜 채용 의혹에 대한 국회 국정조사 실시를 더불어민주당에 공식 제안했다. 

윤재옥 원내대표는 경기도 수원 경기도당 강당에서 연 경기도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선관위는 헌법기관이라는 조직의 특수성을 특혜와 특권의 철옹성으로 삼아왔고 반성과 자정 능력을 상실한 상태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윤 원내대표는 "사법당국의 조사와 별도로 선관위에 대한 국회 국정조사를 통해 특혜 채용과 승진, 북한 해킹에 대한 안보불감증이 발생한 근본적 이유를 밝히고 제도적 허점을 보완할 필요가 분명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는 "공정과 준법의 대명사가 돼야 할 선관위가 흔히 말하는 '아빠 찬스'의 온상이 됐다는 것에 청년세대가 너무 큰 상처를 받았다"며 "우리 당은 국정조사를 추진하기로 했다. 민주당도 국민적 공분을 감안해 적극 협조할 것을 부탁드린다"고 했다.

당내에선 선관위의 감사원 감사 거부에 대해 "아직도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매를 덜 맞았다"는 등 질타가 잇달았다.

국민권익위는 선관위 자녀 채용 비리 의혹 관련 전수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정승윤 권익위 부위원장 겸 사무처장은 정부서울청사에서 한 브리핑에서 "권익위 채용비리통합신고센터를 중심으로 하고 부패방지국과 심사보호국 인원까지 수십명을 투입해 대규모 '채용비리 전담조사단'을 꾸릴 것"이라고 전했다.

정 부위원장은 "이미 선관위와 사전 조율을 거쳤으며 현재 자료가 도착해 조사가 본격 착수된 상황"이라며 "주무 부위원장으로서 제가 책임지고 끝까지 명확하게 조사해 국민께 밝히겠다"고 다짐했다.

권익위는 한 달간 집중 조사를 진행한 뒤 부족한 부분은 추가 조사할 방침이다. 정 부위원장은 "선관위 독립성은 헌법 테두리 내에서 허용되는 것"이라며 "선관위는 독립성을 이유로 권익위 조사를 거부해서는 안 된다"고 주문했다.

그는 "저희는 국민권익위법에 의거한 실태조사권에 따라서 단독으로 조사를 하는 것"이라며 "선관위가 수사기관에 의뢰한 고위직 4명과 퇴직자도 전수조사 대상에 들어간다"고 했다. 그는 "선관위에 면죄부를 주는 조사는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KPI뉴스 / 장한별 기자 star1@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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