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관위 사무총장·사무차장, 자녀 의혹에 사퇴…與 "노태악 물러나라"

박지은 / 2023-05-25 15:54:44
장·차관급 박찬진·송봉섭, 임기 1년도 안돼 낙마
"특별감사 결과 상관없이 도의적 책임지고 사퇴"
"징계·수사 등 모든 조처"…선관위원장 거취 주목
김기현 "노태악, 왜 그 자리 앉아있나"…사퇴 요구
중앙선관위 박찬진 사무총장과 송봉섭 사무차장이 자녀 특혜 채용 의혹을 둘러싼 논란 끝에 동반 사퇴했다. 

중앙선관위는 25일 보도자료를 통해 "자녀 특혜 의혹의 대상이 된 박 사무총장과 송 사무차장은 그동안 제기된 국민적 비판과 지적을 겸허히 수용하고 현재 진행 중인 특별감사 결과에 상관없이 현 사태에 대한 도의적 책임을 지고 사퇴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 왼쪽부터 노태악 중앙선관위원장, 박찬진 중앙선관위 사무총장, 송봉섭 사무차장 [UPI뉴스 자료사진]

국민의힘은 앞서 이날 오전 노태악 중앙선관위원장과 박 사무총장을 향해 '북한 해킹' 의혹과 자녀 특혜채용 의혹 등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퇴하라고 요구했다. 노 위원장은 자리를 지켜 여당의 사퇴 압박은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노 위원장은 문재인 정부 시절 임명됐다. 

선관위는 "오늘 오전 긴급 위원회의를 열어 최근 드러난 미흡한 정보보안 관리 및 고위직 간부들의 자녀 채용 특혜 의혹 등으로 국민께 큰 실망과 걱정을 끼쳐 드린 점에 대해 책임을 통감하며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선관위는 "현재 진행 중인 특별감사 및 자체 전수조사를 통해 전·현직 공무원의 자녀 채용 관련 진상을 철저히 규명하고 그 결과에 따라 징계 또는 수사 요청 등 합당한 모든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또 "선관위 정보보안체계에 대한 국가정보원,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등 외부기관과의 합동 보안컨설팅도 신속하고 차질없이 진행하기로 했다"고 했다.

장관급인 박 사무총장의 딸은 광주 남구청에서 근무하다 작년 선관위에 채용됐다. 차관급인 송 사무차장 딸은 충남 보령시 공무원으로 일하다 2018년 선관위에 채용된 것으로 나타났다.

직전 김세환 전 사무총장 아들은 강화군청에서 공무원으로 일하다가 2020년 선관위로 이직하고 6개월 뒤 7급으로 승진한 것으로 드러나 이해충돌 논란이 일었다.

선관위는 그간 "특혜가 없어 문제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박 사무총장은 지난 16일 국회 행정안전위 전체회의에 출석해 "아빠찬스는 없다"며 의혹을 부인했다.

그러나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다', '아빠 찬스'라는 여권의 거센 비판은 수그러들지 않았다. 결국 지난해 6월 취임한 두 사람은 임기를 1년도 채우지 못하고 낙마했다.

선관위 실무를 총괄하는 1·2위 책임자가 나란히 물러났음에도 의혹이 잠잠해질지는 미지수다. 노 위원장이 남았기 때문이다. 노 위원장은 문재인 정권의 '알박기 인사'라서 거취 정리가 필요하다는 게 여권 시각이다. 

국민의힘은 이날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선관위가 알고보니 고용세습위원회였다"며 노 위원장 등의 사퇴를 압박했다. 김기현 대표는 "국민 세금으로 선거를 관리하라고 했더니 고위직의 일자리 사업을 하고 있었다"며 박 사무총장, 송 사무차장, 김 전 사무총장 등 선관위 전·현직 간부들의 자녀가 대거 경력직으로 채용된 점을 문제 삼았다.

김 대표는 "현직은 물론이고 전직 간부들에 대한 전수조사가 이뤄지면 특혜채용 의심 사례가 고구마 줄기 캐듯 줄줄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고 꼬집었다.

이어 "최근 북한의 해킹 시도에 따른 정부의 보안점검 권고에도 선관위는 헌법상 독립기구라면서 외부 보안점검을 거부한 바 있다"며 "북한의 사이버 공격 7건 중 6건은 인지조차 못 했다는 사실이 밝혀져 비난이 커지자 그제야 외부 보안 컨설팅을 수행하겠다고 입장을 바꿨다"고 지적했다.

그는 "노 위원장은 도대체 왜 그 자리에 앉아있는 건가. 총체적 관리 부실에 대한 일말의 책임감도 느끼지 않는 건가"라며 "그러려면 차라리 그 자리를 내놓는 게 좋을 것"이라고 쏘아붙였다.

KPI뉴스 / 박지은 기자 pje@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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