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선명한 '나'를 찾아…'사계절 취미 잡화점, 호비클럽으로 오세요'

장한별 기자 / 2023-05-25 14:30:34
황지혜 작가 "좋아하는 마음을 따라가며 무엇보다 많이 알게 된 건 '나'" "취미가 뭐예요?"

흔한 문장처럼 들리는 이 질문엔 오히려 선뜻 대답하기가 어렵다. 맛있는 거 먹고 쉬는 게 제일 좋은데, 그걸 취미라고 부르기엔 민망하고, 독서나 영화 감상이라고 하자니 뻔해 보인다. 여행도 좋아하지만, 기껏해야 1년에 몇 번밖에 못 가는데 이걸 취미라고 할 수 있을까 싶다. 이런 고민으로 머릿속이 복잡하다 보니 우물쭈물하며 답을 망설이게 된다.

내 취미가 뭔지 잘 모르겠다면, 새로운 취미를 갖고 싶은데 뭐부터 해야 할지 막막하다면, 잡화점처럼 온갖 취미가 모여 있는 책을 펼쳐보자.

일상의 빛나는 순간들을 모으는 취미 수집가, 황지혜 작가는 자신이 모은 작은 기쁨들을 '사계절 취미 잡화점, 호비클럽으로 오세요'(미래의창)에 가득 담아두었다.


좋아하는 마음을 따라 망설임 없이 새로운 세계에 뛰어드는 그는 혼자 도전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호비클럽'을 결성해 사람들을 초대한다.

화분에 씨앗을 심어 싹을 틔우고, 막걸리를 만들어 나눠 마시거나, 필름 카메라로 일상을 기록하는 등 계절별로 멤버들을 모아 함께 취미를 즐기고, 서로의 취향을 나눈다. 활력이 필요할 때면 활동적인 스포츠를 즐기기도 하고, 안정이 필요할 때면 훌쩍 여행을 떠나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기도 한다. 가지각색의 취미를 즐기며 나만의 취향을 찾아나가는 여정은 사계절처럼 다채롭다. 

이 모든 여정의 끝에서 작가는 얼마나 자주, 얼마나 잘하는지와 상관없이, 내 삶을 풍성하게 해주는 모든 게 바로 취미라고 결론 내린다. 햇볕을 쬐며 식물을 바라볼 때 느끼는 뿌듯함, 달릴 때 느껴지는 생생한 감각들, 커피를 내려 마시면서 차분해지는 마음들. 한 단어로는 정리될 수 없는, 반짝이고 아름다운 취미의 순간들을 정성스럽게 써내려간다.

일상의 작은 순간을 포착하는 것에서 시작된 취미의 세계는 점점 더 넓어지고 깊어진다. 작가는 그 순간들을 하나씩 톺아보며, 작은 기쁨을 모아 커다란 행복을 만드는 방법을 이야기한다. 

황 작가는 좋아하는 마음을 따라가며 무엇보다 많이 알게 된 건 '나'라고 고백한다. 어쩌면 취미를 즐긴다는 건 "내가 이런 걸 좋아했구나", "나는 이럴 때 더 행복해지는구나" 하며 새로운 나를 발견하는 과정일지도 모른다. 이런 과정을 거친 사람은 선택의 기로에 섰을 때 내가 원하는 걸 자신 있게 택하고, 즐길 수 있다. 

황 작가는 소만(小滿)인 지난 21일 서교동의 한 카페에서 북토크를 열었다. 그는 참석자들과 서교동~경의선숲길을 산책하며 사진을 찍어 공유했다. 

버려진 쓰레기 묶음, 바람에 일렁이는 나무, 나를 거울처럼 비추는 얕은 연못, 마당을 벗어나 길가에 얼굴을 내민 장미꽃, 'PET OK' 표지판, 웃는 얼굴이 그려진 카페 간판, 무심코 지나쳤던 하늘, 따릉이 타는 외국인과 공원길을 달려가는 꼬마 아이, 카페에서 브런치를 먹는 군인들, 상가 유리에 비친 나의 모습, 오래된 빌라의 외관….

인화한 사진 뒤에 적어내려간, 스무 명 남짓한 사람들의 시선은 놀랄 만큼 서로 달랐다. 

"버려진 것들에 눈길이 가는 그런 날."

"나는 오늘 밖으로 나왔다. 내가 좋아했던 산책, 다시 좋아해볼까?"

"장미의 꽃말 중에는 '기쁨'이 있다. 오늘 내 기분은 장미다."

작가는 "좋아하는 마음을 따라가는 건 그리 어렵지 않다"고 말한다. 모든 건 사소한 질문에서 시작된다. 이를테면 계란은 완숙이 좋은지, 반숙이 좋은지, 어느 시간대의 햇빛을 좋아하는지, 최근 가장 평화로웠던 때는 언제인지 같은 '쓸데없는' 질문들, 하지만 나에게 관심을 갖게 만드는, 한 번 더 나에 대해 생각해보게 만드는 질문들.

이 책엔 그런 질문에 답을 적어볼 수 있는 '호비 노트'가 수록되어 있다. 이 사소한 질문들이 나의 하루를, 나의 마음을 자꾸 들여다보게 만들기를. 좋아하는 마음을 따라가며 무엇보다 '나'를 더 많이 알아가기를 바란다.

KPI뉴스 / 장한별 기자 star1@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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