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단독 '노란봉투법' 본회의 직회부…尹, 거부권 검토 수순

박지은 / 2023-05-24 16:46:34
환노위서 野 "지연할수 없어"…10명 찬성, 가결
與 "숫자로 밀어붙이는데 깡패인가"…집단퇴장
尹, 세번째 재의요구권 검토…'위헌적' 판단 기류
경영계 "불법 파업 조장" vs 노동계 "노동권 보장"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은 24일 국회 환경노동위 전체회의에서 이른바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의 본회의 직회부를 의결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야당이 단독으로 의결을 강행하는데 대해 강력 반발하며 집단 퇴장했다.

노란봉투법은 하도급 노동자에 대한 원청 기업의 책임을 강화하고 파업 노동자에 대한 기업의 손해배상 청구를 제한하는 내용이 골자다.

▲ 24일 국회 환경노동위 전체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소속 전해철 위원장이 국민의힘 간사인 임이자 의원(오른쪽), 민주당 간사인 김영진 의원과 대화하며 간사 협의를 요청하고 있다. [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은 노란봉투법이 본회의를 통과하면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를 검토하는 수순을 밟을 것으로 알려졌다.

양곡관리법 개정안(4월 4일), 간호법 제정안(5월 16일)에 이어 노란봉투법도 여야의 '벼랑끝 정치'에 휘말리게 되는 셈이다. 윤 대통령이 노란봉투법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하면 취임 후 세번째다.

거야의 민주당은 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를 유도하기 위해 '입법권'을 남용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잇단 거부권 행사는 윤 대통령과 여당으로서도 큰 부담이다. 그럼에도 여야가 타협, 절충 없이 '치킨게임'을 벌여 파행적 상황이 되풀이되는 모양새다. 내년 총선을 겨냥해 서로 지지층을 확보하기 위해 맞서기 때문이라는 게 중론이다.

정치권은 물론 경영계와 노동계도 입장차가 커 사회적 논란과 갈등이 확산되는 양상이다.

노란봉투법은 지난 2월 21일 야당 주도로 환노위 전체회의를 통과한 뒤 법사위에 회부됐다. 그러나 두 달 넘도록 법안이 처리되지 않자 민주당이 이날 수적 우위로 직회부를 밀어붙인 것이다.

국회법에 따르면 법사위가 특정 법안 심사를 60일 안에 마치지 않으면 법안을 소관하는 상임위 위원장은 간사와 협의해 본회의에 부의할 수 있다. 합의 불발시 재적위원 5분의 3 이상이 찬성해야 본회의 부의가 가능하다.

환노위 재적위원은 16명이다. 민주당 소속 9명과 정의당 이은주 의원이 본회의 직회부 안건에 찬성했다.

당초 본회의 부의 요구의 건은 이날 전체회의 안건이 아니었다. 그러나 야당 간사인 민주당 김영진 의원이 의사일정 변경 동의의 건을 내 본회의 직회부 안건 처리를 요구했고 여당은 강하게 항의했다.

여당 간사인 국민의힘 임이자 의원은 "'김남국 코인 게이트'와 '돈 봉투 사건' 국면을 전환하려는 것"이라며 "숫자로 그렇게 밀어붙이는데, 깡패인가"라고 비판했다.

민주당 윤건영 의원은 "법사위에서 60일이 지나도록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으니 환노위에서는 (직회부 요구의 건을) 처리하는 게 원칙에 맞는다"고 반박했다.

고성이 오가자 민주당 소속 전해철 위원장은 "법안 관련 논의를 끝없이 지연할 수 없다"며 직회부 부의 안건 처리를 진행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전원 퇴장했고 무기명 투표 결과 직회부 안건은 재석 10인 중 찬성 10인으로 가결됐다.

대통령실은 마지막 순간까지 국회 협상 과정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야당이 단독으로 본회의 통과까지 밀어붙이면 재의요구가 불가피하다는 기류가 강하다. 노란봉투법에 위헌적 요소가 상당하다는 게 대통령실 판단이다.

헌법상 기본권인 기업의 재산권을 과도하게 침해하며 정당하지 않은 쟁의 행위도 면책해 사실상 불법 파업을 조장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정부·여당과 경영계는 불법 파업을 조장한다며 개정안을 강력히 반대한다.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은 이날 브리핑을 갖고 "입법을 재고해주실 것을 절박한 심정을 담아 간곡히 요청한다"고 밝혔다.

이 장관은 "개정안이 시행되면 소수 기득권만을 강화해 다수 미조직 근로자와의 격차를 오히려 확대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며 "결국 노사 관계와 경제 전반에 큰 혼란을 초래해 경제 발전의 지속 가능성을 저해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 대한상공회의소, 전국경제인연합회, 한국무역협회, 중소기업중앙회, 한국중견기업연합회 경제6단체는 이날 공동 성명에서 '노란봉투법'이 경제에 심각한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반면 노동계는 본회의 직회부 소식을 반기면서 조속한 처리를 촉구했다.

한국노총은 "현행 노조법은 노조를 감시·통제하는 사실상 노조 탄압법으로 기능하고 있다"며 "합법적인 쟁의행위를 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인 상황에서 이번 개정안으로 노동권이 그나마 보장받을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민주노총은 성명에서 "대법원 판결도 실질 사용자성을 인정하는데도 '묻지마' 식 반대를 일삼고 있다"며 여당을 비판했다.

KPI뉴스 / 박지은 기자 pje@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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