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이승기법'…음악계, '활동 시간 제한'에 거센 반발

김윤경 IT전문기자 / 2023-05-16 17:01:56
음악 5단체 "현실 외면한 대중문화산업 발전 저해법안"
음악계 성명 내고 조항 삭제 및 협의체 신설 요구
"청소년 활동 시간 제한하면 오히려 부작용 발생"
"K-컬처 경쟁력 약화…청소년 기회 박탈로 악화"
일명 '이승기법'으로 불리는 '대중문화예술산업발전법 개정안'을 둘러싸고 논란이 일고 있다.

16일 정부 및 관련업계에 따르면 개정안은 지난달 21일 국회 상임위인 문화체육관광위원회를 통과하고 현재 법제사법위원회에 회부돼 있다.

개정안은 그러나 연예인 이승기 사건과 관련된 사업자의 회계 내역 및 보수 공개 이외에 청소년 연예인들의 활동 시간을 제한하는 내용까지 포함되며 대중음악계의 거센 반발을 사고 있다.

▲ 16일 성명서를 발표한 음악 5단체 로고 [각 단체 제공]

한국연예제작자협회, 한국매니지먼트연합, 한국음반산업협회, 한국음악레이블산업협회, 한국음악콘텐츠협회 등 5개 단체는 16일 성명을 내고 "이번 개정안이 현실을 외면한 대중문화산업 발전 저해 법안"이라며 정부와 국회가 법 개정을 재고해 줄 것을 요청했다.

음악계는 "회계 내역 공개 내용에는 이견이 없지만 청소년 대중문화예술인의 용역 제공 시간 축소 제한과 청소년보호책임자 지정 등 일부 조항은 자칫 과도한 규제로 작동돼 다양한 문제를 야기시킬 수 있다"고 우려한다.

특히 "이번 개정안이 업계와의 충분한 논의 없이 강행 처리된 점"에 대해 강한 유감을 표하고 "개정안의 일부 조항은 현실을 반영하지 못해 오히려 케이팝(K-POP) 산업의 위축을 초래할 뿐"이라고 주장했다.

개정안 발단은 연예인 이승기-소속사 분쟁

지난달 21일 국회 상임위를 통과한 '대중문화예술산업발전법 개정안'은 지난해 11월 이승기와 후크엔터테인먼트와의 정산 분쟁이 발단이 됐다.

이승기가 당시 소속사였던 후크엔터테인먼트로부터 100억 원대의 음원수익을 제대로 정산받지 못한 사실이 알려지며 대중문화예술업의 불공정 계약 문제가 지적됐고 이는 곧 법 개정으로 이어졌다.

문화체육관광부(문체부)는 "엔터테인먼트 업계의 불공정 관행을 철폐"하고 "대중문화예술인들의 권리를 보호"한다는 취지로 법 개정을 추진했고 법안은 빠른 속도로 국회 상임위도 통과했다.

개정안에는 지급해야 할 보수에 관한 사항을 소속 예술인의 요구가 있을 때는 물론 연 1회 이상 정기적으로 제공하도록 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불투명한 회계정산을 막고 예술인의 피해를 예방하자는 취지다.

또 미성년 대중문화예술인들의 권익을 보호하고자 회사가 청소년 연예인들에게 결석이나 자퇴 강요 등 학습권을 침해하거나 과도한 외모 관리 강요, 폭언·폭행 등을 금지하는 항목도 담고 있다.

"청소년 보호 취지가 오히려 걸림돌로"…음악계 반발

문제가 된 부분은 청소년들의 학습권과 휴식권을 보장한다는 취지로 마련된 청소년보호책임자 지정(제 21조의2)과 '청소년 대중문화예술인의 용역 제공 시간 축소 제한'(22조, 23조)이다.

음악계는 '청소년보호책임자 지정'에 대해 "수용은 가능하나 대통령령에서 자격, 업무 범위 및 지정 방법 등을 과도하게 정하지 않을 것"을 요구한다.

또 청소년들의 작업 시간 제한 조항에는 "부작용이 우려된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현행법에서는 청소년의 연령을 15세 미만과 이상으로 나누고 작업 시간도 1주일 단위로 제한하지만 개정안은 12세 미만과 12~15세, 15세 이상으로 구분하고 있다. 작업 시간은 현행 주 35~40시간에서 주당 25~35시간, 하루 6~7시간으로 쪼개고 축소했다.

음악계의 한 관계자는 "개정안의 내용은 예술계의 현실을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며 "뮤직비디오 촬영의 경우 1일 시간 제한에 걸리면 1~2일 작업 일정을 여러 날로 늘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결국 제작비가 더 늘어나고 학생들은 더 많은 날을 결석하거나 조퇴해야 한다"고 말했다.

음악계는 "아이돌 그룹의 경우 다양한 연령대의 예술인들이 소속돼 있고 어느 한 사람이라도 빠지면 연습과 촬영 모두가 어려워진다는 점"을 지적하며 개정안에 반대하고 있다.

연예 제작사 입장에서는 영상 촬영 등에서 12세 미만 예술인과 작업이 어려워져 계약을 꺼리게 되고 이는 결국 청소년들에게 기회 박탈로 악화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개정안, K-컬처 경쟁력 악화시킬 것…재검토해야"

음악 5개 단체는 개정안이 강행되면 "K-컬처의 선두주자인 아이돌의 경우 앨범 발매, 콘서트 개최 등 집중 홍보와 활동이 필요한 시기에도 걸림돌이 돼 대한민국 대중문화산업의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더불어 "역량을 키우고 싶어 늦은 밤까지 책과 씨름하는 학생들과 다르게 세계적인 대중문화예술인으로 성장하고 싶은 청소년은 원하는 활동을 할 수 없게 된다"며 "법에서 추구하는 형평성·자율성에도 부합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5개 단체는 "심사과정에서 극히 일부 사례를 일반화하여 음악업계 전체를 불공정 집단으로 규정·매도하고 있다"며 강한 유감을 표하고 '청소년 대중문화예술인의 용역 제공시간 제한' 조항을 삭제할 것을 요구했다.

음악계는 정부와 국회가 "일방통행식 심사가 아닌 산업계와 충분한 논의를 거칠 것"과 "법제사법위원회에 회부돼 있는 법안 심사를 즉각 중단"하고 "국회, 정부, 산업계가 참여하는 협의체 신설"을 요청했다.

이에 대해 문체부는 현장의 상황을 좀 더 파악한 후 내부 검토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문체부의 한 관계자는 "산업계의 입장을 듣는 것은 필요한 절차"라며 "기업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법 개정에 대한 내부 검토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KPI뉴스 / 김윤경 기자 yoon@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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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경 IT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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