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기 적발금만 1조 넘었는데…방지법안들은 발 묶여

황현욱 / 2023-05-12 14:56:54
보험사기 지능화, 적발금액 고액화 추세
사기 방지 법안들은 폐기나 국회 계류 중
"소비자 피해 줄이려면 특별법 통과 필요"
보험사기가 급증하고 있지만 이를 막기 위한 법안들이 입법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다양한 수법으로 보험사기는 매년 지능화되고 있지만 '보험사기방지 특별법'(보험사기방지법) 개정안은 국회 계류 중이다. 현행 시스템을 개선하려면 보험사기방지법 개정안 통과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1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보험사기 적발금액은 1조818억 원으로 전년(9434억 원)대비 14.7%(1384억 원) 증가했다. 1인당 평균 적발금액은 1050만 원을 기록하며 고액화되는 추세다. 보험사기 적발인원도 지난해 10만2679명으로, 10만선을 넘었다.

▲보험사기 적발금액 추이. [그래픽=황현욱 기자]

보험사기는 보험사기방지 특별법 제2조 제1호에 따라 '보험사고의 발생 원인 또는 내용에 관하여 보험회사를 기망하여 보험금을 청구하는 행위'를 말한다.

보험사기의 유형은 크게 △고의사고 △허위사고 △사고내용 조작으로 나뉜다. 사고내용 조작 유형의 지난해 보험사기 적발 금액은 6681억 원으로, 전체의 61.8%를 차지했다. 이어 허위사고 1914억 원(17.7%), 고의사고 1553억 원(14.4%)으로 집계됐다.

▲ 2022년 보험사기 유형별 적발 현황. [그래픽=황현욱 기자]

보험사기의 규모가 급속히 커지자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다음달 30일까지 전국 시·도 경찰청에 보험사기 전담수사팀을 설치하고 조직·악의적 보험사기를 집중 수사할 방침이라고 밝힌 바 있다.

보험사기로 인한 보험금 누수는 보험사의 재무건전성을 악화시킬 뿐 아니라 공영보험(국민건강보험공단) 재정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나아가 보험료 인상으로 이어져 선량한 다수의 보험계약자에게 피해를 입히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법안은 현실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보험사기방지특별법은 2016년 3월 제정돼 같은 해 9월 시행됐다. 그럼에도 보험사기 적발 금액과 인원이 늘자 법의 실효성이 의문시됐다. 다수의 개정안이 발의됐지만 모두 발이 묶인 상황이다.

지난 제20대 국회에서는 총 8건의 개정안이 발의됐다가 임기 만료로 폐기됐다. 이번 제21대 국회에서는 현재까지 17건의 개정안이 발의됐지만 단 1건도 입법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발의된 '보험사기방지법 개정안'의 주요 내용은 △보험업 관련 종사자 등에 대한 처벌 강화 △금융당국의 자료제공 요청권 도입 △유죄 확정판결 시 보험금 반환 의무 도입 △보험사기행위 알선 등의 금지 △입원적정성 심사제도 개선 △보험사기 정부합동대책반 신설 등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사기 피해를 막으려면 특별법의 시급한 보완이 필요하다"며 "특히 전문지식을 가진 보험업 종사자의 보험사기는 가중 처벌돼야 보험사기 가담과 피해 규모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보험사기로 부당하게 받아간 보험금을 복잡한 민사소송을 거치지 않고 보험사가 회수할 수 있는 법적 방안이 필요하다"며 "보험사 피해는 소비자에게 전가되므로 부당 지급된 보험금은 반드시 회수될 근거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도 현행 보험사기방지 특별법이 미흡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주문했다.

황현아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보험업 종사자 등의 가담으로 보험사기가 조직·지능화되는 경향이 있다"며 "보험사기방지 특별법의 미흡한 부분이 개정안에 담겨 있는 만큼 개정안이 속히 통과돼야 한다"고 말했다.

KPI뉴스 / 황현욱 기자 wook9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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