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전문가들, 원료 수급부터 폐기까지 '전과정 탄소중립' 강조

김지우 / 2023-04-25 15:29:58
허탁 한국환경한림원 회장 "탄소중립 위한 순환체계 전환 필요"
한국인, 일회용 플라스틱 분리배출 중시…텀블러 사용은 저조
지속가능한 환경을 위한 노력이 강조되는 가운데, 원료 수급부터 폐기까지 '전과정 평가(LCA)'라는 새로운 접근법이 제시됐다.

글로벌 생활용품 기업 한국P&G는 25일 서울 중구 커뮤니티하우스 마실에서 '2023 한국P&G 환경 지속가능성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고 전문가들과 지속가능한 환경을 위한 실천방안을 논의했다.

▲ 허탁 건국대 화학공학부 명예교수가 25일 '2023 한국P&G 환경 지속가능성 기자간담회'에서 전과정평가(LCA)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김지우 기자]

이날 주제발표를 맡은 허탁 건국대 화학공학부 명예교수 겸 한국환경한림원 회장은 글로벌 환경 지속가능성 동향에 대해 "최근 다양한 사회 이슈 중에서도 자원 고갈, 기후 변화, 환경 오염 등 환경 문제가 특히 주목을 받고 단순히 탄소 감축을 넘어 '탄소 중립'이 화두"라고 소개했다.

허 교수는 "사업장 및 공급망 내 탄소 배출만을 관리하던 기존 정책과 달리, 최근에는 소비자들의 사용 단계와 폐기까지 아우르는 제품의 모든 과정을 아우르는 환경 정책이 도입되고 있는 것이 글로벌한 트렌드"라고 말했다.

이어 "탄소 중립을 위해서는 '생산-소비-폐기'로 구성된 기존의 선형 체계에서 '생산-소비-수거-재활용'이 반복되는 순환 체계로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허 교수는 순환 체계로의 전환을 위한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LCA를 소개했다. LCA는 △원료 수급 △제조 △포장 △운송 △사용 △폐기 등 제품 모든 과정의 각 단계에서 발생하는 환경적 영향을 측정하고 평가해 이를 개선해나가는 접근법이다.

생태발자국, 화학적발자국 등 환경발자국이 제한된 범위를 다룬다면, LCA는 환경성과에 대한 포괄적인 평가가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허 교수는 "그린워싱을 배제할 수 있는 방안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 허탁 명예교수가 제시한 종이컵과 유리컵의 전과정 평가. [김지우 기자]

허 교수는 종이컵과 유리컵 중 어떤 게 더 환경친화적인지 따져볼 때, 종이컵은 재활용(수거)이 어렵다는 점을 빼면 △무게 △세척수·세제 필요 없음 △제조 시 에너지 사용 적음 △유통 과정의 연비가 높고 파손 가능성 낮음 등이 유리컵에 비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덜 하다는 점을 예시로 들었다.

양지안 서울녹색구매지원센터장은 지속가능한 구매를 강조했다. 그는 "기업과 정부뿐 아니라 소비자의 역할도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라며 "불필요한 소비를 줄이는 게 가장 급선무지만, 제품 구매를 해야 한다면 '녹색 상품'을 구매할 것을 권한다"고 말했다.

녹색 상품은 원료부터 폐기까지 이르는 전 과정에서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상대적으로 적은 제품을 의미하며, 환경부 등으로부터 인증받은 마크를 통해 그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또 양 센터장은 △냉장고에 적정 용량만 채우기 △세탁기 사용 횟수 줄이기 △물티슈 사용 줄이기 △보일러 배관 청소를 통해 열효율 높이기 등 일반 소비자들이 환경 개선을 위해 실천할 수 있는 일상 속 팁을 공유했다.

한국 소비자들, 다른 나라에 비해 '일회용 플라스틱 폐기물'에 집중

한국P&G의 글로벌 본사인 P&G가 한국 포함 전 세계 10개국 소비자 1만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한국은 다른 나라에 비해 '일회용 플라스틱 폐기물'을 심각한 문제로 인식하는 소비자들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소비자들이 가장 활발히 실천하고 있는 친환경 활동은 '플라스틱 분리배출(86%)'이었다. 하지만 '전원 소등', '장바구니 사용' '텀블러 사용' 등 나머지 항목들에 대해서는 평균 대비 낮은 실천율을 보였다. 특히 텀블러 사용률은 36%로 10개국 중 최저를 기록했다.

▲ 예현숙 한국P&G ESG리더(왼쪽부터), 허탁 명예교수, 양지안 서울녹색구매지원센터장이 25일 '2023 한국P&G 환경 지속가능성 기자간담회'에서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김지우 기자]

P&G, 2030년까지 LCA 맞춘 제품 생산 나선다

다우니, 페브리즈, 질레트, 헤드앤숄더 등의 생활용품 브랜드를 영위하는 P&G는 자체적으로 기후, 쓰레기, 물, 자연 등 네 가지 카테고리로 나눠 2030년까지 LCA 관점에서 노력을 지속하겠다는 방침이다. 

예현숙 한국P&G ESG리더(대회협력본부 상무이사)는 "원료 수급부터 폐기까지 제품의 전과정을 검토하고, 탄소 배출을 효과적으로 줄일 수 있는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예 상무는 "'다우니 딥클린 세탁세제'는 찬물에도 세탁력이 우수해 온수 세탁 대비 최대 90% 전력 절감이 가능하며, 헹굼 단계를 1회 줄여도 잔여물이 남지 않아 최대 60리터의 물을 절약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또 "기저귀 브랜드 팸퍼스 제품의 96%는 재생 가능 전력으로 제조하며, 무게도 50% 감축해 제조 및 운송 단계서 발생하는 탄소 배출을 줄였다"고 설명했다.

P&G는 2030년까지 모든 제조시설에서 재생에너지를 100% 사용하기로 했는데, 현재 99% 달성했다. 온실가스는 50% 감축하기로 했는데, 현재 57% 감축한 상태다. P&G는 2040년까지 '온실가스 순 배출 0'을 목표로 하고 있다.

쓰레기 감축에도 제품 포장에 새 플래스틱 사용을 50% 줄이고, 재사용 소재 사용을 최근 2년 새 2배 이상 늘렸다. 또한 폐플라스틱을 소재별로 분리하고 재활용하는 기술을 개발하기도 했다.

한국엔 P&G 공장이 없지만, P&G의 제조시설에서 자원순환을 통해 5조 리터의 물을 조달해 연간 3.1리터를 재사용한다. 2025년까지 조달받는 새 종이의 절반은 FSC 인증을 획득하기로 했다. 전 세계 35개국의 산림 복원 프로젝트에도 참여하고 있다.

예 상무는 "P&G는 5, 6년 전부터 생산시설과 제품 등에 LCA 방식을 적용해왔기 때문에 LCA를 위한 별도 시설을 만들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KPI뉴스 / 김지우 기자 kimzu@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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