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 '캠프카일' 개발사업 자칫 미궁으로

김칠호 기자 / 2023-04-25 09:33:03
'허위공문서 작성 혐의' 기소 담당 공무원 재판서 국방부 측 결정적 증언
사업 취소에 따른 행정소송 제기 상태서 신임시장이 공약사업 새로 추진
의정부시가 추진하는 반환미군기지 '캠프 카일' 개발사업이 감사원 감사에 이은 수사의뢰로 담당공무원이 해임된 상태에서 허위공문서 작성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그러나 이 재판에서 국방부 측의 결정적인 증언이 나오는 등 자칫 사업 자체가 미궁으로 빠져들 우려가 있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25일 의정부시에 따르면 금오동 209번지 일원 반환공여구역 캠프 카일 13만2108㎡에 2000억 원을 들여 바이오첨단의료단지 조성하기 위해 공청회를 실시하는 등 도시개발사업 변경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의정부시는 이 땅에 법원, 검찰청 등을 유치해 광역행정타운을 조성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법원부지가 다른 곳으로 확정된 뒤 주한미군 공여구역 주변지역 등 지원 특별법(미군공여구역법)에 명시된 도시개발사업으로 개발방식을 바꿨다. 경기도지사가 입안하고 행정안전부장관 확정한 발전종합계획에 따라 사업자가 승인 신청하고 의정부시가 조건부 승인해서 아파트 2078세대와 복합공공시설을 건설할 예정이었다.

▲캠프 카일에 조성될 예정이었던 아파트와 공공청사 조감도 [의정부시청 홈페이지]

그러나 일부 주민들이 공익감사를 청구함에 따라 감사원이 감사를 벌여 도시개발사업을 부적절하게 추진한 혐의(허위공문서 작성)로 담당과장 해임하고 국장을 3개월 정직하는 등 중징계하라고 통보했다. 이에 대해 재심의를 청구했으나 기각돼 결국 A 과장은 해임됐고, B 국장은 감봉 3개월로 경감됐으나 산하기관 팀장급으로 밀려난 상태다.

감사원은 A 과장이 도시개발법상 요건인 토지 소유자인 국방부의 동의서를 법정 양식에 맞게 받지 않았으면서도 동의를 받은 것처럼 해당란에 '○'로 표시한 것은 잘못이고, 이것이 허위공문서 작성이라고 적발해 수사의뢰했고 검찰이 그대로 기소했다.

A 과장은 감사원 감사와 검찰 수사에서 "이 사업은 미군공여구역법에 의해 반환공여지를 의정부시가 사들여서 사업을 시행하는 것이기 때문에 국방부의 동의를 반드시 받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고 일관되게 진술했다.
 
이에 따라 2가지 쟁점, 즉 이 사업 추진과정에 반드시 국방부의 동의를 받아야 했던 것인가, 국방부가 보낸 "동의한다"는 공문을 근거로 해당란에 '○'로 표시한 것이 과연 허위공문서 작성에 해당되는가에 대한 법원의 판단에 따라 해임과 사업취소를 번복하는 혼란이 발생할 수 있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 사업과 관련해 국방부는 2019년 11월에 "(국방부 소유의) 일부 토지가 제외되면 '부동의'할 수 있다"고 했다. 이에 따라 사업시행자가 국방부의 땅을 사들이는 것으로 결정하자 국방부는 2020년 5월 "사업제안자 및 의정부시의 요청에 '동의'한다"는 공문을 보내왔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의정부지법 형사12단독 재판부에서 지난 16일 열린 공판에서 검찰 측 증인으로 나온 국방부 당시 담당자는 "이 사업은 미군공여구역법을 적용해야 한다. 따라서 국방부의 동의가 필요없는 사안"이라고 오히려 피고인 A 과장의 진술에 부응하는 증언을 했다.

증인으로 나온 국방부의 또다른 관계자도 "미군공여지 개발에 있어 국방부는 동의하고 말고가 없다. 개발계획 검토와 추진은 지자체가 하는 것이고 국방부로서는 지자체의 요청이 있는 시점에 잔여 토지 없이 매각하는 것만 목표로 한다"고 증언했다. 감사원의 감사보고서에 국방부 소유의 자투리땅 2필지 384㎡(116평)이 실제로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나 있어 진술을 뒷받침하고 있다.

▲의정부시가 경기도에 제출한 캠프 카일 도시개발사업 변경 공청회 자료 [경기도 제공]

한편 감사원이 조건부 승인을 취소하라고 통보함에 따라 의정부시가 해당사업을 취소했다. 그 대신 김동근 현 시장의 공약사업인 바이오첨단의료단지를 조성하겠다며 경기도에 도시개발사업 변경 신청하기 위해 공청회를 열고 사업의 필요성과 변경사유를 설명했다.

의정부시가 경기도에 제출한 공청회 자료에는 카톨릭대학교 성모병원과 을지대학교병원을 연계한 첨단의료단지를 조성할 필요성이 있어 의정부시가 2000억 원을 들여 부지조성 사업을 직접 시행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그러나 이들 2개 대학병원과 바이오의료단지가 어떤 연관성이 있는지, 의정부시가 과연 사업비 2000억 원을 마련할 여력이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또 의정부시가 일방적으로 사업을 취소한 것에 대해 사업시행자가 제기한 행정소송이 또다른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미군공여구역법에 의해 경기도지사가 수립하고 행정안전부장관이 확정한 발전종합계획을 의정부시장이 조건부 승인한 것에 대해 실시계획 단계에서 후임시장이 다시 취소하는 것이 가능한 것인지 다툼의 여지가 충분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A 과장 측 변호인은 "미군공여구역법은 특별법이기 때문에 도시개발법보다 우선 적용해야 한다. 미군공여구역법 제3조에 의하면 반환공여구역 주변지역의 발전이나 활용 지원에 관한 사항에 있어 다른 법률에 우선하여 적용하도록 되어 있어서 해당 사업은 적법하게 추진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히 시 관계자는 "캠프 카일에 신임시장의 공약인 바이오첨단의료단지 조성사업을 추진하는 것은 맞다"면서 "캠프 카일에 대한 국민제안감사 결과에 따른 조치와 관련된 재판이 진행되고 있어서 자세한 내용을 거론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KPI뉴스 / 김칠호 기자 seven5@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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