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문표 "당이 목사 손아귀에서 움직이면 안돼"
金, 시·도당 위원장에 "국민 눈살 찌푸리지 않게"
태영호 "원외 중진, 金 흔들어"…홍준표 "어이없다" 국민의힘 4·5선 중진 의원들은 12일 김기현 대표와 지도부에게 작심한 듯 당내 현안과 관련한 쓴소리를 쏟아냈다.
특히 심상치 않는 민심 이반과 내년 총선 전망에 대한 우려를 전하며 나름의 '처방'도 내놨다. 김 대표 체제 출범 한 달 여만에 이날 처음 열린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다.
일부 참석자는 전광훈 목사 관련 발언으로 잇단 설화를 일으킨 김재원 최고위원에 대한 엄격한 조치를 요구했다.
국회부의장인 5선의 정우택 의원은 최근 당 지지율 하락세를 거론하며 "최근 여러 가지 상황은 우리한테 녹록지 않다"고 진단했다. 또 "(지난 5일) 재·보궐선거 (패배)가 주는 시그널도 우리가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했다.
이어 "우리 당의 중심에 있는 분들이 집권 여당의 품격에 맞는 언행을 해야 한다"며 "이런 언행이 이뤄지지 못하면 결국 현장에서 뛰는 당원들은 힘들어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런 것에 엄격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 최고위원을 지칭한 것으로 보인다.
비대위원장 출신 5선의 정진석 의원도 "해야 할 일을 적시에, 적소에 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예를 들어 신상필벌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정 의원은 "읍참마속을 해야 하는 일이 발생했다면 절대로 주저하는 모습을 보여선 안 된다"며 "자신감 있게 대의명분을 우리가 갖고 있기 때문에 그런 자세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4선의 홍문표 의원은 "목사 손아귀에서 움직여지는 당이 돼선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홍 의원은 "전 목사가 20만~30만명을 우리 당에 심어놨고 그 힘으로 버티고 있다는 식으로 선전이 되고 있는데 이 문제를 당론으로 결정해 수습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참석자들은 아울러 총선 공천 룰 정비, 인재 영입 등을 서둘러야 한다고 촉구했다.
원내대표를 지낸 주호영 의원은 "공천 원칙을 빨리 확정하고 누구나 승복할 수 있는 공천제도를 관철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주 의원은 "20대, 21대 총선에서 우리 선거 환경이 그렇게 나쁘지 않았음에도 공천 과정에서 우리들의 잡음 때문에 선거를 훨씬 더 진 케이스였다"며 "민주당은 이때 당내 공천 분란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4·3' 관련 발언으로 논란을 빚은 태영호 최고위원은 "당 지도부 구성원으로서 여러 언행 때문에 당 지도부에 부담을 준 데 대해 다시 한번 미안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사과했다. 태 최고위원은 "당 지도부가 한 달밖에 안 돼 여러 시행착오도 있을 수 있는데, 중진 의원들이 김 대표를 앞장서서 보호해주는 역할을 해 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일부 원외에 계시는 중진 분들이 김 대표를 뜬금없이 아무 구체적 근거도 없이 흔들고 있다"며 "이럴 때 중진 의원들이 나서서 원외에서 당 지도부를 자꾸 흔들려는 것을 앞에서 막아달라"고 요청했다. 연일 지도부를 저격하는 홍준표 대구시장을 겨냥한 발언으로 읽힌다.
그러자 홍 시장은 페이스북을 통해 "(태 최고위원은) 집행부를 논란의 중심에 서게 한 사람"이라며 "논란의 당사자가 되었으면 스스로 자숙해야 하거늘 화살을 어디다가 겨누고 있는지 참 어이없다"고 응수했다.
그는 "같이 자숙해야 할 처지에 나보고 근거 없이 흔든다니 참 어이없다. 내가 귀하처럼 근거없이 함부로 말하는 사람인가"라고 쏘아붙였다.
국민의힘은 이날 중앙윤리위원장에 황정근 변호사(62·사법연수원 15기)를 내정했다. 황 변호사는 오는 13일 열리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윤리위원장으로 의결될 예정이다. 윤리위가 구성되면 김 최고위원 등에 대한 징계 절차가 진행될 지 주목된다.
김 대표는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전국 시·도당 위원장 회의에서 "조직 내부에서 일어나는 여러 가지 일들이 당 바깥의 다른 국민이나 외부 인사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지 않도록 말 하나, 행동 하나 모두 조심히 해주길 당부드린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당의 기강을 잡고 사전 경각심을 높이기 위해 이번 회의를 소집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역에서 총선 분위기가 달아오르고 있고 많은 분이 (출마) 뜻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다만 과도한 욕심이나 마음이 앞서서 섣부른 행동으로 외부에 갈등이 생기거나 내분이 생기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뜻밖의 사건으로 인해 구설에 오르거나 국민 눈살을 찌푸리게 하거나 국민 정서에 위반되지 않을까 걱정도 든다"고도 했다.
김 대표는 "시도당 위원장께서 당의 기강을 세우는 데 앞장서 주고 여러 주자가 뛰는 과정에서도 지켜야 할 예의범절에 어긋나지 않도록 지도해 달라"고 주문했다.
KPI뉴스 / 박지은 기자 pje@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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