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T업체들, 불법 스트리밍 근절 위해 협력…형사고소 등 추진

김해욱 / 2023-03-28 16:14:58
"정치권에 제도 개선 요청·캠페인 등 지속 대응할 것"
"재발 방지 위해 단순 시청자까지 처벌해야 한다" 의견도
웨이브, 티빙, 왓챠 등 국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업체들이 불법 스트리밍 사이트 근절을 위한 공동 대응에 나섰다.

이들은 '영상저작권보호협의체'를 구성하고 불법 스트리밍 사이트 '누누티비'를 형사고소했다. 또 정치권에 제도 개선 요청과 함께 사회적 캠페인 진행도 검토 중이다. 

그러나 불법 스트리밍 사이트 한 곳이 없어져도 금방 다른 곳이 생길 게 뻔해 별 효과가 없다는 지적도 있다. 확실하게 근절하려면 단순 시청자까지 처벌해야 한다는 의견까지 제기된다.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누누티비로 인한 OTT 등 영상 콘텐츠업계의 추정 피해액은 약 5조 원에 달한다. 

지난 2021년 첫 등장한 것으로 추정되는 누누티비는 도미니카공화국, 콜롬비아 등 주로 제3세계 국가에 서버를 두고 국내외 유료 OTT 및 방송사들의 새 콘텐츠가 나오면 실시간으로 사이트에 공유해왔다. 사이트 이용자들은 지속 증가하며 지난달 업계가 추산한 누누티비의 활성 이용자 수는 1000만 명을 넘어섰다. 국내 OTT업계 1위인 넷플릭스(1151만 명)와 맞먹는 수준이다. 

문제의 심각성에 영상저작권보호협의체는 지난 8일 누누티비를 형사고소했다. 누누티비 측은 지난 16일 경찰의 수사 착수 소식이 알려지자 국내 OTT 플랫폼들이 단독으로 제공하는 콘텐츠 일부를 삭제했다. 하지만 여전히 대부분의 영상 콘텐츠들이 시청이 가능한 상태라 업계의 피해는 지속되고 있다. 

▲ 불법 스트리밍 사이트 '누누티비'의 홈페이지. [누누티비 웹사이트 캡처]

이에 OTT 업체들은 법적인 조치 외에도 다양한 조치를 검토 중이다. 웨이브 관계자는 "정치권에 관련 제도 개선을 계속 요청하는 동시에 예전 한국 영화계가 진행했던 '굿 다운로더 캠페인'과 같은 사회적 캠페인도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티빙 관계자는 "티빙이 개별적으로 움직이기보다는 협의체를 통해 공동 대응을 나서는 것에 주력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협의체를 통해 지속적으로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쿠팡 관계자도 "현재 협의체를 통해 누누티비를 형사고소한 상황이며, 지속적인 모니터링 중에 있다"며 "일단은 수사결과를 지켜보고 추후 대응 방향성을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큰 효과는 거두지 못하리라는 우려도 있다. 처벌이 이루어지기까지 오랜 시간이 소요될 것이고, 그 사이 누누티비를 대체할만한 사이트가 또다시 등장해 처벌 효과가 제한적일 거라는 지적이다. 

불법 웹툰 공유 사이트 '밤토끼' 역시 지난 2018년 5월 사이트 운영진들이 검거됐지만, 그 후에도 유사한 사이트가 계속 등장하고 있다. 

웨이브 관계자는 "완전히 근절하진 못하더라고 적발되고 처벌받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제도 개선도 이뤄지면 점차 나아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유의미한 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불법 사이트 관계자들은 물론 단순 시청자들까지 처벌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진한수 변호사는 "실질적인 재발 방지를 위해서는 사이트 운영진 외에 단순 시청자들에 대한 처벌도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동안 수사하기 번거롭고 일이 많아지는 점 등 여러 가지 면을 고려해 하지 않은 것이지 못한 것은 아니다"며 "처벌 사례를 만들어 놓으면 불법 스트리밍 사이트 시청자들의 숫자가 크게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분명 저작권법상 단순 시청자들에게도 민·형사상 책임을 물을 수 있다. 하지만 사회적으로 논란이 될 위험이 높아 쉽게 실행되지는 못할 전망이다. 

OTT업계 관계자는 "단순 시청자들도 고소할 경우 불법 스트리밍 사이트 수요를 줄이는 데는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도 브랜드 이미지 악영향을 우려했다. 

KPI뉴스 / 김해욱 기자 hwk1990@kpinews.kr

[ⓒ KPI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김해욱

김해욱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