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법사위 법무부 현안보고…韓책임 추궁 예상
韓 때릴수록 존재감 키워…'제2의 윤석열' 딜레마
與, 韓 총선 흥행카드…尹심판론·'檢공화국' 우려
韓, 작년 4분기 업추비 508만원…박범계 대비 17%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자꾸 정치판과 엮이고 있다. 대중 정치인 만큼 여의도에서 이름이 자주 거론된다. 최근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입법에 대한 헌법재판소 결정은 기폭제로 작용하는 흐름이다. 더불어민주당은 탄핵론을 다시 꺼냈다.
헌재는 지난 23일 국민의힘 의원들이 법사위원장을 상대로 낸 권한쟁의심판 청구에서 법률안 심의·표결권이 침해됐다고 '인용'결정했다. 그러나 검수완박법(검찰청법·형사소송법 개정안)을 가결·선포한 국회의장을 상대로 낸 권한쟁의에 대해선 재판관 5대4 의견으로 기각했다.
헌재의 권한쟁의 청구자인 한 장관은 "검수완박 법안이 위헌·위법하지만 유효하다는 결론에 공감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또 "다섯 분의 취지는 앞으로도 계속 이런 식으로 '회기 쪼개기','위장 탈당'으로 입법해도 괜찮은 것처럼 들린다"고 지적했다.
그러자 민주당은 한 장관 사퇴를 촉구하며 '탄핵 카드'를 흔들었다. 김용민 의원 등 강경파는 물론 박범계·황운하 의원 등도 "한 장관이 사퇴를 거부하면 탄핵 추진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비주류 박용진 의원도 26일 페이스북을 통해 "한 장관의 잘못된 인식과 태도는 헌재 판결에 대해 공개적으로 불만을 터트리는 모습에서도 다시 확인된다"고 거들었다. 박 의원은 "한 장관은 입법부 권한을 침해한 '검수원복' 시행령에 대해 사과하고 시행령을 개정해야 한다"며 "만약 시행령을 바꾸지 않는다면 민주당은 입법적인 후속조치를 하는 것이 타당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한 장관은 오는 27일 국회 법사위 전체회의에 법무부 현안보고를 위해 출석할 예정이다. 민주당은 한 장관 추궁을 단단히 벼르고 있다. 헌재의 검수완박 결정에 대한 한 장관 책임을 묻기 위해서다. 아들 학교폭력 문제로 국가수사본부장에서 낙마한 정순신 변호사와 관련한 부실 인사검증 문제도 있다. 한 장관은 야당과 정면대결을 피하지 않은 스타일이어서 거센 충돌이 예상된다.
한 장관은 지난 23일 "잘못된 법안을 막는 일은 법무부 장관의 책무"라며 "탄핵이 발의되면 당당히 응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민주당이 한 장관 몰아세우면서도 정작 '탄핵 카드'를 쓰는데는 주저하는 눈치다. 한 장관을 야권 공세에 맞서는 '상징적 존재'로 업그레이드시킬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한마디로 '제2의 윤석열'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탄핵 신중론'도 만만치 않다.
민주당 의원들이 그동안 국회에서 한 장관과 공방을 벌이면 득보다 실이 많았던 게 사실이었다. 관련 장면 동영상 조회수가 급증하면서 한 장관 인지도가 크게 높아졌다. 한 장관이 보수진영 내 차기 대권경쟁에서 선두를 달리는데는 민주당이 '일등공신'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민주당으로선 딜레마다
탄핵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더라도 헌재 판단을 받아야 한다는 점도 걸림돌로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장관이 야당 표적이 될수록 여당으로선 반가운 일이다. 내년 총선이 1년 밖에 남지 않았다. 한 장관이 무게감을 키울수록 총선 활용도는 높아질 수 있다.
국민의힘은 가뜩이나 김기현 대표 체제가 들어서면서 지지율 하락으로 고전하는 상황이다. 이탈한 MZ세대 표심을 되돌리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만 50세인 한 장관이 총선에서 역할을 맡는다면 젊은 층에는 충분히 '소구력'이 있다는 평가다.
국민의힘이 한 장관 엄호에 적극적인 이유다. 김기현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민주당이 한 장관을 향해 '헌재 결정을 부정하고 있으니 뻔뻔하다'고 밝혔다는 뉴스에 아연실색할 지경"이라고 반격했다. 김 대표는 "적반하장도 유분수지, 법치를 농락한 민주당은 입이 열 개라도 말을 할 자격이 없다"고 쏘아붙였다.
한 장관은 인사청문회, 국정감사, 대정부 질의 등에서 야당과 정면으로 대결해온 만큼 총선에서 지지층을 결집하고 외연을 확대할 적임자로 꼽는 목소리가 당내에서 커지고 있다. 서울 강남·송파·용산·종로 등 한 장관의 구체적 출마 지역구까지 거론되는 실정이다. 한 장관이 대야 투쟁에서 '검수원복'(검찰 수사권 원상 복귀)과 사법부 개혁을 기치로 내걸고 총선에 출마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물론 여당도 고민이 없는 게 아니다. 내년 총선은 윤석열 정부 중간평가 성격이 강하다. 한 장관 출마는 야당이 원하는 '여당 심판 프레임'을 자초할 위험이 적잖다. '검찰공화국' 이미지도 짙어질 수 있다.
한편 지난해 4분기 한 장관이 쓴 업무추진비는 박범계 전 장관의 6분의 1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법무부가 공개한 내역에 따르면 한 장관은 지난해 10월1일∼12월31일까지 15회, 508만600원의 업무추진비를 사용했다. 박 전 장관 때인 2021년 4분기(96건·3천38만원)의 17% 수준, 추미애 전 장관 때인 2020년 4분기(15건·951만8천580원)의 53% 수준이다.
KPI뉴스 /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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