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핵관 이철규 "무조건 공천 배제 안돼"…비윤계 포용? 립서비스?

허범구 기자 / 2023-03-24 10:09:59
李 "이준석계 무조건 공천 배제? 바람직하지 않아"
윤핵관 발언 무게…"친이계 배척→포용 선회" 관측
장성철 "2030 지지율 떨어지니 립서비스를 한 것"
천하람 "분리·포섭 안돼"…김기현·장제원 저격
국민의힘 이철규 사무총장은 24일 "이준석계, 유승민계라고 해서 (내년 총선) 공천에서 무조건 배제한다면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혔다. "그것은 공당이 될 수 없다"면서다. MBC 라디오에 출연해서다. 

이 사무총장은 앞서 지난 20일 KBS 라디오에서 '당이 향후 이준석계를 끌어안을 것이냐'는 질문에 "시간이 필요하다"며 즉답을 피했다.이어 "지금 질문하면 우물가에서 숭늉을 찾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당원들과 당을 지지하시는 분들께서 판단하실 문제"라고 말했다.

▲ 국민의힘 이철규 사무총장(왼쪽부터), 이준석 전 대표, 유승민 전 의원 [UPI뉴스 자료사진]

이날 발언은 나흘 전보다 다소 진전된 것이다. 이 사무총장의 '입'은 두 가지 점에서 주목된다. 우선 그가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관계자)이어서 여권 핵심 기류를 대변한다는 것이다. 또 공천 실무를 총괄해 영향력이 막강하다.

이 사무총장은 이날 라디오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당선 가능성이고 두 번째로는 당의 이념과 가치를 함께 공유할 수 있는 분들이 일반론적인 기준"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누구하고 가깝다거나, 누구 편이라고 해서 불이익을 받거나 혜택을 받는 것은 결코 있어서도 안되고, 있지도 않을 것"이라고 못박았다.

당내에선 친윤계 입장이 바뀌고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김기현 대표 체제 출범 직후 험악한 분위기와 차이가 있어서다. 김재원·조수진·장예찬 최고위원 등은 "이준석계와 함께 가기 어렵다"며 '배척론'을 합창했다. 3·8 전당대회에 출마한 '천아동인'(천하람·허은아·김용태·이기인)이 타깃이었다. 조 최고위원 등은 '반성·성찰'을 조건으로 이준석계의 '전향'을 압박했다. 

비윤계 공천 배제는 전면전을 예고한다. 내분이 불가피하다. 총선 전 분열은 필패라는 게 중론이다. 그런 만큼 친윤계가 비윤계에게 손을 내민 것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된다. 물론 친윤계가 비윤계를 끌어안더라도 '선별 구제' 가능성이 점쳐진다.

이 사무총장이 '일반론'으로 내세운 두 가지 공천 기준은 되레 비윤계 낙천의 명분으로도 이용될 수 있다. 한 당직자는 "당선 가능성이 월등히 높지 않거나 쓴소리를 자주 해온 비윤계 인사는 낙천 리스트에 오를 확률이 높다"며 "친윤계에게 찍힌 인사들은 지역구 활동을 대폭 강화하거나 언행을 달리해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여권 인사는 "구제불능인 이준석과 유승민은 포기하고 나머지 이준석·유승민계에게 기회를 주겠다는 의도로 보인다"며 "천아용인 등이 앞으로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구제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친윤계가 비판 여론을 의식해 립서비를 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비윤계 포용에 대한 확실하고 뚜렷한 메시지가 아직 없기 때문이다.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은 "2030 지지율이 떨어지니 친윤계가 립서비스를 한 것"이라고 단언했다. 

천하람 순천갑 당협위원장이 김 대표와의 만남을 미루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천 위원장은 BBS 라디오에서 "선거 치른 다음 날 최고위원들이 나와 (이준석계를) 영구 추방을 해야 된다, 천하람은 대리인에 불과하니 만날 필요가 없다고 하니 제 입장에서도 만날 수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지도부 내에서 교통정리가 되면 찬찬히 보자는 의사를 이미 전달한 상황"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2030 지지율 하락과 관련해 "천아용인이 2030 정서를 반영할 것 같다라는 기대가 있다가 빠지면서 악영향을 미치는 것은 분명히 있다"고 진단한다. 그러면서 "지도부가 이준석으로부터 천하람을 분리하고 대충 포섭해 2030하는데 좀 써먹어야지 하는 생각을 갖고 있다면 그러지 말라"고 꼬집었다.

천 위원장은 윤핵관과 당 지도부를 비판하며 비주류 행보도 이어갔다.

그는 피감기관장과 직원에게 호통을 친 윤핵관 장제원 의원을 향해 "시대에 뒤떨어져 있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그는 "다선 의원들이 그런 식으로 국회에 출석한 동료 의원이나 피감기관에 대해 반말하는 문화는 이제 없어져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전날 여당 지도부가 헌법재판소의 '검수완박'법 권한쟁의 기각을 강도 높게 비판한 것을 두고는 "김 대표께서 어제 '헌법재판소가 아니라 정치재판소다' 이런 식의 표현까지 쓰셨던데, 그런 태도는 매우 부적절하고 내로남불"이라고 날을 세웠다. 

천 위원장은 "민주당이 김경수 지사, 한명숙 총리, 조국 장관 이런 사태에서 법원이나 대법원의 판단을 받아들이지 않는 거에 대해 저희가 굉장히 비판을 했었다"며 "내로남불 태도들이 결국 2030을 국민의힘에서 멀어지게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KPI뉴스 /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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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범구 / 정치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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