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향후 행보 주목…조직 한계 이준석계 '천아용인'
安·천하람·황교안 "힘 모으겠다" 승복…李 "행복했다"
김재원·조수진 재입성…김병민·장예찬, 尹캠프 출신 국민의힘 3·8 전당대회에서 친윤계 일색의 새 지도부가 탄생했다. 신임 당대표에 김기현 후보가 당선됐고 신임 최고위원·청년최고위원 다섯 자리도 친윤계로 채워졌다.
이른바 '천아용인'의 비주류 그룹은 전멸했다. 천하람 당대표 후보와 허은아·김용태 최고위원 후보, 이기인 청년최고위원 후보 모두 낙선했다.
친윤계가 당권을 장악해 당직 인선 등 당무와 내년 총선 공천 등을 주도할 것으로 전망된다. 비윤계는 입지가 위축돼 공천 불이익에 대한 위기감이 커질 가능성이 높다.
김기현 대표 체제의 친윤 지도부가 '공천 독식'을 꾀할 경우 비주류 반발에 따른 계파 갈등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내분이 격화하며 총선 악재가 되는 시나리오다. '당내 화합'은 김 신임 대표에게 맡겨진 최대 과제다.
김 후보는 이날 수락 연설에서 "여기 함께하고 있는 안철수·황교안·천하람 후보 모두 잘 모시고 연대·포용·탕평, 연포탕 대통합 국민의힘을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면서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민생이다. 똘똘 뭉쳐 민생을 살리고 내년 총선에서 승리하자"고 했다. "분열은 총선 필패의 길"이라는 점을 인식한 메시지다.
김 대표는 전대후 기자회견에서 '사무총장을 비롯한 주요 당직에 친윤 인사들을 기용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구체적으로 구상해 온 것이 없다"며 "연대·포용·탕평(연포탕)이라는 기본 원칙을 지켜나갈 것"이라고 답했다. 주요 당직 인선은 김 대표가 공언해온 '연포탕'의 시금석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 대표는 '오뚝이' 같은 정치 역정을 거쳤다. 서울대 법대를 나온 판사 출신으로 17대 국회에 입성해 울산 남구을에서 내리 3선에 성공한 뒤 울산시장을 지냈다.
그러나 울산시장 재선에 도전한 2018년 지방선거를 석 달가량 앞두고 정치 인생 최대의 고비를 맞았다. 김 대표 동생이 건설 현장에 외압을 행사한 혐의 등을 이유로 울산지방경찰청이 시청 시장 비서실 등을 전격 압수수색한 것이다. 이 바람에 김 대표는 낙선의 고배를 마셨다. 이후 야인 신분으로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을 파헤치며 문재인 정부를 상대로 한 '투사'로 활약했다.
결국 21대 총선에서 4선에 성공하며 여의도 정치무대로 화려하게 복귀했다. 지난해 하반기 가장 먼저 당대표 선거 출사표를 던졌고 친윤계 전폭적 지지 속에 존재감을 키웠다.
'연대와' '지지'로 세를 불려가며 지지율을 끌어올렸고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로 승리했다. 하지만 '울산 KTX 역세권 땅 시세차익' 의혹 등이 불거지는 등 잡음도 컸다. 그런 만큼 선거 후유증을 수습하고 화합을 이루는 게 김 대표의 급선무다.
김재원·조수진·김병민·태영호 신임 최고위원은 모두 친윤계다.
김재원 최고위원은 2021년 전대에 이어 지도부에 재입성했다. 박근혜 정부 청와대 정무수석, 3선 의원을 지낸 전략통이다. 조 최고위원도 김 최고위원과 같이 지도부에 재당선됐다. 동아일보 기자 출신으로 초선 비례대표다.
김병민 최고위원은 '김종인 비대위' 비대위원, 윤석열 대선 캠프 대변인, '정진석 비대위' 비대위원을 지냈다. 원외지만 보수 패널로 방송에 자주 출연해 당원 사이에서 인지도가 높다. 태 최고위원은 탈북자로선 사상 처음으로 주요 정당의 지도부가 됐다. 주영 북한대사관 공사로 근무하다 2016년 한국으로 망명한 뒤 21대 총선에서 초선 배지를 달았다.
장예찬 청년 최고위원은 2021년 6월 검찰총장에서 물러난 윤석열 대통령의 첫 공개 일정에 동행하며 친윤계로 주목받았다.
안철수 후보는 입당 11개월 만에 당대표 선거에 도전했으나 뜻을 이루지 못했다. 당권 레이스에서 친윤계와 대립하며 '비주류'의 길을 걷게 됐다. 향후 당내에서 어떤 정치적 활로를 모색할지 주목된다.
안 의원이 전대를 통해 일정 부분 당내 세력을 구축한 만큼 더 이상 '철수'하지 말고 착근함으로써 다음 행보를 도모해야 한다는 의견이 적잖다. 하지만 30%도 득표하지 못해 당내 안착이 어려워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준석 전 대표가 밀었던 비윤계 후보들은 모두 떨어졌다. '천아용인'은 '윤핵관'들을 집중 공격하며 "친윤계 핵심 퇴출"을 선거 구호로 삼았으나 조직력의 한계를 넘지 못했다.
천 후보는 한때 바람을 일으키며 안 후보를 따라잡는 듯 했으나 뒷심이 달렸다. 이 전 대표가 전면에 등장하면서 당원 사이에서 반감이 확산된 것이 패인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안·천 후보와 황교안 후보는 전대 결과 발표 직후 박수를 보내며 승복 의사를 밝혔다. 안 후보는 또 페이스북 글에서 "당원들의 선택을 겸허하게 받아들인다"며 "당의 화합을 위해 헌신하겠다"고 말했다.
천 후보는 전대후 기자들과 만나 "김기현(대표) 체제 하에서 국민의힘이 더 성장하고 총선에서 압승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황 후보도 "앞으로 우리가 꿈꾸던 자유대한민국을 만들어가는 데 함께 힘을 모아가겠다"고 밝혔다.
최고위원 낙선 후보들도 SNS를 통해 결과를 받아들인다는 뜻을 밝혔다. 이 전 대표는 페이스북에 "네 명의 후보를 지원할 수 있어 행복했다"며 "더 정진하겠다"고 썼다.
KPI뉴스 / 박지은 기자 pje@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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