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징용 피해자들 "3월 6일 제2의 국치일"…3자 변제안 규탄

서창완 / 2023-03-07 20:27:23
양금덕 할머니 "아흔다섯에 이렇게 억울하긴 처음"
김성주 할머니 "日에 또 기죽어 살아야 하나"
범국민 서명운동 시작… 주말 대규모 규탄 집회
시민·사회단체들이 지난 6일 정부가 발표한 일제 강제징용 해법을 규탄했다. 이들은 시국선언문을 통해 "2023년 3월 6일은 대한민국 헌정 사상 최악의 날, 제2의 국치일로 기록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 강제동원 피해자 양금덕 할머니가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강제동원 정부해법 강행규탄 긴급 시국선언에 참석해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시스]

한일역사정의평화행동 등 1532개 시민단체와 더불어민주당·정의당은 7일 오후 국회 본관 앞에서 '굴욕적인 강제동원 정부해법 강행 규탄과 일본의 사죄배상을 촉구'하는 긴급 시국선언문을 발표했다. 윤석열 정부는 지난 6일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피고 일본 기업 대신 국내 재단이 국내 기업으로부터 기부금을 조성해 피해자들에게 배상하는 제3자 변제안을 공식 발표했다.

이들은 시국선언문을 통해 "윤석열 정부는 대한민국의 국격을 땅에 떨어뜨리고, 국민의 아픔을 다시 짓밟으며 '식민지배는 불법'이라는 우리 헌법의 근본 질서를 스스로 훼손했다"며 "일본이 진정으로 통절하게 반성한다면 지금이라도 사죄하고 한국 대법원의 판결을 따르면 될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미쓰비시 근로정신대 피해자인 양금덕 할머니는 "아흔다섯 먹고 (이렇게) 억울한 적은 처음"이라며 "윤석열은 어느 나라 사람인지 모르겠다. 하루속히 물러가라"고 분노를 표출했다.

양 할머니는 우리 기업이 기금을 출연하는 방식에 대해 "나는 그런 돈은 죽어도 안 받는다"며 "내가 우리나라에서 고생했느냐. 일본에 가서 고생했다"고 수용 불가 입장을 확실히 했다. 그러면서 그는 "힘을 합쳐서 윤석열(대통령에게) 퇴장하라고 말하고 싶다"며 "무슨 나라를 이끌고 대통령을 한다고 하느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미쓰비시 근로정신대에 끌려갔던 김성주 할머니도 "일본 사람들이 우리를 끌고 갔는데 어디에 사죄를 받으라고 요구하냐"며 "일본에게 옛날 몇십년을 기죽고 살아왔는데 지금도 그렇게 살아야 되겠느냐"고 토로했다.

두 할머니는 일본 미쓰비시중공업을 상대로 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최종 승소했다. 정부가 내놓은 방식을 따른다면 한국 기업이 출연한 기금으로 손해배상을 받게 되는 대상에 해당한다.

이들 단체는 전국경제인연합회와 게이단렌(일본경제단체연합회)이 조성할 계획인 '미래청년기금'에 대해서는 "전형적인 물타기이자, 미래세대를 식민화하려는 음모"라고 규정했다.

그러면서 "일본 유학생을 위한 장학기금 조성이 한반도 불법 강점, 강제 동원과 무슨 관계가 있으며 피해자의 고통을 치유하는 방안과 무슨 연관성이 있는가"라고 비판했다.

이 행사엔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 등 야당 의원들도 참여했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과거 잘못된 위안부 합의로 박근혜 정부가 어떤 심판을 받았는지 윤석열 정부는 똑똑히 기억해야 한다"며 "민주당은 윤석열 정부의 반역사적이고 반인권적이고 반국가적 야합, 일방적 선언에 대해 끝까지 국민과 함께 싸우겠다"고 강조했다.

정의당 이정미 대표도 "대한민국 대통령이냐, 일본 대통령이냐를 국민이 (윤 대통령에게) 묻고 있다"며 "강제동원 피해자들의 수십년 싸움을 자신의 치적 쌓기로 묻으려는 결정에 싸워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강제동원 피해자들과 시민단체들은 '강제동원 해법 무효 범국민 서명'을 시작하기로 했다. 오는 11일에는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강제징용 해법의 무효를 촉구하는 범국민대회를 개최할 계획이다.

KPI뉴스 / 서창완 기자 seogiza@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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