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 공약 불이행 따른 불신과 반목 계속
法, 17일 경남도 승인처분 효력정지 여부 판결 오는 2025년 연말 완공을 목표로 추진돼 왔던 경남 김해시 장유소각장 증설 공사가 강제 중단됐다. 법원이 소각장 증설에 반대하는 주민들이 제출한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인 결과다.
반대 주민들은 재판부의 결정으로 위법한 증설 사업의 행정력과 혈세 낭비를 막았다고 환영의 뜻을 나타낸 반면, 김해시는 소각장 증설 허가 과정에서 법적인 문제는 없다며 애써 느긋한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양측의 신경전 속에 창원지법이 17일까지 경남도의 승인 처분에 대한 효력 정지 여부에 대한 최종 결정을 내리기로 하고 9일 오후 3시 10분 220호 법정에서 심리를 열 예정이어서, 그 귀추가 주목된다.
김해시 장유소각장 증설 공사 문제는 지난해 6월 시장인수위원회가 당시 홍태용 시장의 '이전 공약'을 파기하면서 지역의 최대 이슈로 부상했다.
김해시의 자원순환시설 현대화사업은 처리용량이 한계에 다다른 기존의 소각장을 300톤 규모로 증설하고 이곳에 복합스포츠센터 등 주민편익시설을 조성하는 프로젝트다.
지난해 6.1지방선거를 20여일 앞두고 주민공동비상대책위원회가 홍태용 후보와의 면담을 통해 자원순환시설 현대화사업에 대한 공개질의서를 전달했는데, 홍 후보는 당시 △증설 사업 중단 △시민토론회 개최 △주민투표 통한 최종 결정 등을 약속한 바 있다.
홍태용 시장을 대신한 인수위의 입장 번복과 관련, 장유소각장 비대위는 홍 시장 취임 직후인 지난해 8월 17일 기자회견을 열고 "홍 시장이 일부 관피아 공무원들의 장막 뒤에 숨어 공약을 파기한다면, 거짓 공약으로 표를 도둑질한 중대한 사기행각"이라고 성토했다.
이러한 논란은 결국 법정으로 옮겨졌다. 비대위와 시민소송단은 지난달 25일 경남도의 폐기물처리시설 설치계획(변경) 승인에 대한 취소를 위한 행정소송을 제기하고 이와 함께 집행정지를 신청했다.
이에 대해 창원지방법원은 같은 달 31일 '집행정지 사건의 심리 및 종국 결정에 필요한 기간인 2월 17일까지 승인 처분의 효력을 잠정 정지한다'는 결정을 내렸다.
비상대책위원회는 법원 결정에 대해 "법원의 선제적 결정에 따라 김해시는 경남도의 승인처분과 동시에 착공한다고 밝힌 증설공사를 즉각 전면 중단해야 한다"며 공세적 입장을 이어갔다.
그러나 김해시는 1일 입장문을 내고 "법원이 효력을 일시 정지한 것은 재판부가 집행정지 사건의 심리 및 판단에 필요한 기간 동안 잠정적으로 효력을 일시 정지한 일반적인 경우로 자원순환시설 현대화사업 추진에는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비대위 "이전 비용, 증설보다 290억 적게 들어"
이미애 시의원 "소통이 우선…토론회 마련해야"
법원의 집행정지에 대한 양측의 해석이 극명히 갈리는 가운데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 사건에 대한 심리가 오는 9일 창원지법에서 열릴 예정이어서, 향후 공사 진행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다.
장유소각장 증설 논란이 법정 분쟁으로 이어진데는 행정의 일방통행식 '독주'에서 비롯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공약을 지키기 위한 노력은커녕 사업의 타당성과 효율성 및 행정의 불가피성과 주민피해 예방 등을 위한 진정성 있는 소통마저 보이지 않았다는 것이 비대위의 입장이다.
이영철 비대위원장은 방송 출연한 자리에서 "비대위에서는 대안으로 플라스틱과 비닐류들을 분해해서 재생유를 생산하고 유해물질도 전혀 발생되지 않은 R.G.O라는 신기술을 제안했지만, 기존 소각 방식으로 증설하겠다는 것은 다른 의구심을 갖기에 충분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홍 시장 본인의 처가가 김해시 생림면에 있기 때문에 장유소각장을 봉림석산으로 이전하는 데는 반대한다는, 시장으로서 할 수 없는 발언을 했다"고 소개했다. 공약 미이행에 따른 주민 반발에 더해 감정까지 개입되는 모양새가 계속되는 분위기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김해시의원을 지내기도 한 이영철 위원장은 앞서 자신이 조사한 자료를 근거로 지난 2020년 기준 장유소각장 증설 비용은 1340억 원, 이전 비용은 1053억 원으로 추산했다.
소각장 증설 논란과 관련해 김해시의회 이미애 의원은 UPI뉴스와의 통화에서 "증설이든 이전이든 모두 1000억 원이 넘는 예산이 필요하다보니 시의 신중한 입장도 이해못할 바는 아니다"면서도 "우선적으로 시민과의 소통을 위해 비대위와 시가 공동으로 토론회를 개최해 서로 설득하고 이해하는 소통의 장을 마련할 것을 건의해 보겠다"고 말했다.
KPI뉴스 / 박유제 기자 pyj8582@kpinews.kr
[ⓒ KPI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