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키 대통령, 미국산 장거리 ATACMS 언급하며 무기 요청
우크라 외무차관 "F-35로 대체될 토네이도 전투기 93대 있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우크라이나의 전투기 지원 요청을 거부하며 '입찰 전쟁'에 참여하지 말 것을 촉구했다. 숄츠 총리의 발언은 독일이 탱크 제공을 약속한 뒤에 우크라이나 정치인들이 거듭 전투기 지원을 요청한 데 따른 것이다.
하지만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러시아의 테러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무기 공급에 금기가 있을 수 없다"며 러시아의 침공을 격퇴하기 위해서 자국에 더 많은 정교한 무기 시스템을 제공할 것을 다시 요청했다.
러시아는 지난 주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탱크 지원을 미국과 유럽이 전쟁에 개입한 "직접적이고 증가하는 증거"라고 비난하며 "무기 공급 국가에 대한 군사적 보복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숄츠 총리는 우크라이나의 탱크에 이은 전투기 지원 요청에 대해 "우리는 방금 탱크를 보내는 것에 대한 결정을 내렸을 뿐이고, 이미 독일에서 전투기 논쟁이 불붙고 있다는 사실은 경솔해 보이고 정부 결정에 대한 사람들의 신뢰를 약화시킨다"라고 거부 의사를 밝혔다.
그는 29일(현지시간) 발매된 독일 일간지 타게스슈피겔(Tagesspiegel)과의 인터뷰에서 "나는 무기 시스템을 놓고 입찰 전쟁에 뛰어들지 말라고 충고할 수 있을 뿐이다"며 이같이 말했다.
숄츠 총리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격퇴하기 위한 전투기 지원 요청에 대해 "우리는 러시아와 NATO 간의 전쟁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혀, 전투기 지원이 오히려 NATO와 모스크바의 확전을 부추길 수 있다는 세간의 우려에 공감을 표시했다.
그는 "독일 총리는 취임 선서를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전쟁이 러시아와 NATO 간의 전쟁으로 번지지 않도록 모든 것을 해야 한다"면서 "그런 격화를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 끔찍한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는 조건은 바로 러시아군 철수다"면서도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계속 전화를 걸어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전쟁을 종식시키기 위해 열린 의사 소통 채널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앞서 안드리 멜니크 우크라이나 외무차관은 최근 소셜 미디어를 통해 "독일 친구들에게 창의적인 제안이 있다"며 독일에 수십 대의 토네이도(Tornado) 전투기를 요청하고, 국제 사회에 우크라이나를 위한 '전투기 연합'에 가입할 것을 촉구했다.
멜니크 차관은 "독일 연방군은 토네이도 다목적 전투기 93대를 보유하고 있는데, 이는 조만간 퇴역하고 신형 F-35 전투기로 대체될 예정"이라며 "토네이도를 우크라이나에 배분하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인가"라고 직설적으로 지원을 촉구했다.
그는 또한 "현대적 공군력이 없는 우크라이나의 승리는 거의 상상할 수 없다"며 "그렇기 때문에 유로파이터와 토네이도뿐만 아니라 F-16 및 F-35와 같은 서방 전투기가 시급히 필요한 것"이라고 베를린과 워싱턴을 동시에 압박했다.
유로파이터(타이푼)는 영국, 독일, 이탈리아, 스페인 4국의 컨소시엄에 의해 설계되고 제작된 다목적 전투기이고, 토네이도는 영국, 독일, 이탈리아 3국 공동으로 개발한 다목적 전투기이다. F-35는 미국 록히드 마틴이 제작한 다목적 스텔스 전투기이다.
젤렌스키 대통령도 28일(현지시간) 연설에서 구체적으로 미국산 장거리 미사일 에이태큼스(ATACMS)를 언급하며 자국에 더 많은 고급 무기 시스템을 제공할 것을 서방 국가들에게 다시 요청했다. 그는 "러시아의 테러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무기 공급에 금기가 있을 수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어 29일 야간 비디오연설에서 "동부 도네츠크 지역에서 우크라이나가 '매우 어려운' 상황에 직면해 있으며 러시아의 공격에 맞서기 위해 더 빠른 무기 공급과 새로운 유형의 무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러시아는 전쟁이 계속되어 우리 군대를 소진시키기를 원한다. 그래서 우리는 시간을 무기로 삼아야 한다. 이벤트 속도를 높이고 공급 속도를 높이고 우크라이나를 위한 새로운 무기 옵션을 열어야 한다."
하지만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지난 26일(현지시간) "유럽과 미국이 탱크를 포함한 다양한 무기 시스템을 우크라이나에 보내는 것은 분쟁에 직접적으로 개입한 것으로 간주된다"며 "우리는 적대 행위가 증가하고 있음을 본다"고 경고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전 보좌관이었던 세르게이 카라가노프는 "NATO가 탱크를 보내면서 NATO 국가들은 전쟁에 더욱 공개적으로 참여하고 있으며 잠재적인 목표가 되고 있다"면서 NATO의 무기 공급이 무기 공급국에 대한 군사적 보복을 초래할 수 있다고 '알 자지라'에 말했다.
앞서 숄츠 총리는 지난 25일(현지시간) 독일이 레오파르트(Leopard, 영어명 레오파드) 2 전차를 우크라이나에 보낼 것이며, 다른 유럽 국가들도 독일이 생산한 레오파르트 전차를 제공할 수 있도록 허용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이날 백악관 연설을 통해 우크라이나에 M1 에이브럼스 전차 31대를 보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스페인과 네덜란드, 노르웨이 등도 자국의 레오파드를 지원하는 데 동참하기로 했다. 앞서 영국은 영국 육군이 1998년부터 운용한 3세대 전차 챌린저2 탱크를 우크라이나에 지원하기로 했고, 프랑스도 프랑스산 경전차인 AMX-10 RC를 보내기로 했다.
하지만 젤렌스키 대통령은 독일과 미국 등 서방의 주력 전차 지원을 약속받은 지 수일 만에 "상황이 매우 어렵다"며 신속한 무기 인도와 함께 장거리 미사일과 전투기 등 새로운 무기 지원을 요구하고 나섰다. 이에 따라 미국과 서방이 어떻게 대응할지 주목된다.
KPI뉴스 / 김당 대기자 dangk@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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