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대통령님께 심려 끼쳐" 사의 표명…"전대 출마는 더 고민"

허범구 기자 / 2023-01-10 14:36:30
羅, 尹대통령에 저출산고령위 부위원장직 사의 전달
위촉 3개월만…'저출산 대책'으로 대통령실과 충돌
당지지층 여론 향배 관건…당심 견고하면 출전 동력
대통령실 "羅 사의? 들은 바 없다…비서실장 전언"
국민의힘 나경원 전 의원이 10일 대통령 직속 기구 저출산고령사회위 부위원장직 사의를 표명했다.

나 전 의원은 이날 대통령실 김대기 비서실장을 통해 "대통령님께 심려를 끼쳐드렸으므로 사의를 표명합니다"라며 윤석열 대통령에 사의를 전달했다.

▲ 나경원 저출산고령사회위 부위원장이 지난해 11월 23일 국회에서 열린 인구미래전략 관계부처 차관회의를 주재하며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그는 지난 5일 보건복지부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대출 탕감·감면' 저출산 대책을 내놓은 뒤 대통령실과 충돌했다.

나 전 의원이 부위원장직을 내려놓으면서 3·8 전당대회 당대표 출마 쪽으로 기운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그는 그러나 언론과의 통화에서 "(출마 여부는) 조금 더 고민해보려고 한다"고 밝혔다. 여전히 신중한 입장을 고수중이다.

저출산고령사회위는 대통령이 위원장을 맡고 있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나 전 의원을 부위원장에 위촉했다. 나 전 의원의 사의 표명은 직을 맡은 지 약 3개월 만이다.

대통령실은 그러나 "사의 표명은 들은 바 없다"고 반박했다. 한 관계자는 이날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저희 입장에서는 들은 바가 없다는 것이 공식 입장"이라며 "이는 김대기 실장의 전언"이라고 말했다. 

그는 "(김 실장에게) 나 부위원장이 사의를 표명한 것이 맞느냐고 물었다"며 "(김 실장은) '들은 바 없다'고 답했다"고 설명했다. 양측이 사의 표명을 놓고서도 신경전을 벌이는 모양새다.

나 전 의원은 이날 오전 11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저출산위 민간위원 간담회에 참석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시간 서울 중구 모처에서 '윤핵관 4인방' 중 한명인 이철규 의원을 만났다. 그리곤 사의 표명이 이어졌다.

만남 뒤 나 전 의원은 "출마 여부를 고민 중"이라고만 했다. 이 의원은 "의미있는 얘기는 없었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이날까지 두번 만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럼에도 진전이 없자 나 전 의원이 직을 내놓은 것으로 풀이된다. 

나 전 의원은 그간 당 지지층 대상 당대표 적합도 조사에서 1위를 독주하며 유력한 당권주자로 꼽혔다. 하지만 '윤심'(윤 대통령 의중)이 친윤계 김기현 의원에게 기울면서 나 전 의원은 대통령실과 친윤계의 본격 견제를 받았다. 

저출산 대책은 대통령실이 반감을 공식화한 계기였다. 대통령실은 "실망스럽다", "납득하기 어려운 부적절한 처사" 등으로 나 전 의원을 이례적으로 직격하며 노골적인 불쾌감을 드러냈다.

대통령실은 나 부위원장에게 출마에 부정적 입장을 수차 전달했다는 전언이다. 친윤계들은 앞다퉈 불출마를 압박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도 이날 "전대(당대표 선거)에 나올 생각이 있으면 정무직을 정리해야 되는 것 아닌가"라고 촉구했다.

결국 여권 주류 세력이 무리한 찍어내기로 나 전 의원을 유력 주자로 만들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나 전 의원에게 남은 선택지는 당권 도전 밖에 없다는 관측이 많다. 그가 출마를 접으면 한단계 도약할 기회를 포기하는 것으로 비친다. 당내 입지가 줄고 정치적 미래가 불안해진다. 그가 대통령실과 한차례 맞선 만큼 윤 대통령 신뢰를 완전히 회복하는 것은 여의치 않다는 분석이다.   

나 전 의원은 잠시 시간을 갖고 출마 여부를 마지막으로 고민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가 장고하는 동안 당 지지층의 여론 향배가 주목된다. 당심이 견고하면 나 전 의원이 출전할 명분과 동력이 생긴다. 나 전 의원이 등판하면 김 의원과 2파전을 벌일 가능성이 높다.

KPI뉴스 /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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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범구 / 정치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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