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윤계, '나경원 찍어내기' 역풍 조짐…동정론·비윤계 응원

허범구 기자 / 2023-01-10 10:02:28
김용태 "羅 '별의순간'…지지율이 깡패니 출마해야"
이준석, 친윤계 향해 "자기팀 아닌 선수 두들겨 패"
당직자 "尹心·친윤계 우격다짐에 당내 우려 커져"
장성철 "羅사람 다떠나"…"단기필마 羅 지원" 전망
여권 주류 세력의 '나경원 찍어내기'가 노골화하고 있다. 대통령실이 분위기를 잡고 국민의힘 친윤계가 실행하는 모양새다. 이구동성으로 나경원 저출산고령사회위 부위원장의 3·8 전당대회 불출마를 압박중이다.

나 부위원장은 집권 초 서슬퍼런 권력에 눌려 순식간에 고립무원 처지가 됐다. 단기필마로 출마를 거듭 고심하고 있다.

▲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10월 1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나경원 저출산고령사회위 부위원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후 기념촬영하고 있다. [뉴시스]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은 10일 MBC 라디오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나 부위원장을 임명한 건 '전대에 나서지 마라'는 뜻이었다"고 해석했다. "거기에 반대되는 방향을 보이니까 (대통령실에서) 격한 반응이 나오지 않았나 추측한다"고 말했다.

이런 나 부위원장 처지에 동정 여론이 싹트고 있다. 나 부위원장 당대표 출마를 응원하는 비윤계 목소리가 잇따른다. 무소불위 '윤심'(윤 대통령 의중)에 대한 반감이 번져 역풍이 부는 조짐이다. 윤 대통령의 전대 개입과 친윤계의 특정인 배제가 지나치고 부적절하게 비치기 때문이다.

김용태 전 최고위원은 전날 CBS라디오에서 "지금이 별의 순간"이라며 "나 부위원장이 용기를 내셔야 된다"고 독려했다. 김 전 최고위원은 "출마가 대통령하고 각을 세우는 것이 아니다. 대통령과의 친분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정말 실력 있는 당대표가 되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지지율이 깡패다. 민주공화정에서 국민과 당원이 부르면 거기에 응답하는 것이 정치인의 사명"이라고도 했다.

그는 "저희가 당원 민주주의를 바로잡겠다고 전대 룰을 당원 100%로 바꿨다"며 "그런데 당원 지지층 여론조사에서 굉장히 높은 랭킹을 차지하는 나 부위원장 출마를 못하게 하려고 많은 의원 분들께서 언론에 나와 조리돌림하고있다"고 비판했다.

이준석 전 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 "골대를 들어 옮기는 것으로 안 되니 이제 자기팀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선수들을 두들겨 패기 시작했다"며 친윤계를 직격했다. 또 "사실 애초에 축구가 아니었다"고 했다. 이 전 대표가 말한 자기팀은 윤심이 반영된 주자다.

한 핵심 당직자는 이날 통화에서 "대통령실과 친윤계가 우격다짐으로 나 부위원장 출마를 막으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아 당내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윤심을 따르지 않는다는 이유로 이 전 대표, 유승민 전 의원 등 비윤계를 처내기만 하면 국민에게 어떻게 비치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이 당직자는 "게다가 나 부위원장은 '내부 총질' 비판을 받던 이 전 대표, 유 전 의원과는 다른 케이스"라며 "4선 출신 중진의 정치적 행보도 윤심 재가를 받아야한다면 당은 거수기에 불과할 뿐"이라고 쓴소리했다.

당의 한 관계자는 "나 부위원장이 출마하지 않으면 전대 무게감과 흥행이 떨어진다"며 "그런 전대에서 선출된 새 당대표 리더십도 국민 신뢰를 받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차기 총선 승리에 대한 불안감이 퍼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차기 총선 공천 때문에 나 부위원장을 돕겠다는 현역 의원은 아직 아무도 없다"며 "그러나 친윤계 탄압이 거세질수록 비윤계를 중심으로 나 부위원장에 대한 동정론과 결속 기류가 커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친윤계의 '나경원 저격'은 이날도 이어졌다. 김정재 의원은 YTN라디오에서 "지금 출마하고 싶은 유혹은 순간의 지지율 때문에 그렇다. 신기루 같은 것"이라며 "당원들이 등을 돌리는 것은 삽시간"이라고 으름장을 놨다. 

유상범 의원은 MBC라디오에서 "2년 전에 나 부위원장이 출마했을 때와는 상황이 다르다"며 "대부분 의원이 이미 친윤그룹으로 포섭이 되면서 김기현 의원을 지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유 의원은 "2년 전 나 부위원장에게 조언하고 함께 했던 참모 그룹이 거의 다 나 부위원장과 거리를 두고 있는 상황이라는 얘기를 듣고 있다"고 전했다.

나 부위원장은 당초 이날 제주 지역 당원협의회를 방문할 예정이었으나 취소했다. 당협 측이 전날 갑자기 방문 연기를 요청했다고 한다.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은 CBS라디오에 나와 "취소당했다"고 단언했다. 장 소장은 "나 부위원장에게 나오지 말라는 대통령실의 전방위 압박 강도가 세다"며 "2단계, 3단계 압력이 더 세질 것"이라고 했다.

그는 "예를 들면 2021년도 당대표 선거때 캠프 좌장을 했던 이인제 전 의원이 나 부위원장에게 전화해 '출마하지 마'라고 한 뒤 연락을 끊었다고 한다"며 "어제 캠프 개소식을 가진 김기현 의원 옆에 이 전 의원이 앉아있는 모습은 상징적"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런 식으로 나 부위원장 사람들이 다 떠나간다"며 "'야, 돕지 마, 대통령 사인 몰라' 이런 식으로 그렇게 만들어 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KPI뉴스 /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 KPI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허범구 기자

허범구 / 정치부 기자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