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전대, '나경원 변수'로 출렁…선택기로 羅 "도전이냐, 후퇴냐"

허범구 기자 / 2023-01-09 14:08:12
대통령실 강경기류…羅 해촉·자진사퇴 목소리 고조
친윤·당권주자, 불출마 압박…청년당원은 촉구회견
羅, 부위원장직 사퇴 가능성…당권도전은 고심 거듭
羅 등판시 김기현과 2파전…포기땐 유승민 선택주목
국민의힘 새 당대표를 뽑는 3·8 전당대회가 두달 앞으로 다가왔다. 최대 변수는 나경원 저출산고령사회위 부위원장 참전 여부. 

나 부위원장은 최근 당 지지층 대상 당대표 적합도 조사에서 1위를 독주 중이다. 그래서 출마 쪽으로 마음이 기우는데, 대통령실이 찬물을 끼얹었다. 저출산 대책을 문제삼았으나 사실상 불출마를 압박하는 모양새다. 

▲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10월 1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나경원 저출산고령사회위 부위원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후 기념촬영하고 있다. [뉴시스]

나 부위원장은 9일 외부 일정을 취소하고 고심을 거듭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등판 여부에 따라 전대 판세와 흥행이 좌우될 것으로 예상된다. 당권 레이스가 '나경원 변수'로 출렁이고 있다. 

대통령실과 주류 세력인 친윤계는 이날 '나경원 때리기'를 이어갔다. 언론과의 통화에서 나온 대통령실 관계자들 발언은 수위가 한층 높아졌다. '부위원장직 해촉' 얘기에서 자진사퇴를 압박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윤 대통령은 이날 참모진 회의를 주재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런 만큼 대통령실의 냉랭한 기류는 '윤심'(윤 대통령 의중)을 반영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대체적이다. 

대통령실은 나 부위원장이 장관급 공직자를 맡은 지 석달도 되지 않아 당권을 노리는데 대해 불쾌감이 크다는 전언이다. "자기 정치를 위해 공직과 저출산 정책을 활용하고 있다"는 시각이다.

친윤계는 불출마를 촉구하며 보조를 맞췄다. 이들은 김기현 의원을 밀고 있다. '윤심'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적잖다.   

'신윤핵관' 초선 박수영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나 부위원장을 향해 "지지하는 현역 의원이 한명도 없는 분이 지금 지지율이 조금 높다고 대통령의 뜻에 반하는 행동을 하고 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친윤계 모임인 '국민공감' 간사를 맡고 있는 박 의원은 "(당대표 경선) 후보들 중 가장 안정적으로 당을 운영할 분은 김기현 전 원내대표"라고 주장했다.

일부 여권 인사도 가세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페이스북에서 나 부위원장을 겨냥해 "내용 없이 이미지만으로 정치하는 시대는 끝났다"며 "얕은 지식으로 얄팍한 생각으로 이미지만 내세워 그만큼 누렸으면 이제 그만해도 된다"고 쏘아붙였다.

당권주자들은 나 부위원장을 일제히 견제했다. 김 의원은 CBS라디오에서 "정부직 부위원장을 맡고 있으면서 당의 대표를 한다면 그것이 국민 정서에 바람직한 것이냐는 비판이 들어올 것"이라고 말했다.

윤상현 의원도 YTN라디오에서 "직을 던지고 나오면 무책임하다는 여론의 역풍이 불 것"이라고 지적했다. 안철수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나 부위원장에 대한 대통령실 대응이 전대 개입이라는 해석에 "그렇게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했다.

그러나 나 부위원장 출마를 요구하는 움직임도 일었다.

국민의힘 청년당원 100인 대표인 김우영 씨는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국민의힘 여론조사 당원지지율 압도적 1위인 후보의 출마를 저지하기 위한 인위적 정치공세가 있는가 하면, 대통령실이 직접 후보 교통정리를 한다는 등의 온갖 안 좋은 소식들이 계속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나경원 전 원내대표와 같이 당원들의 큰 지지를 받는 후보가 반드시 참여해 컨벤션효과를 일으키고 당원총의로 당대표를 선출해 총선까지 이어가야만 국민들의 관심과 지지를 얻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나 부위원장은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대통령실의 우려 표명에 대해 십분 이해한다"면서도 "실무적 차원에서 검토해볼 만한 가치가 있는 해외 사례라고 생각한다"고 뜻을 굽히지 않았다. 또 "정치권 일부 인사들이 이번 사안을 정략적으로 활용하는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고 반박했다.

나 부위원장은 정부직을 더 이상 수행하기 어려워 물러날 가능성이 점쳐진다. 하지만 출마는 포기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정치적으로 한단계 도약할 기회를 놓친다면 입지 축소를 자초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태경 의원은 "줄곧 1등인데, 이 기회를 놓친다면 정치적 판단 착오"라고 말한 바 있다. 윤 대통령과의 관계 악화가 부담이다. 여권 관계자는 "성장을 위한 도전이냐, 훗날을 위한 후퇴냐"며 "나 부위원장이 정말 어려운 선택의 기로에 처했다"고 말했다.

나 부위원장이 출마하면 김 의원과 '2파전'이 예상된다. 나 부위원장이 당권 도전을 공식화하면 대세를 잡을 수 있을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비윤계 표심이 결속하며 지지율이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김 의원 당선 여부는 불투명해진다. 김 의원이 당심에서 약진하고 있으나 나 부위원장과의 격차는 상당하다. 물론 나 부위원장이 '윤심'을 거슬러 당심 이탈이 불가피하다는 예측도 만만치 않다.

친윤계는 '김기현 당대표'를 통해 차기 총선 공천 지분을 최대한 챙기겠다는 구상이다. 이는 윤 대통령이 내심 원하는 친정체제를 강화하는 길이다. 나 부위원장에 대한 친윤계 공세는 거칠어질 것으로 보인다. 

나 부위원장이 포기하면 유승민 전 의원 선택이 주목된다. '비윤계 대표' 격인 유 전 의원은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다. 그도 등판하지 않으면 김 의원과 안 의원이 각축할 것으로 보인다. 김 의원 우세가 점쳐지며 전대 흥행이 떨어지는 그림이다. 

KPI뉴스 /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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