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욱 "천화동인 1호 이재명 측 지분 알고 있었다…겁나서 말 못해"

허범구 기자 / 2022-11-21 13:57:58
"김만배에게 李측 지분이라 들어"…재판 출석 증언
1208억 배당 천화동인1호, '그분' 등 실소유주 논란
"선거 있었고 정신 없어"…유동규 이어 폭로전 가세
"柳, '높은 분들께 드려야 한다'며 3억5천만원 받아가"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사건으로 구속됐다가 1년만인 21일 0시 석방된 남욱 변호사가 작심한 듯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향한 폭로전을 시작했다. 핵심 피의자인 김만배 씨 '입'을 빌어 이 대표 측의 '대장동 지분'을 기정사실화한 것이다.

가뜩이나 검찰의 전방위 수사로 최측근들이 잇달아 구속되면서 '사법 리스크'가 전면화한 이 대표로선 불리한 내용이다.

▲남욱 변호사가 2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대장동 개발 배임 혐의 관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뉴시스]

김 씨는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로, 관계사 '천화동인 1호' 소유주다. 남 변호사는 천화동인 4호 소유주다.

남 변호사는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이준철) 심리로 열린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2015년 2월부터 천화동인 1호 지분이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실 지분이라는 것을 김만배 씨에게서 들어 알고 있었다"고 밝혔다. 검찰 측이 증인신문에서 "사실대로 진술하지 못한 부분이 있는데 대략적으로 말해달라"고 주문한데 대한 진술이었다.

남 변호사는 검찰 측이 '지난해 조사 때 이재명 측 지분을 말하지 않은 이유가 있느냐'고 묻자 "당시에는 선거도 있었고 겁도 많고 입국하자마자 체포돼 조사받느라 정신이 없어 솔직하게 말을 못 했다"며 "죄송하다"고 답했다.

그는 지난달 28일에도 대장동 민간사업자 지분 중 상당 부분이 이 대표 측 소유라는 취지로 주장한 바 있다. "김씨가 2015년 '(천화동인 1호 지분과 관련해) 남욱은 25%, 김만배는 12.5%, 나머지는 이재명 성남시장 측'이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재판 과정에서 이 대표 측의 지분을 인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천화동인 1호는 대장동 개발사업을 위해 설립된 특수목적법인(SPC) '성남의뜰'의 보통주 지분(7%) 중 약 30%를 보유하며 전체 배당금 4040억 원 중 가장 많은 1208억 원을 챙겼다. 천화동인 1호는 표면적으로 지분 100%를 가진 김 씨 소유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실제 소유주가 누군지를 두고 의구심이 수그러들지 않았다.

'대장동 일당'은 그간 천화동인 1호 실소유주가 김 씨라는 입장이었다. 그러다 김 씨가 지난해 대장동 사건 수사 당시 녹취록에서 "천화동인 1호 지분의 절반은 '그분'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었다. '그분'이 이 대표를 뜻하는 것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되면서 천화동인 1호 실소유주 정체에 대한 관심이 증폭됐다.

지난해 대선 과정에서 천화동인 1호는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소유라는 취지의 대화 내용이 정영학 회계사 녹취록을 통해 공개되기도 했다. 이후 대장동 일당이 진술을 번복해 이 대표 측의 '숨은 몫'이 있다고 잇달아 '폭로'하고 있는 것이다.

김 씨는 여전히 천화동인 1호가 자기 것이라고 한다. 반면 남 변호사와 정 회계사는 김 씨가 이 대표측에 배당금 중 428억 원을 주기로 밀약했다고 진술했다. 천화동인 1호라는 '저수지'에 이 대표 측 몫이 담겨 있다는 얘기다. 이 대표 측은 유 전 본부장과 최근 구속된 민주당 정진상 대표실 정무조정실장,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이다. 유 전 본부장도 천화동인 1호에 자신 뿐 아니라 다른 두 사람 지분도 있다고 주장했다.

남 변호사는 이날 재판에서 2013년 유 전 본부장에게 전달한 3억5200만 원에 대해 "(유 전 본부장이) 본인이 쓸 돈이 아니고 높은 분들한테 드려야 하는 돈이라고 얘기했다"고 증언했다. '높은 분들'에 대해서는 "정진상과 김용으로 알고 있다"며 "그 이상은 모른다"고 말했다.

'유 씨가 정 실장, 김 부원장이라고 말했느냐'는 검찰 측 질문에는 "형님들, 형제들이라고 말했고 정 실장, 김 부원장이라는 건 내 추측"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이 금액 중 본인이 쓰겠다고 한 돈은 2000만 원이고 나머지는 '형들'한테 전달해야 한다고 했다"고 덧붙였다. 이 과정에서 유 전 본부장이 돈을 빨리 마련하라고 독촉했다고도 진술했다.

남 변호사는 3억5200만 원 중 9000만 원은 2013년 4월 한 일식집에서 건넸다고 했다. 당시 상황에 대해선 "(유 전 본부장이) 받자마자 바로 다른 방으로 가서 9000만원을 누구에게 전달하고 왔다"고 설명했다. 유 전 본부장이 돈이 든 쇼핑백을 가지고 나갔고 돌아올 땐 쇼핑백이 없었다고 했다.

그는 성남도시개발공사가 설립된 2013년 9월 12일 정 실장과 김 부원장, 유 전 본부장의 유흥주점 술값과 속칭 2차 비용 등 410만 원을 부담했다고 증언했다. 정 실장 등과의 술자리에 동석한 적은 없고 돈 계산만 했다고 한다. 남 변호사는 "그분들이 성남에서 가장 실세였기 때문에 비용을 지급하는 게 저희 사업에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했다"고 했다.

남 변호사는 또 2012년 4월 기자 출신 배모 씨에게 2억 원을 받아 김 씨에게 건넸다며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의원의 보좌관에게 현금을 전달하자고 얘기가 나왔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대장동을 민간개발로 추진하게 해달라고 이 대표를 설득하기 위해 김 의원 측에 돈을 전달했다는 취지다. 김 의원 측 보좌관은 김씨와 성균관대 동문이다.

남 변호사는 "(돈이 실제로 전달됐는지) 확인한 적은 없다"고 했다. 김 의원 측도 "허위 사실"이라고 반박했다.

KPI뉴스 /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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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범구 / 정치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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