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돈 속의 美 IRA…개정 가능성도 안개 속으로

김윤경 IT전문기자 / 2022-11-11 16:27:26
美 중간선거, 상하원 양분 가능성 유력
바이든 대통령은 IRA 개정 반대 입장 공식화
개정 작업 험로 예고…EU·일본 IRA 비판 입장 표명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이 또다시 예측불허의 상황으로 진입했다.

중간선거 이후 미 상원과 하원이 IRA를 홍보해 온 민주당과 무력화법안 입법 및 개정을 추진해 온 공화당으로 양분될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여기에 조 바이든 대통령이 '거부권'을 거론, IRA 개정에는 험로가 예고되고 있다.

CNN과 뉴욕타임스 등 외신에 따르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IRA에 대해 "바꾸지 않겠다"면서 "내게는 거부권(veto)을 행사할 수 있는 펜이 있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진행한 중간선거 관련 연설에서 "인플레이션을 악화시킬 공화당의 어떤 제안도 지지하지 않을 것"이라고 못박았다.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중간선거 관련 연설을 하고 있다. [백악관 유튜브 캡처]

IRA는 최대 7500달러의 세액공제 조건을 북미에서 최종 조립한 전기차로 제한하고 배터리에 포함된 핵심 광물도 일정 비율 이상을 미국이나 미국과 FTA를 체결한 나라에서 조달하도록 의무화한다.

현대자동차를 비롯, 완제품 조립을 한국에서 하는 자동차 기업들로서는 큰 타격이 불가피하다. 배터리 기업들도 현지 재료 조달이 다급한 과제가 됐다.

미 상하원 양분 가능성…IRA 개정도 험로 예고

우리 정부와 기업들은 미 재무부에 다수의 규제 완화 조건을 건의하며 IRA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정부와 기업들은 지난 4일 마감한 IRA 하부규정 관련 의견으로 최종 조립지 기준 수혜 대상을 북미산에서 FTA 체결국으로 확대하고 세제 혜택 대상 상업용 전기차의 범위도 법인용과 공유서비스 차량으로 확대해 줄 것을 요청했다.

오는 2025년 현대자동차의 조지아 전기차 공장이 완공되는 점을 감안, 전기차의 최종 조립지 관련 규정도 3년간 유예하는 방안도 제안했다.

10일(현지시간) 현재 개표가 진행 중인 미국의 중간 선거는 공화당이 하원의 다수를 차지할 가능성이 유력하지만 민주당의 상원 과반 가능성도 커지는 상황이다.

불과 며칠 전만 해도 상원과 하원 모두에서 공화당의 우세가 점쳐졌지만 민주당의 선전이 이어지며 미 의회는 상원은 민주, 하원은 공화가 장악하는 양분 가능성이 유력해지고 있다.

미 의회 권력이 양분돼 공화당이 큰 힘을 발휘하지 못하면 한국 정부와 자동차 업계가 추진 중인 IRA 개정도 쉽지는 않을 전망이다.

바이든 대통령이 IRA 개정 불가 입장을 고수할 경우 우리 정부와 기업의 노력도 안개 속으로 진입한다. IRA의 수정 입법이 험난해질 가능성이 높다.

EU·일본까지 IRA에 비판적 의견 표출

IRA를 바라보는 세계 각국의 시선은 다소 비판적이다. 우려스럽다는 의견이 많다. 지난 4일 마무리된 미국 재무부의 1차 의견수렴에도 많은 국가와 기업·협회들이 참여하며 높은 관심을 보였다. 

11일 산업통상자원부(산업부)가 미 재무부 의견수렴 사이트를 조사 분석한 바에 따르면 친환경차 세액공제 관련 공지(notice 46)에 830건을 포함, 총 3795건의 의견이 제출됐다.

한국과 유럽연합(EU), 일본, 캐나다, 호주, 노르웨이, 브라질 등 7개 국가와  국내외 자동차·배터리·소재 등 여러 업체·협회 등도 입장을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EU와 일본을 비롯, 각국 행정부는 IRA의 차별적인 조치에 대한 우려를 표하며 개선을 촉구하고 있다.

일본은 동맹국 생산 전기차·배터리가 북미 국가의 전기차·배터리보다 불리한 대우를 받지 않도록 최종 조립 요건 및 배터리 관련 요건을 완화해 줄 것을 제안했다.

EU도 친환경차 세액공제를 비롯, IRA 전반의 차별적 조치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일부 내용에 대해서는 WTO(세계무역기구) 규정에 위반될 수 있다는 점도 공식화했다.

우리 정부는 세계 각국의 의견들도 추가 분석해 미국 행정부와의 실무협의를 이어가며 법 내용의 개선을 지속적으로 요청할 계획이다.

韓 정부와 기업들, 자동차 이어 에너지 대책 논의

산업부는 이날 오후에도 에너지 기업 대표들과 만나 IRA 대응을 위한 논의를 이어갔다.

미 재무부는 지난 3일 IRA 에너지 분야 세제 혜택 하위규정(guidance) 마련을 위해 이달 4일부터 내달 3일까지 2차 의견수렴 절차 진행을 공고했다.

1차가 친환경차와 청정시설 투자 및 청정생산·제조 분야였다면 2차는 청정수소 및 청정연료 생산과 탄소포집, 상업용 친환경차와 대체연료 충전시설에 대한 의견을 모은다.

KPI뉴스 / 김윤경 기자 yoon@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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