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조 요구서 9일 제출"…대여 압박 수위 높이는 민주당

조채원 / 2022-11-08 16:53:48
野 박홍근 "정의당 등과 힘 모아 진상 규명할 것"
與 주호영 "정쟁 안 돼…수사 결과 우선 지켜봐야"
전문가들 "與, 끝까지 국조 거부하긴 어려울 것"
더불어민주당은 8일 '이태원 참사' 관련 국정조사 요구서를 제출하겠다며 대여 압박 수위를 높였다.

수사 결과와 상관없이 한덕수 국무총리,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윤희근 경찰청장, 오세훈 서울시장, 박희영 용산구청장 등을 국정조사 대상으로 소환해 정치적·도의적 책임을 묻겠다는 것이다.

▲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오른쪽)가 8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민주당은 정의당 등과 공조해 '범야권 연대'로 국정조사를 밀어붙일 방침이다. 정치권에서는 참사 전후 부실 대처에 대한 정부 책임론이 대두되는 만큼 야권의 국정조사 요구에 힘이 실릴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국민의힘이 끝까지 진실로 가는 길을 거부한다면 정의당, 무소속 의원과 힘을 모아 국민이 명령한 국정조사 요구서를 내일(9일) 제출해 진상과 책임을 반드시 규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법당국 수사와 재판 결과 나오기 전에 재난을 예방해야 하는 정부 관계자들에게 정치적·도의적 책임을 먼저 묻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라면서다.

정의당 이은주 원내대표도 의원총회에서 "국정조사로 정부 책임과 국민적 의혹을 명명백백하게 규명해 낼 것"이라며 여당에 국정조사 수용을 촉구했다.

'국정감사 및 조사에 관한 법률'을 보면, 국회는 재적의원 4분의 1 이상 요구가 있으면 특위 또는 상임위가 국정조사를 할 수 있다. 민주당은 오는 10일 국회 본회의에 국정조사 요구서를 보고하고 24일 본회의에서 조사계획서 채택을 이끌어내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오영환 원내대변인은 회의 후 기자들에게 국정조사 협상 진행 상황에 대해 "많은 국민의 희생된 안타까운 참사에 여당도 진상규명에 협조할 것을 기대한다"며 "수시로 소통이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민의힘은 "국정조사가 수사를 방해하거나 정쟁으로 흘러가서는 안 된다"며 사건 수습과 진상 파악이 우선이라는 입장이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국정조사는 강제성이라는 요건을 충족시키지 못하고 수사 지연과 증거 유실 우려가 있다", "특검은 신속성이라는 우려를 충족시키지 못한다"고 반박했다. "국정조사와 특검은 국회 논의가 필요하고 법적 절차를 거쳐야 해 원인 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오히려 지연시킬 수 있다"고 지적하면서다. 주 원내대표는 "수사 결과가 미진하다면 국정조사, 특검을 마다하지 않고 오히려 우리가 앞장서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치전문가들은 여당이 국정조사를 끝까지 거부하긴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참사 전후 정부 관계기관의 부실 대처에 대한 국민적 공분이 들끓는 상황에서 국민의힘이 국정조사를 끝내 반대한다면 진상규명에 소극적이란 비판에 직면할 수 있다. 이동수 청년정치크루 대표는 UPI뉴스와의 통화에서 "정부가 정책 결정권자에 책임을 묻기보다는 소방서장이나 경찰청장·서장 선에서 꼬리 자르기를 시도하는 것 같다"며 "국정조사가 필요하다는 여론을 자극하는 요소 중 하나"라고 말했다.

김두수 시대정신연구소 대표는 통화에서 "국정조사는 강제성이 없는 만큼 관계자 처벌 목적이기보다는 참사 원인에 대한 총체적인 시스템을 점검하는 취지가 강하다"며 "사건 재발 방지를 위해서는 국정조사가 불가피하다는 여론이 높아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김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 국정조사 요구와 달리 이 사안은 정쟁적 요소가 적어 국회의장으로서도 반대하거나 거부할 명분이 없다"며 "여당의 반대는 협상 과정에서 조금이라도 유리한 지위를 확보하기 위한 시간끌기용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내년도 예산안을 둘러싼 여야 갈등이 심화하는 상황을 감안하면 국정조사가 취지와 달리 결국엔 정쟁으로 비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이 대표는 "야권의 국정조사 요구가 진정성이 있으려면 참사 재발방지를 위한 제도 정비·인식 개선 방안 제시가 뒷받침돼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참사를 정치공세에 이용한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KPI뉴스 / 조채원 기자 ccw@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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