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산개 파양' 文·尹정권 이틀째 으르렁…"개판" vs "견사구팽"

허범구 기자 / 2022-11-08 15:47:44
與 정진석, 후배 글 인용해 文 직격 "개들 버리지 말라"
홍준표 "김정은에 북송해라"…조은희는 "견사구팽"
野 탁현민 "실로 개판…사달 원인은 尹대통령 허언"
정청래 "시행령 안고쳐서"…김대기 "반대이유 없어"
문재인 전 대통령이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으로부터 선물받아 4년 간 키우던 풍산개를 파양하기로 한데 대해 전·현 정권 인사들이 이틀째 설전을 벌이며 충돌했다. 외신도 관련 내용을 보도하며 관심을 보였다.

여권에선 8일 '거물'들이 나서 문 전 대통령을 직격했다. 국민의힘 정진석 비대위원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강아지 두 마리를 키우는 후배의 글을 게시하며 감정선을 건드렸다. 이 후배는 글에서 "어린아이나 반려견이나 정든 집에서 쫓겨나면 '트라우마'가 평생 간다고 한다"고 우려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 재임 시절인 2018년 10월 2일 청와대 관저에서 '2018 남북정상회담 평양' 북측 선물 풍산개 암컷 '곰이'를 어루만지고 있다. [뉴시스]

그는 "문 전 대통령이 세 마리 강아지들에게 하루 두세끼 밥을 주고 똥오줌을 치워주는 일을 하지 않았다는 생각이 든다"며 "그랬다면 정든 강아지를 낯선 곳으로 쫓아버리는 일은 아무리 화가 나도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 위원장은 "문 전대통령은 개들을 버리지 마십시오"라고 주문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페이스북을 통해 "김정은에 선물받은 풍산개 세 마리가 이젠 쓸모가 없어졌나 보네요"라며 "그러지 말고 북송시켜 김정은에게 보내라"라고 쏘아붙였다.

홍 시장은 "김정은 보듯 애지중지하더니 사료 값 등 나라가 관리비 안 준다고 이젠 못 키우겠다고 반납하려고 하는 것을 보니, 개 세 마리도 건사 못하면서 어떻게 대한민국을 5년이나 통치했는지"라고 비꼬았다. 

그러자 탁현민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은 페이스북에 "이 사달의 원인은 윤석열 대통령의 허언이거나 윤석열 정부의 못 지킨 약속"이라며 "실로 개판"이라고 적었다. 탁 전 비서관은 "풍산개들은 문 전 대통령 소유가 아니다. '위탁'받아 관리하고 있던 것"이라며 "윤 대통령은 문 전 대통령께 풍산개를 '맡아 키워 달라'고 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새 대통령이 부탁하고 그 약속을 바탕으로 합법적인 근거를 관련 부처가 만들겠다니 위탁을 승낙한 것"이라며 "윤 대통령과 윤 정부는 이 간단하고 분명했던 약속을 아직까지 지키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대통령실이 관련부처에 풍산개 사육·관리 예산과 관련해 신중 검토 의견을 전달했다'는 보도를 인용하며 "대통령실이든 행안부든, 풍산개들을 문 전 대통령에게 위탁하기 싫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도 했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최고위원도 거들었다. 정 최고위원은 KBS라디오에서 풍산개가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으로부터 받은 선물이기에 "국가에 반납, 대통령 기록관실에 가야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살아있는) 풍산개를 기록관실에 보낼 수 없어 위탁을 받아 (길러야 하는데) 문재인 대통령은 기관이 아니라 개인으로 (법상) 위탁 기관이 안 되기에 시행령을 바꿔서 키우려 했지만 시행령이 고쳐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대통령실에 대한 국회 운영위 국정감사에서도 '풍산개 파양'이 도마에 올랐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파상공세를 벌였다.

조은희 의원은 "전 국가적으로 국민적으로 슬픔과 고통이 큰 시점에서 전직 대통령의 풍산개 양육비 242만 원 혈세 지원 논란이 한심하고 황당하다"고 개탄했다. 이어 대통령실 김대기 비서실장을 향해 "대통령실이 시행령 개정을 반대했나"라고 물었다. 김대기 실장은 "(문 전 대통령에) 위탁하는 거야 뭐 반대할 이유가 없지 않나"라고 답했다.

조 의원은 "일각에서는 북측에서 선물받은 풍산개 이미지를 활용하고 난 다음 토사구팽이 아닌 '견사구팽'(犬死狗烹)한 것 아닌가라는 지적도 있다"고 비꼬았다.

서일준 의원은 "대통령 연금 1400만 원 정도를 받으면서 돈이 없다고 정말 가족 같은 반려견을 도로 가져가라는 게 인간적으로 가능한 일인가"라며 "비정함을 넘어서 국민들이 인간적으로 너무 실망했다는 점을 분명히 느꼈으면 한다"고 말했다. 윤두현 의원도 "BBC, 로이터, NBC, CBS 등 다 들어보면 알만한 외신에서도 뉴스로 풍산개를 반납하려 한다는 내용을 냈다"며 "해외에서 어떻게 생각할까 생각해보면 문 전 대통령의 망신일 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자체도 망신"이라고 꼬집었다.

영국 BBC는 문 전 대통령이 김 위원장으로부터 선물 받은 풍산개 양육을 포기했다고 보도했다. BBC는 문 전대통령의 이 같은 결정은 개를 돌보는 데 드는 비용을 누가 부담할 것인지에 대해 현 정부와 전 정부 간의 이견 때문이라고 전했다.

KPI뉴스 /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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