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北, 핵공격시 정권 종말…美 전략자산, 적시·조율 전개"

김당 / 2022-11-04 12:23:45
한미 SCM 공동성명에 '김정은 정권 종말' 문구 첫 명시…北 반발할 듯
北 핵사용 가정 확장억제 운용수단 연습 정례화…전술핵 재배치는 안해
"전략자산 전개 빈도와 강도 증가"…한반도 군사적 긴장 '강대강 대치'
한미 국방장관은 "만약 북한이 핵을 사용한다면 동맹의 압도적이고 결정적인 대응으로 김정은 정권이 종말을 맞게 될 것임을 확인했다"며 북한에 대해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발신했다. 이번에는 '말'이 아니라 한국과 미국 국방부가 3일(현지시간) 제54차 한미안보협의회(SCM)에서 내놓은 공동성명이라는 사실상의 '외교문서'를 통해서다.

▲ 이종섭 국방부 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이 3일(현지시간) 제54차 한미안보협의회(SCM)를 가진 뒤에 미 국방부 청사에서 공동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한미 국방장관은 "만약 북한이 핵을 사용한다면 김정은 정권이 종말을 맞게 될 것임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미 국방부 동영상 캡처]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이 북한이 핵·미사일로 미국과 동맹국을 공격하면 김정은 정권은 종말을 맞이할 것이라고 경고한 적은 있지만, 사실상 '외교문서'에 준하는 SCM 공동성명에 '김정은 정권의 종말' 표현이 등장한 것은 처음이다.

이종섭 국방부 장관은 이날 미 국방부 청사에서 오스틴 장관과 SCM을 가진 직후 공동기자회견에서 "저와 오스틴 장관은 북한의 전술핵 등 어떠한 핵 공격도 절대 용납할 수 없으며, 만약 북한이 핵을 사용한다면 김정은 정권이 종말을 맞게 될 것임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는 북한에 대한 강력한 경고"라고 거듭 강조했다.

공동성명은 양국 국방부 장관의 의견일치 내용이나 각각의 발언을 담고 있는데 '김정은 정권 종말'이란 표현도 미국 국방부 장관이 직접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표현은 지난달 27일(현지시간) 발표한 '2022 핵태세보고서(2022 NPR)'에도 들어갔다.

이 보고서는 "(북한의) 김(정은)정권이 핵무기를 사용하고 살아남을 수는 있는 시나리오는 없다"며 "북한이 미국이나 동맹국, 파트너에게 핵 공격을 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으며 '정권의 종말(the end of regime)'로 귀결될 것"이라고 적시했다.

미국은 '2022 NPR'에서 북한은 단거리 핵무기를 이용하여 동아시아에 전략공격을 감행할 수도 있음을 경고하면서 미국의 핵무기가 전략공격 억제에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할 것임을 강조했다.

북한을 9번이나 언급한 '2022 NPR'에 이어 SCM에도 '김 정권의 종말' 문구가 들어갔다는 것은 그만큼 북한 핵 위협을 심각하게 보고 있다는 방증이다.

▲ 이종섭 국방장관과 로이드 J. 오스틴 미 국방장관이 11월 3일 워싱턴 DC의 한국전쟁기념관에서 기념식에 참석해 양국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 [미 국방부 제공]

다만 양국 정부는 전술핵의 한반도 재배치를 고려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SCM 직후 공동기자회견에서 이종석 장관은 미 전술핵의 한반도 재배치에 대한 질문에 "정부의 한반도 비핵화 정책에는 변함이 없다"면서 "정부는 전술핵의 (한반도) 재배치를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 대신에 양국 장관은 확장억제 실효성 제고를 위해 능력과 정보공유, 협의절차, 공동기획과 실행 등을 더욱 강화하겠다는 내용을 공동성명에 명시했다. 미측이 확장억제의 신뢰성을 보장함으로써 그 실효성에 대한 한국의 우려를 해소하고 전술핵 배치 요구 등을 감소시킨 셈이다.

오스틴 장관은 '한미 양국이 SCM의 확장억제를 논하고 있는 와중에도 북한은 미사일과 포탄을 발사했다'며 확장억제의 실효성에 의문이 있다는 한국 기자의 질문에, "(확장억제는) 아무도 한국을 공격하지 못하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우리의 약속은 굳건하다"며 "북한이 한국과 미국 본토에 핵 장치를 사용하는 것을 효과적으로 저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양국 장관은 필요에 따라 미국의 전략자산을 적시적이고 조율된 방식으로 전개하고, 억제력 강화를 위한 새로운 조치들을 찾기로 했다. 이를 위해 한미 맞춤형억제전략(TDS) 개정을 통해 북한 핵·미사일 위협을 효과적으로 억제하기 위한 기본틀을 구비하며, 전략폭격기와 핵 추진 잠수함, 미사일 방어전력 등 핵 투발 수단들이 참여한 확장억제운용수단연습(TTX)을 정례화기로 했다.

이 장관은 구체적으로 "북한의 모든 가능한 핵 사용 시나리오에 대한 대응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TDS 개정의 진척상황에 주목해 2023년 SCM까지 TDS 개정을 완료하기 위해 노력하고, 북핵 활용 시나리오에 따라 매년 억제전략위원회 TTX를 실시해 대응방안을 마련할 것을 약속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국방부는 "확장억제 운용 수단의 협의 절차와 공동기획 등의 매뉴얼을 만들도록 미측과 협의해 나갈 것"이라고 했는데, 이 연습을 통해 확장억제 운용 수단의 협의 절차와 공동기획 등의 매뉴얼이 만들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 장관은 또 "오스틴 장관은 한반도 안팎에서 전략적 자산 배치의 빈도와 강도를 높여 미국의 전략 자산을 상시 배치에 해당하는 수준으로 배치함으로써 북한의 어떠한 도발에도 효과적으로 대응할 것을 약속했다"고 밝혔다.

이어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한미일 안보협력을 지속적으로 진전시켜 3국의 수석급 정책협의, 정보공유, 훈련, 인사교류를 활성화하기로 했다"면서 "지난 몇 년간 중단되었던 3국 국방차관보(ASD) 차원의 정책 협의체인 3국 국방회담(Defense Trilateral Talks)를 내년 초 재개하기로 약속했다"고 밝혔다.

이 장관은 "특히 오스틴 장관은 한국 정부가 현재 개발 중인 '인도-태평양 전략 프레임워크'에 많은 관심을 표명했다"면서 확장억제 차원에서 인도-태평양 지역의 동맹국들과 능력 개발, 작전, 훈련 등의 분야에서 적극 협조해 나갈 것임을 밝혔다.

이어 "대한민국은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글로벌 중추국가로서 세계 안보 도전을 극복하기 위해 우리 나라의 유일한 동맹국인 미국과 더욱 긴밀하게 협력해 글로벌 안보 과제를 극복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 미 육군 CH-47 치누크 헬리콥터가 지난 9월 26일 한국 해안에서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호에 상륙하기 위해 진입하고 있다. 훈련은 상호운용성을 강화하기 위해 해상 대응 특수 작전 훈련과 함께 실시되었다. [미 국방부 제공]

공동성명은 "오스틴 장관은 한반도와 그 주변에 대한 미국 전략자산의 순환배치를 확대한다는 양국 대통령의 공약에 따라 미국 전략자산의 전개 빈도 및 강도가 증가한 것은 한국 방위에 대한 미국의 공약을 보여주는 가시적인 증거"라고 명시해, 앞으로 미국 전략자산이 한반도에 출동하는 빈도가 더 늘어날 것임을 시사했다.

이에 따라 미국이 확장억제 차원에서 인도-태평양 지역의 동맹국들과 능력 개발, 작전, 훈련 등의 분야에서 적극 협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한국과 인도-태평양 지역 동맹국들에게 확장억제 차원에서 나토(NATO)의 핵공유 수준까지는 아니라 하더라도 이전보다 강화된 억제체계를 구축할 수 있는 기회이다.

하지만 확장억제를 매개로 미국과 인도-태평양 동맹국과 파트너들이 결속할수록 중국과 북한의 반발은 더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당장 한미 공군이 연합공중훈련 '비질런트 스톰'을 연장하기로 한 것에 강력 반발해 "돌이킬 수 없는 엄청난 실수를 저질렀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라고 비난한 뒤에 곧바로 동해상으로 단거리탄도미사일 3발을 발사했다.

이에 따라 당분간 북한의 반발성 무력 시위가 뒤따를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한반도 군사적 긴장도는 '강대강 대치'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KPI뉴스 / 김당 대기자 dangk@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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