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윤희근 즉시 경질, 이상민은 자진사퇴"
경찰 작성 '정책 참고자료'도 언급…"사실상 사찰"
野, 尹겨냥 "국가이유, 책임자 책임지게 만드는 것" '이태원 핼러윈 압사 참사' 관련 경찰의 초동 대응이 미흡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정부 책임론'이 커지고 있다.
국민의힘은 "국가애도기간 후 책임자 추궁"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지만 곤혹스러운 눈치다. 더불어민주당은 "책임져야 하는 사람들을 제대로 책임지게 하는 것이 국가 존재의 이유"라며 윤석열 대통령 결단을 촉구했다.
국민의힘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은 2일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에서 "(이태원 참사) 발생 4시간 전 이미 사고 현장에서 압사를 우려하며 경찰의 현장통제를 요청하는 112 신고가 있었다"며 "사고 전까지는 12차례 급박한 구조 신호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몹시 당혹스럽고 유감스럽다. 국민께 너무나도 죄송한 마음"이라며 고개를 숙였다.
앞서 경찰은 참사 직전인 지난달 29일 오후 6시 34분 첫 112 신고를 포함해 이태원 일대에서 접수된 신고 녹취록을 전날 공개했다. 해당 녹취록을 보면 압사 발생 4시간 전부터 "압사당할 것 같다", "심각하다", "큰일 날 것 같다"는 신고가 다수 있었다.
정 위원장은 "4번이나 현장에 출동했던 경찰이 현장 판단을 왜 잘못했는지 원인은 반드시 밝혀져야 한다"며 "온당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오는 5일까지인) 국가애도기간이 끝나는 즉시 여야, 정부, 전문가가 참여하는 '이태원 사고 조사 특별위원회'를 구성할 것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또 "이와 별도로 애도기간 직후 당내 특위를 구성하겠다"고 예고했다.
정 위원장은 "지금 필요한 건 속도가 아니라 정확한 방향"이라며 "책임자 문책은 사고 원인을 정확하게 규명한 뒤 그것에 근거해 진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당장 책임 주체가 누군지 밝혀 조치를 취하기보다 진상규명이 완료될 때까지 기다리자는 것이다.
주호영 원내대표도 "지금은 애도기간이고 사건 수습과 유족 보호, 위로가 급선무다. 그 기간이 지나면 철저한 원인 규명과 그에 상응하는 책임추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보조를 맞췄다.
정 위원장은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야당에서 유족들을 위해서라도 지금부터 진상규명을 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는 질문에 "진상규명 작업은 착착 진행되고 있다"고 답했다. 그러나 정부 책임론,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윤희근 경찰청장 거취와 관련한 질문엔 침묵했다.
여당 관계자들은 지도부가 '선수습 후조치' 입장을 고수하는 건 '사고 수습'에 대한 차질을 우려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한 관계자는 UPI뉴스와의 통화에서 "다 책임져야 한다"라면서도 "지금 만약 이 장관이나 윤 청장이 그만둔다고 하면 수습을 누가할 수 있나"라고 되물었다.
그러나 차기 당권 주자인 안철수 의원은 이날 오후 페이스북을 통해 "윤 청장을 즉시 경질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112 신고 녹취록을 보면 조금도 변명할 여지가 없다. 본인 스스로도 미흡했다고 인정했다"면서다. 이 장관을 향해선 "사고 수습 후 자진 사퇴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안 의원은 이어 경찰이 참사 후 내부 문건으로 만든 '정책 참고자료'를 언급하며 "더 충격적인 사실은 위장된 정치 문건을 만든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사실상 사찰로 볼 수도 있는 일"이라고도 했다.
그는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 은폐로 당시 해경청장이 구속됐다"며 "이번 사고 대응 과정도 언젠가는 다 드러날 것이다. 즉시 (윤 청장을) 경질하지 않으면 공직자들에게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민주당은 "사고 수습과 진상 규명을 참사 책임자들에게 맡길 수 없다"며 정부를 압박했다.
이재명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책임을 덜기 위해 사건을 축소, 은폐 조작하는 것은 결코 용서받을 수 없다"며 "정부 고위 책임자들의 태도는 책임지는 자세가 아니다"라고 날을 세웠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경찰이 112 신고 11건을 공개했지만 참사 당일 저녁 8시부터 4시간 동안 이태원 일대에서 경찰에 접수된 신고는 79건이나 됐다는 보도가 나왔다"며 "시민 SOS를 모른채 하고 뒤에서는 (시민단체 등) 사찰까지 나섰다"고 비판했다.
한 관계자는 통화에서 "참사 책임자에게 책임을 물으면 사고 수습을 못하나. 책임자들을 파면해야 한다"며 "진상규명이 완료되면 그때는 역할에 따라 구체적 책임을 지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진상 조사' 가능성도 열어뒀다. 박성준 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112 신고 녹취록 등 새로운 사실이 드러나고 있다"며 "전면적인 진상 조사가 필요하다"고 했다.
정 위원장이 제안한 특위에 대해선 "정식으로 받은 게 없어 추후 논의될 것"이라고 유보적 입장을 보였다.
한 취재진이 '이 장관 해임건의안을 제출할 생각인가'라고 묻자 박 대변인은 "이미 이 장관은 파면 대상이 되고 있다고 판단하다"며 "해임건의안이 아니라 파면 대상"이라고 했다.
KPI뉴스 / 장은현 기자 eh@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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