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대통령 부부, 희생자 조문…정부 "장례비 1500만원 지원"

허범구 기자 / 2022-10-31 14:00:58
침통한 표정, 20초 묵념…별도 발언 없이 2분 조문
尹동선 공개·수습 만전…부정 여론 가능성 차단
리얼미터…尹 지지율 35.7%, 넉달만에 30%대 중반
대통령실, '예고된 참사' 지적에 "정치 악용 말길"
윤석열 대통령은 31일 '이태원 핼러윈 참사'로 숨진 희생자 합동분향소를 찾아 조문했다.

윤 대통령은 부인 김건희 여사와 함께 이날 오전 서울광장 서울도서관 정문 앞에 설치된 '이태원 사고 사망자 합동분향소'를 방문해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합동분향소가 공식 운영되기 직전인 오전 9시27분쯤이었다. 가장 먼저 조문한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31일 서울광장에 마련된 이태원 사고 사망자 합동분향소를 찾아 헌화하며 조문하고 있다. [뉴시스]

검정 정장과 넥타이를 착용한 윤 대통령과 흰색 셔츠 위에 검정 원피스와 재킷을 입은 김 여사는 합동분향소 앞에서 흰 국화를 한 송이씩 받아든 뒤 분향소 내부로 향했다.

침통한 표정의 尹 대통령 부부는 헌화하고 20초 가량 묵념한 다음 자리를 떴다. 윤 대통령은 조문이 진행되는 2분 동안 별다른 발언을 하지 않았다. 유가족과의 만남도 없었다. 합동분향소에는 윤 대통령 명의 근조 화환이 놓였다.

조문에는 김대기 비서실장, 김성한 국가안보실장과 이관섭 국정기획·이진복 정무·최상목 경제·안상훈 사회·김은혜 홍보수석 등 참모진이 동행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조문 외 공개 일정을 잡지 않고 내부 회의를 통해 참사 수습에 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고로 박근혜 정부 시절인 지난 2014년 304명이 숨진 세월호 참사 이후 최대 규모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

박근혜 정부는 세월호 수습 과정에서 허점을 보이며 민심을 자극해 큰 어려움을 겪었다. 윤석열 정부도 사고 수습에 만전을 기하지 않으면 부정적 여론을 자초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윤 대통령이 참사가 발생한 지난 29일 밤부터 이날까지 밤샘도 하며 사고 수습을 진두지휘하는 이유다. 대통령실은 11월 5일까지 국가 애도 기간을 선포하는 대국민 담화를 발표하는 등 윤 대통령의 동선과 메시지를 거의 실시간으로 공개하고 있다. 박근혜 정부때와 같은 과오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윤 대통령으로선 최근 지지율이 오름세인 만큼 이번 참사 대응이 분수령이 될 수 있다. 무난히 사고를 수습하며 국가 애도 기간을 보낸다면 전화위복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번과 같은 참사 때는 국가 지도자의 리더십을 국민이 재평가한다는 분석이 있다. 

리얼미터가 이날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윤 대통령 국정 수행에 대한 긍정 평가(지지율)는 35.7%를 기록했다. 지난주(17~21일) 조사와 비교해 2.8%포인트(p) 올랐다. 리얼미터측은 "주간 단위 기준으로 윤석열 정부 출범 후 가장 큰 상승 폭"이라고 했다.

7월 1주차(37.0%) 이후 20%대 후반부터 30%대 초중반을 오가던 윤 대통령 지지율이 넉 달 만에 30%대 중반을 넘어섰다. 긍정 평가는 서울(6.7%p↑), 대구·경북(6.0%p↑), 70대 이상(7.9%p↑) 중도층(3.9%p↑) 등에서 상승했다. 부정 평가는 전주 대비 2.7%p 내려 61.7%로 집계됐다.

이번 조사는 미디어트리뷴 의뢰로 지난 24∼28일 전국 성인 2521명 대상으로 실시됐다. 오차범위는 95% 신뢰수준에서 ±2.0%p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대통령실은 24시간 전원 비상 대응 태세를 이어가며 사고 수습과 후속 대응에 주력했다. 경찰과 지방자치단체 등 당국의 부실한 안전관리가 피해를 키웠다는 일각의 지적에는 "수습이 우선"이라는 입장을 보였다.

대통령실은 이번 참사가 우발적이었음을 강조하며 책임론보다는 후속지원에 집중하자는 분위기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비극적 재난을 정치적으로 악용하는 것은 국가적 해악"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이 대국민담화에서 국정의 최우선 순위를 사고 수습에 두겠다고 약속한데 따라 정부의 후속 조치가 발표됐다.

김성호 행안부 재난안전관리본부장은 브리핑에서 사고 피해 지원과 관련해 "사망자 장례비는 최대 1500만 원까지 지급하고 이송 비용도 지원한다"라며 "유가족과 지자체 전담 공무원 간 일대일 매칭도 모두 완료했고 31개 장례식장에도 공무원을 파견해 원활한 장례를 지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부상자에 대해서는 "건강보험재정으로 실 치료비를 우선 대납하고 중상자는 전담 공무원을 일대일 매칭하여 집중 관리토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 본부장은 "유가족, 부상자 등에 대해서는 구호금과 함께 세금, 통신 요금 등을 감면하거나 납부를 유예했다"고 설명했다.

특별재난지역 지정으로 지급되는 구호금은 행안부가 매년 고시하는 '사회재난 생활안정지원 항목별 단가'에 따라 사망·실종자의 경우 1인당 2000만 원이다. 부상자의 경우 장해등급 1~7급은 1000만 원, 8~14급은 500만 원이다.

특별재난지역 선포에 따른 지원은 외국인도 동일하게 받을 수 있다. 이번 사고의 외국인 사망자는 26명이다.

KPI뉴스 /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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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범구 / 정치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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