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원들, 힘들 때 당 지킨 제 진심 기억하고 있어"
"우리당 지지하는 사람에 한해 여론조사 해야해"
"저출생 해결위해 사회인식 바꿔야…등록혼도 고려"
野 이재명 향해 "건강한 정치 위해 내려와야 할 때"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 나경원 부위원장은 24일 차기 당대표 적합도 조사 결과 국민의힘 지지층에서 자신이 선두를 달리는데 대해 "당원들이 제 진심을 기억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나 부위원장은 "여당은 윤석열 정부를 제대로 뒷받침해야 한다"며 "대한민국이 잘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늘 고민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당심 우위'를 자신하는 태도에선 당권 도전 의지가 엿보였다. 하지만 결심 여부를 놓고선 여전히 답을 미루며 조심스런 입장을 보였다.
나 부위원장은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 내 저출산고령사회위 사무실에서 UPI뉴스와 만나 정국 현안에 대한 의견을 밝혔다. 지난 14일, 20일 각각 위촉장, 임명장을 받은 저출산고령사회위 부위원장, 기후환경대사로서 소임에 대한 비전도 제시했다.
대담=허범구 정치에디터
ㅡ 부위원장에 위촉된지 열흘이 됐다. 새 업무는 어떤가.
"정말 어깨가 무겁다. 비상근인데도 매일 출근해 업무를 파악하고 있다. 대통령께서 위촉장을 주며 '대통령 직속 기구이고 대통령이 위원장이지 않나. 집행기구처럼 일을 해라'라고 당부했다. 엄청난 힘을 실어준 거다. 호랑이의 힘을 빌리는 각오로 대통령의 힘을 빌려 우리나라의 저출생 문제, 고령사회에 대한 대응을 새롭게 하려고 한다."
ㅡ 저출생 문제의 대응을 새롭게 한다고 했는데 제1목표가 있다면.
"2005년 이후 저출산 관련 예산을 많이 투입했다. 그러나 푼돈 나눠주기식, 포퓰리즘 식으로 쓰인 부분이 많다. 확실하게 체감할 수 있는 예산을 편성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동시에 사회 문화의 전환이 필요하다. 여성들에게 '아기를 낳아라'라는 식으로 접근해선 안 된다. 단순히 애국심을 얘기해서도 안 된다. 2030세대는 '우리의 노후는 어떻게 보장되나' 고민한다. 고령사회에 대한 대책이 마련되면 자연스럽게 저출생 문제를 극복할 방안도 보일 것이다. '등록혼' 제도에 대한 논의를 시작해 보려고 한다. 청년에게 혼인은 너무 어렵고 무겁다. 일자리를 얻고 집을 마련하다 보면 혼인 연령도, 초산 연령도 높아진다. 현재 36세 이상 산모가 전체의 35%다. 결혼 문화를 바꿔 조금 더 일찍 결혼해도 되고 아이도 일찍 낳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할 것 같다."
나 부위원장이 말한 등록혼은 '공동생활약정', 줄여서 '팍스'(Pacte Civil de Solidarite)로 불리는 제도다. 혼인신고 등 법적 절차를 거치지 않아도 혼인했을 때와 같은 법적 보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ㅡ기후환경대사도 맡았는데.
"윤석열 대통령께서 원래부터 두 가지를 맡아달라고 했다. 저출생과 기후환경은 대한민국 미래를 결정하는 어젠다다. 미래 먹거리와 관련된 문제이기도 하다. 기후와 관련된 여러산업이 전세계에서 논의되고 있는데 그 시작점에서 우리가 적극 목소리를 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국제 사회에서 유리한 표준을 만들지 못한다. 최선을 다하겠다."
ㅡ 여러 정책을 추진하려면 대통령 지지율이 뒷받침돼야 하는데 윤 대통령 지지율이 30% 초반대에 머물고 있다.
"여론조사라는 게 묘해 '나쁘다', '안 좋다' 하면 회복이 잘 안 된다. 윤 대통령 지지율이 낮으면 대한민국에 손해다. 국정 동력을 얻지 못하기 때문이다. 낮은 지지율 근저에는 야당의 '대선 불복'이 깔려 있다. 취임한지 6개월도 안 된 대통령을 향해 내려오라는 집회가 있다는 것 자체가 지지율 발목을 잡고 있다는 뜻이다."
나 부위원장은 지난 주말 시민단체 주최 집회에 더불어민주당 의원 일부가 참석한 것을 언급하며 "대선 불복을 노골화한 게 아니겠느냐"며 날을 세웠다. 이어 "헌법을 부정하는, 민주주의를 후퇴시키는 것"이라며 "발목잡기, 민주주의 파탄"이라고 강력 비판했다.
ㅡ 국민의힘 차기 당대표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가 4월에 열릴 것이란 얘기가 나온다.
"비상대책위가 길어지는 것도 부담이긴 하지만 '이준석 사태'가 마무리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당권 경쟁으로 당내 갈등이 불거지는 것도 문제다. 당권 경쟁을 한다고 해도 건강하게 했으면 좋겠다. 갈등이 지나치게 노정되지 않는 시기가 좋지 않을까 싶다. 굳이 몇 월이라고 얘기하고 싶진 않다. 정치 상황에 따라 빨리 마무리 되면 전대를 빨리할 수도 있고 그 반대일 수도 있는 거다."
ㅡ 역선택 방지 조항은 필요하다고 보나.
"당연히 필요하다. 당대표는 당을 이끌어가는 사람이다. 현재 당 지지율이 너무 낮은데 국민 여론조사 비율을 높이면 민주당이 찍은 후보가 뽑히는 셈이다. 선출직일 경우엔 조금 더 고려해야 할 부분이 있지만 당대표는 더 이상 고려할 필요가 없다. 우리당을 지지하는 사람들에 한해 여론조사를 해야 한다."
ㅡ 출마 결심은 굳혔나.
"이런 저런 생각은 하고 있지만 내가 지금 출마를 당장 해야 하나, 안 해야 하나 고민을 한 적은 없다. 주어진 임무가 막중해 이 부분에 관한 고민을 더 하고 있다. 윤 대통령과도 당권 얘기는 나눈 적 없다. 이번 위촉, 임명을 놓고 '윤심(윤 대통령 의중) 싣기'라고 보는 시각이 있는 반면 그 반대로 얘기하는 사람도 많더라."
ㅡ 차기 당대표 적합도에서 유승민 전 의원이 1위지만 보수 지지층에선 나 부위원장이 선두다. 왜 그렇다고 보는가.
"당원들이 제 진심을 많이 기억하고 있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한다. 지난 5년 동안 우리 당은 참 힘들었다. 그때 당을 지키기 위해 했던 노력들이 평가되는 것 아닌가 조심스럽게 말씀 드린다. 당에 오래 머무른 사람으로서 대한민국이 잘 되려면, 대통령에게 힘이 있으려면 당의 지원이 필요한데 이 부분에 대한 고민은 늘 있다. 다만 최근 직을 막 받은 상황에서 당권 도전 여부를 얘기하는 것은 예의가 아니라고 본다."
ㅡ 민주당 이재명 대표 최측근이 구속됐는데.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고 한다는 말에 딱 맞는 분이 이 대표가 아닌가 싶다. 건강한 정치를 위해 이 대표가 내려와야 한다. 모든 진실을 거꾸로 왜곡하는데 상식적인 국민들은 다 알고 계시지 않겠느냐. 민주당 내에서도 물러나라는 얘기가 나오기 시작했다. 앞으로 건강한 정치를 위해, 상식적인 정치를 위해 내려오는 게 맞지 않나."
KPI뉴스 / 정리=장은현 기자 eh@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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