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김문기를 몰라?…호주서 같이 골프 쳤는데"
김용·정진상 등 향해 "10년 같이 해 너무 잘 알아"
"진짜 형들인 줄 알았는데…이제 무서운 것 없다" '대장동 키맨'으로 불리는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겨냥해 "10년간 쌓인 게 너무 많다. 천천히 말려 죽일 것"이라며 추가 폭로를 예고했다.
24일 한국일보에 따르면 유 전 본부장은 지난 21일 이 대표 최측근인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대장동 일당'으로부터 받은 돈이 '이재명 대선 캠프'로 흘러갔고 이 대표도 이를 모를 리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부원장은 유 전 본부장, 정민용 변호사(전 성남도개공 전략사업실장)와 공모해 지난해 4∼8월 대장동 개발 민간업자 남욱 변호사에게 4회에 걸쳐 8억4700만 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한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로 지난 22일 새벽 구속됐다.
유 전 본부장은 한국일보와 인터뷰에서 "하나가 나왔다 싶으면 또 하나가, 그리고 또 하나가 나올 것"이라며 "급하게 갈 것 없다. 천천히 말려 죽일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이 대표와 김 부원장, 정진상 민주당 대표실정무조정실장 등 이 대표 최측근에게 경고를 보낸 것으로 보인다. 유 전 본부장은 "내가 그들하고 10년을 같이 해 너무 잘 알고 있다"며 "그래서 내가 입 다물고 있기를 (그들은) 바랐던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이 대표가 "불법 자금은 1원 한 장 받은 일 없다"고 부인한데 대해선 "10원 하나 받은 게 없다. 초밥이 10원은 넘을 것"이라며 "내가 검찰에서 다 이야기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유 전 본부장은 이날 오후 '대장동 사건' 재판이 열린 서울중앙지법 서관 후문에서 취재진과 만나 "진짜 이제 무서운 것이 없다. 감옥 안에서 세상에 무서운 건 아무것도 없다는 걸 깨달았다"며 "사람이 제일 무섭다"고 말했다.
그는 "1년의 수감 생활 동안 생각한 게 참 많았다"며 "아무도 접견하지 않았는데 긴가민가했던 일들이 나와보니 확신이 됐다"고 전했다. 이어 "제가 마음적으로 많이 다쳤다"며 "저는 진짜 형들인 줄 알고 있었는데 아무 소용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토로했다. '진짜 형들'은 10년 동안 함께한 이 대표와 김 부원장, 정 실장 등을 가리키는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이제 내 것만 하면 되니까 마음이 되게 홀가분하다"며 "편하게 있으며 조사도 다 그렇게 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 전 본부장은 인터뷰에서 또 "(이 대표가) 김문기를 몰라. (나랑) 셋이 호주에서 같이 골프 치고 카트까지 타고 다녔으면서"라고 했다. "(정 실장과) 유흥주점에서 술을 한 100번은 먹었는데 술값 한 번 낸 적이 없다. 그것만 해도 얼마일까"라고도 했다.
그는 이 대표, 고(故) 김문기 전 성남도시공사개발1처장과 함께 2015년 1월 9박 11일 일정으로 다녀온 호주·뉴질랜드 해외 출장을 다녀온 바 있다. 유 전 본부장이 이 대목을 언급한 것은 자신 및 김 전 처장과의 관계를 부인한 이 대표의 과거 발언을 반박하기 위해서다.
그는 "뉴질랜드에서 요트값은 누가 냈는데"라며 "난 (요트 타러) 가지도 않았지만 그거 내가 대줬다. 자기(이 대표)는 (요트 타러) 가놓고는. 그럼 자기가 받은 게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유 전 본부장은 지난 1년 간 수사와 재판을 받는 동안 '윗선' 개입 여부에 대해선 함구했다. 그러나 김 전 처장을 모른다는 이 대표의 입장 표명 후 진술 태도가 바뀐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처장은 검찰 수사를 받던 지난해 말 숨진 채 발견됐다.
유 전 본부장이 '변심'한데는 이 대표에 대한 배신감, 실망감과 '더 이상 잃을 것 없다'는 자포자기의 심정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대장동 사업 과정에서 민간사업자에 특혜를 몰아주고 성남도시공사에 손해를 끼친 혐의와 거액의 뇌물수수 혐의 등으로 지난해 10월 기소됐다.
KPI뉴스 /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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