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시설 확충·작업환경 개선 등에 투자 약속 허영인 SPC그룹 회장은 최근 발생한 SPL 안전사고와 관련해 사과하고, 향후 3년간 1000억 원을 투자해 전반적인 그룹 안전경영을 강화하겠다고 21일 발표했다.
허 회장은 이날 서울 양재동 SPC 본사에서 진행된 '대국민 사과 및 재발방지 대책 발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그는 "다시는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그룹 전반의 안전경영 시스템을 대폭 강화하겠다"고 약속했다.
허 회장은 "지난 15일 저희 사업장에서 발생한 사고와 관련해 다시 한번 고인과 유가족께 깊은 애도와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며 "국민 여러분들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 거듭 사과 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사고 다음날, 사고 장소 인근에서 작업이 진행됐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잘못된 일이었다. 그 어떤 이유로도 설명될 수 없는,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인정했다.
이어 "모두 제가 부족한 탓이며, 평소 직원들에게 더 중요한 가치가 무엇인지 제대로 전하지 못한 저의 불찰"이라고 강조했다. 허 회장은 "고인 주변에서 함께 일했던 직원들의 충격과 슬픔을 회사가 먼저 헤아리고 보듬어 드렸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해 매우 안타깝다"고 사과했다.
아울러 "회사는 관계당국의 조사에 성실히 임하고 있으며, 정확한 사고 원인 파악과 후속 조치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유가족 분들이 슬픔을 딛고 일어서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예우해 드리기로 했다"고 말했다.
SPC는 향후 전사적인 안전진단을 시행할 방침이다. 고용노동부로부터 인증 받은 복수의 외부 전문 기관을 통해 그룹 전 사업장에 대한 '산업안전진단'을 이날부터 즉시 실시할 예정이다. 진단 결과를 토대로 종합적인 안전관리 개선책을 만들어 실행한다.
구체적으로는 안전시설 확충 및 설비 자동화 등을 위해 700억 원, 직원들의 작업환경 개선 및 안전문화 형성을 위해 200억 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이번 사고가 발생했던 SPL은 100억 원을 투자해 산업안전 개선을 꾀한다.
또 SPC그룹은 사외 인사와 현장 직원으로 구성된 '안전경영위원회'를 설치해 안전 관리감독 기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SPC는 사과문만 발표하고 기자들을 대상으로 별도 질의응답을 진행하진 않았다.
일각에서는 SPC 그룹의 사과가 진정성이 있는지 의구심을 표한다. 언론 앞에서는 사과하지만 뒤에서는 SPC 비판을 막으려 노력한다는 지적이다.
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 한국여성노동자회 등으로 구성된 파리바게뜨 공동행동은 전날인 지난 20일 서울 양재동 SPC 본사 앞에서 이번 SPL 공장 사망 노동자 추모행사를 진행했다. 행사 시작 전 SPC 측은 본사 기둥에 법원 고시문을 부착했다.
고시문에는 SPC 본사 반경 100m 이내에서 SPC 혹은 파리바게뜨가 사회적 합의를 이행하지 않았다는 취지의 문구 및 그와 유사한 내용을 사용할 수 없다는 등의 내용이 담겨 있었다.
파리바게뜨 공동행동에 따르면 SPC는 본사나 매장 앞 집회, SPC그룹 및 계열사에 대한 비판표현에 대한 금지를 요구했다. SPC그룹 측이 집회, 1인 시위, 비판표현 등을 못쓰게 해달라고 법원에 신청한 가처분만 7건이다.
KPI뉴스 / 김지우 기자 kimzu@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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