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자금 수사 턱밑 이재명…설훈 "예견됐던 리스크 현실화"

허범구 기자 / 2022-10-20 15:29:26
檢, 김용 구속영장 수순…체포영장엔 대선자금 명시
의형제라던 김용·유동규…'검은 커넥션' 규명 과제
정진상도 수사받아…코너몰린 李 "1원도 안썼다"
薛 "이런 사태 예견…李 직접 만나 출마 말렸는데"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향한 검찰의 전방위 수사가 예사롭지 않다. 이 대표 최측근인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체포된 것은 경고음이다.

혐의도 심각하다. 김 부원장이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을 통해 남욱 변호사 등 '대장동 일동'에게 불법 자금 8억원을 받았다는 것이다. 대장동 사건이 1년 만에 불법 대선자금 의혹으로 번지면서 검찰의 칼 끝이 이 대표를 곧바로 겨누는 형국이다.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왼쪽부터)와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 정진상 대표실 정무조정실장. [뉴시스]

이 대표는 20일 "대선자금 운운하는데 불법 자금은 1원도 쓴 일이 없다"고 주장했다. 또 "김 부원장은 오랫동안 믿고 함께했던 사람인데 결백함을 믿는다"고 했다.

검찰은 그러나 김 부원장 체포·압수수색 영장에 8억원이 '대선자금' 명목이라고 명시한 만큼 혐의 입증을 자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르면 이날 밤, 늦어도 21일 오전 중 구속영장을 청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 부원장은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이 진행되던 지난해 4∼8월 대선자금 명목으로 '대장동 일당'에서 8억원을 받아 정치자금법을 위반했다는 게 검찰 판단이다.

검찰은 김 부원장이 지난해 2월 유 전 본부장에게 먼저 돈을 요구했다는 관련자 진술과 정황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 전 본부장은 남 변호사에게 부탁했고 남 변호사가 돈을 마련해 정민용 변호사에게 전달했다고 한다.

정 변호사는 건네받은 8억원을 분당구 소재 유원홀딩스 사무실 등에서 유 전 본부장에게 수 회에 걸쳐 전달했다. 유 전 본부장은 이를 다시 유원홀딩스 사무실 등에서 김 부원장에게 '대선 자금'이라며 건넸다고 검찰은 보고 있다. 검찰은 이 돈이 이 대표의 경선 자금으로 사용됐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수사를 진행 중이다.

검찰은 김 부원장과 유 전 본부장의 인연이 오래된 만큼 이 대표의 2014년 성남시장 선거와 2018년 경기지사 선거 과정도 들여다볼 것으로 검찰 수사의 종점은 결국 이 대표라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김 부원장은 2008년 분당지역 리모델링 추진 연합회장으로 활동하며 당시 한 아파트 단지의 리모델링추진위 조합장인 유 전 본부장과 인연을 맺었다. 두 사람은 이때부터 '의형제'처럼 지냈다고 한다.

이 대표가 2010년 성남시장에 당선됐을 때 김 부원장은 성남시의회에 입성한다. 유 전 본부장은 2014년 성남시설관리공단(성남도개공의 전신) 기획본부장이 됐다. 김 부원장은 8년간 성남시의원을 지내면서 대장동 개발 사업 추진 과정에서 시의회 도움이 필요할 때 중요 역할을 한 것으로 추정된다.

김 부원장이 성남시의회를 맡았다면 이 대표의 또 다른 최측근인 정진상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은 사업 관련 각종 인허가 통과를 주도한 것으로 검찰은 의심한다. 성남시장이던 이 대표에게 올라가는 중요 문서는 모두 정 실장을 거쳐 보고됐다고 한다. '김용·정진상·유동규 커넥션' 의혹은 지난해 수사 당시부터 꾸준히 제기됐다.

김 부원장을 체포한 검찰로선 이들 3인방과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 남 변호사 등이 돈을 주고받았다는 실체를 증거로 입증해야 하는 게 당면 과제로 꼽힌다.

이 대표는 김 부위원장 뿐 아니라 정 실장,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 등 측근들이 줄줄이 수사받으면서 코너에 몰리는 형국이다. 

'복심' 정 실장은 성남FC 후원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이 대표가 성남시장 시절 성남FC 구단주로 있으면서 2016∼2018년 두산건설에서 55억원 상당의 광고 후원금을 유치하고 그 대가로 두산그룹 소유 병원 부지 3000여 평을 상업용으도 변경해줬다는 것이 의혹의 골자다. 검찰은 지난달 전 성남시 전략추진팀장 등을 기소하며 공소장에 이 대표와 정 실장이 공모했다고 적시했다.

이 전 지사가 대북 경제협력 사업 지원을 대가로 쌍방울 그룹으로부터 수억 원대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구속기소된 것도 이 대표에겐 악재다.

설훈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에서 "이런 사태를 저는 예견하고 있었다"며 '이재명 리스크'가 현실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설 의원은 "(지난 전당대회 당시) 이 대표를 직접 만나 이런 저런 문제가 나올 수 있다. 그건 우리가 당에서 맡아 막을 테니까 대표로 나오지 말라는 주문을 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당연히 이런 (검찰 수사 등) 사태가 올 수 있는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개인으로부터 당으로 (리스크가) 전염되는 것은 막아야 될 것 아니냐"라며 "구체적으로 그런 점을 생각해 당대표에 있지 않는 게 좋다는 주장을 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설 의원은 "돈을 주고 받은 건 사실 아닐까 생각한다"며 "구체적으로 액수가 나오는 걸 보면 터무니 없이 체포영장을 발부하진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검찰 수사가) 대선자금으로까지 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KPI뉴스 /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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