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양곡관리법, 농민에 도움 안돼"…국회 통과시 거부권 행사?

허범구 기자 / 2022-10-20 10:38:42
野 개정안 단독처리에 "비용추계도 없이 통과"
"과잉공급 물량 결국 폐기…농업재정 낭비 심각"
"국회 더 논의해달라"…여야에 추가 협의 주문
野, 본회의 처리시 거부권 행사 의지 내비친 듯
윤석열 대통령은 20일 쌀 초과 생산분을 정부가 의무적으로 사들이도록 하는 내용의 양곡관리법 개정안에 대해 "농민에 별로 도움이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한 것이다.

윤 대통령이 양곡관리법 개정안에 대한 의견을 직접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20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고 있다. [뉴시스]

윤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어제 양곡관리법(개정)안이 국회 상임위를 통과했다"며 "야당이 소위 그 비용 추계서도 없이 통과시켰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취재진 질문 전에 모두발언을 먼저 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전날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 전체회의에서 양곡관리법 개정안을 단독 처리했다. 국민의힘 의원이 불참한 표결에서 민주당 의원 11명과 민주당 출신 무소속 윤미향 의원이 찬성해 개정안이 가결됐다. 

윤 대통령은 쌀값 안정화를 위한 정부 노력을 강조하며 양곡관리법 개정안의 부작용을 지적했다.

윤 대통령은 "수요를 초과하는 공급 물량으로 농민들이 애써 농사지은 쌀값이 폭락하는 일이 없도록 정부도 금년에 역대 최대 규모의 쌀 격리를 했다"며 "이것은 정부의 재량 사항으로 맡겨 놓아야 수요와 공급 격차를 점점 줄이면서 우리 재정과 농산물의 낭비를 막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런데 (개정안처럼) 법으로 매입을 의무화하면 격차가 점점 벌어지고 과잉공급 물량을 결국은 폐기해야 한다"며 "농업 재정의 낭비가 심각하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오히려 그런 돈으로 농촌의 개발을 위해 써야 하는데 과연 이것(개정안)이 농민들에게 별로 도움이 안 된다"고 못박았다.

윤 대통령은 "국회에서 조금 더 심도 있는 논의를 해주기를 당부드린다"고 전했다.

개정안은 앞으로 법사위와 본회의를 통과해야한다. 윤 대통령의 입장 표명은 국회 논의 과정이 남아 있는 만큼 여야가 추가 협의를 해달라는 주문으로 풀이된다. 

민주당이 본회의까지 개정안을 강행 처리하면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대통령실 김대기 비서실장은 지난 3일 고위당정협의회에서 "이런 유의 법은 미래세대의 부담만 가중시키기 때문에 저희 뿐 아니라 국민 모두가 막아야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의 반대가 강하기 때문에 거부권 행사 가능성이 높다고 보는 게 대통령실 분위기다.

KPI뉴스 /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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