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위발언 혐의' 재판 시작한 이재명, 민생·보복 메시지 병행

조채원 / 2022-10-18 16:23:24
李측, 첫 재판서 공소사실 부인…李, 간담회 참석
납품단가연동제 법제화 촉구…민생 행보 이어가
'정치보복'·'야당탄압' 비판…지지층 결집 의도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정치보복 중단'과 '민생 해결' 메시지를 동시에 내고 있다. '선거법 위반 혐의'를 둘러싼 본격적인 재판을 앞두고 지지층에 수사의 부당성을 호소하고 유능 이미지를 부각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 대표는 지난 대선 과정에서 고(故)김문기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과 백현동 개발 특혜 의혹 등에 대해 허위 사실을 공표했다는 혐의로 기소됐다.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오른쪽)와 박홍근 원내대표가 18일 국회에서 열린 납품단가연동제 촉구 중소기업인과의 간담회 중 대화하고 있다. [뉴시스]

이 대표 측 변호인은 18일 열린 첫 재판에서 검찰의 공소사실을 전면 부인했다. 이 대표 측 변호인은 이날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1회 공판준비기일에서 "공소사실을 부인하는 입장"이라며 "검찰의 수사기록이 20권 분량, 1만쪽에 달해 기록 검토를 끝낸 뒤 다음 공판준비기일에 항목별 구체적 의견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공판준비기일은 정식 공판에 앞서 피고인과 검찰 양측의 입장을 확인하고 입증 계획을 논의하는 절차다. 피고인 당사자의 출석 의무는 없다. 

이 대표는 첫 재판과 관련해 입장을 밝히지 않고 납품단가연동제 법제화 촉구 중소기업인 간담회에 참석했다. 납품단가연동제는 원사업자와 하청업체 간 하도급 거래 과정에서 원자재 가격이 변동하면 납품단가에 자동으로 반영하는 제도다. 민주당이 이번 정기국회에서 우선 처리를 예고한 '7대 민생 법안' 중 하나다.

이 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간담회 모두발언에서 "물가상승이 상상을 초월할 정도인데 경제위기에 따른 고통이 힘없는 중소기업에, 사회의 약자들에게 집중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물가 상승에 따른 부담은 모두가 함께 질 수밖에 없는 것이 상식인데 우리나라의 묘한 산업구조 때문에 약자인 중소기업이 사실상 모두 부담하는 상황인 것 같다"는 것이다.

그는 "얼마 전 정부가 '납품대금 연동제 자율 추진 협약식'을 했지만 자율에만 의지한다고 현실화될 수 있겠는지는 매우 의문"이라며 "어려움이 있겠지만 납품단가연동제를 이번 기회에 강력하게 밀어붙여 현실이 될 수 있게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납품단가연동제' 법안을 당론 발의해 강행처리할 방침이다.

이 대표는 또 이날 SNS에 자신을 겨냥한 검·경 수사가 편파적이라는 취지의 기사를 공유했다. '없던 증인을 만들어내는 조작 수사에 민주당이 적극 대응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전날 최고위원회의 모두발언에서는 "민생과 경제를 챙기는 데 총력을 다 해도 부족할 시점에 국가 역량이 야당 탄압, 정치 보복에 소진되고 있다"고 날을 세웠다. '10월 유신'을 언급하며 "절대 권력은 절대 망한다"고도 했다.

적극적인 대여 투쟁 강도를 유지하면서 민생문제 해결을 강조하는 '투 트랙' 행보에는 지지층 결집 의도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치권에서는 국정감사가 종료되는 이달 말을 기점으로 이 대표에 대한 수사가 전방위적으로 강화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선거법 위반' 혐의는 재판 결과에 따라 이 대표 정치 생명 뿐 아니라 국고에서 보전받은 선거비용 434억을 반환해야 하는 민주당의 명운도 좌우한다. 이 대표가 이런 '사법 리스크'에도 당권을 잡은 명분 중 하나는 '성남시장·경기지사 시절 실적과 성과로 증명한 유능함'이었다. 검경 수사를 '정치보복'으로 규정하고 민생 해결 능력을 강조해 국면을 전환하겠다는 노림수가 엿보인다.

당 지도부도 이 대표와 한 목소리를 냈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국정감사대책회의에서 "윤석열 정권에게 가장 시급한 것은 민생 경제와 안보 등 총체적 위기 극복을 위한 국민적 역량을 결집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김성환 정책위의장도 "윤석열 정부는 민생과 경제는 뒷전에 둔 채 검찰과 감사원을 앞세워 야당 탄압과 정치보복에만 혈안"이라며 "윤석열 정부 검찰은 야당 대표를 200회 이상 압수수색했지만 도이치모터스 등 수많은 증거가 차고 넘치는 김건희 여사는 단 한차례 소환조사도 하지 않고 있다"고 꼬집었다.

KPI뉴스 / 조채원 기자 ccw@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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