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월까지 당원권 정지…차기 총선 공천 난망
주류, 정상적 당운영…국정감사 집중, 전대 준비도
비윤 반발 등 후폭풍 가능성…李·유승민 행보 변수 국민의힘이 7일 '당원권 정지 1년'이라는 '이준석 고사 카드'를 뽑아 들었다. 당초 예상됐던 '축출'보다는 수위가 낮지만 이준석 전 대표로선 정치생명이 불안하게 됐다.
파장은 예단키 어렵다. 이번 선택이 오랜 내분 사태를 해소하고 당의 안정을 꾀하는 약이 될 수 있다. 반면 친윤(친윤석열), 비윤의 계파갈등을 증폭하는 독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집권여당의 진로가 새 국면을 맞았다.
중앙윤리위는 전날 오후 7시쯤부터 이날 오전 12시13분까지 5시간여 동안 전체회의를 열고 이 전 대표 추가 징계 문제를 논의한 뒤 '당원권 정지 1년'을 결정했다.
이양희 윤리위원장은 회의 후 브리핑에서 "이 전 대표에 대해 지난 7월 8일 결정된 당원권 정지 6개월에 추가해 당원권 정지 1년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지난 8월30일 의원총회를 개최해 새 비대위를 구성하기로 결정했다"며 "당헌 개정안이 당론으로 결정했는데, 이에 반해 당헌 개정과 새 비대 구성 저지를 위한 가처분신청을 한 것이 핵심 이유"라고 설명했다.
이어 "당 소속 의원 등에 대해 지속적으로 모욕적, 비난적 표현을 사용해 타인의 명예를 훼손한 것은 당 윤리규칙을 위반해 당내 혼란을 가중시키고 민심 이탈을 촉진시킨 행위로 볼 수 있다"고 했다.
윤리위는 지난달 18일 긴급회의를 열고 윤석열 대통령 등에 대해 '양두구육', '신군부' 등 비난 언사를 한 이 전 대표에 대해 추가 징계 절차를 개시했다. 이 전 대표는 이미 내년 1월까지 당원권이 정지된 상태였다.
당내에선 탈당 권유나 제명의 추가 징계가 내려질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했다. 두 조치 모두 당에서 나가라는 결정이다. 결론은 '당원권 정지 1년'이었다.
하지만 이 전 대표는 추가 징계로 2024년 1월까지 당원권이 정지되는 상황에 처했다. 내년 6월까지 임기였던 당 대표직 상실은 물론 차기 전당대회 출마 기회도 막혔다. 나아가 2024년 총선 공천을 받는 것도 물건너갔다는 관측이 적잖다. 일각에선 '이준석 퇴출 효과'로는 제명과 사실상 별반 다르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치생명이 기로에 선 셈이다.
친윤계 등 주류 측이 비윤계 등 비주류의 반발과 비판 여론의 부담에도 이 전 대표를 추가 징계한 것은 '집안 싸움'을 더 이상 이어가선 안된다는 판단에서다. 국민의힘 내홍은 윤석열 대통령 지지율을 끌어내리는 요인으로 꼽힌다. 국정 동력이 떨어지고 정국 주도권이 흔들리는 위기 상황이다. 국정을 뒷받침해야하는 집권당으로선 후폭풍 우려에도 내홍의 불씨를 제거하는 게 급선무다.
국민의힘이 윤 대통령 '비속어 논란'과 감사원의 문재인 전 대통령 서면조사 통보 등으로 더불어민주당과 전면전을 벌이는 정국 상황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야당과 정면충돌하는 비상 국면에선 '단일대오'를 갖출 필요성과 명분이 커진다.
법원이 전날 '정진석 비대위' 등을 상대로 이 전 대표가 제기한 효력정지 가처분신청에 대해 '기각', '각하' 결정을 내린 것은 국민의힘 어깨를 가볍게 해줬다는 분석이다. 윤리위는 다만 거센 역풍을 우려해 퇴출의 강수는 피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민의힘은 윤리위 결정으로 '이준석 리스크'에서 벗어나 정상적인 당 운영을 할 수 있게 됐다. 현안인 정기국회 국정감사와 법안 처리, 예산안 심사 등에 집중할 분위기가 형성됐다. 또 내부 스케줄에 따라 차기 전대를 준비하며 과도 체제를 마무리할 수 있게 됐다.
문제는 이 전 대표를 위시한 비주류 대응과 여론의 향배다. 우선 이 전 대표의 행보가 큰 변수다. 그는 앞으로 국민의힘에서 정치를 제대로 할 수 없게 됐다. 선택지는 제한적이다. 하나는 당의 조치에 승복하며 훗날을 도모하는 길이다.
하지만 '전투적 기질'이 강한 이 전 대표가 '휴전 모드'로 갈 지는 의문이다. 이 전 대표 측은 윤리위가 어떤 결정을 내리든 6번째 가처분 신청으로 맞서겠다고 예고했다.
또 다른 길은 탈당이다. 이 전 대표는 법원 결정 직후 페이스북을 통해 "앞으로 더 외롭고 고독하게 제 길을 가겠다"고 다짐했다.
이 전 대표가 탈당하면 '신당 창당' 가능성이 싹틀 수 있다. 이 전 대표는 그간 "신당 창당은 없다"고 강조해왔다. 하지만 추가 징계전 발언이다. 그가 벼랑 끝에 몰린 만큼 어떤 선택도 열려 있다.
친이(친이준석)계로 분류되는 의원들이 당 지도부에 조직적으로 대항하는 경우 여진이 만만치 않을 수 있다.
특히 유승민 전 의원이 가세하면 계파대결이 본격화할 공산이 크다. 유 전 의원은 친윤계 '대체 세력'으로 떠오르며 비윤계 구심점 역할을 하고 있다. 최근 여론조사에선 차기 당권, 대권 경쟁의 선두 주자로 평가된다.
윤리위는 '연찬회 술자리'로 물의를 빚은 권성동 전 원내대표에 대해 '엄중 주의'를 촉구하기로 했다.
KPI뉴스 /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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