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비윤·친이계, '尹心 비대위' 속 활로는…세력화 주목

장은현 / 2022-09-08 15:52:41
정진석, 새 비대위원장에 임명…'尹心' 영향 강화
조경태 등 비윤, 김웅·허은아 등 친이계 상황 주시
趙 "당대표 도전…당 발전 위해 소신 목소리 내야"
金, 비대위 반대 '국바세'와 교류…"당권 장악해야"
변수 이준석 가처분…'인용'시 세 결집 시도할 듯
정진석 국회 부의장이 국민의힘 새 비대위원장에 임명되면서 당내 '비주류' 세력의 입지가 더 좁아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정 위원장은 윤석열 대통령 정치 입문 초반부터 '윤핵관'(윤 대통령 핵심 관계자)으로 꼽힌 당내 최다선(5선) 중진이다. '정진석 카드'엔 '윤심'(윤 대통령 마음)이 작용해 영향력이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변수는 이준석 전 대표가 법원에 신청한 가처분 결과다. 현재 비윤(비윤석열), 친이(친이준석)계 그룹이 공개적으로 결집하고 있진 않지만 가처분 인용 결정에 따라 세 확장을 위한 움직임을 본격화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 국민의힘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7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

대표적인 비윤계 의원은 5선 중진 조경태, 3선 김태호, 재선 윤상현 의원 등이다. 세 사람 모두 비대위 출범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명확히 했다. 친이계로는 3선 하태경, 초선 김병욱·김웅·허은아 의원 등이 있다.

일각에서는 비주류 의원 일부가 당내에서 모임을 꾸리고 있다는 얘기가 나왔지만 현실화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친윤 대 비윤 갈등이 격해질 수 있어서다. 비주류는 상황을 주시하며 차기 전당대회를 노릴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전대에서 승리해 새 지도부에 많이 진출함으로써 세를 불리는 길이다.

조경태 의원은 당대표 도전을 계획 중이다. 조 의원은 8일 UPI뉴스와의 통화에서 "저는 현재 세를 모으기 위해 의원들을 소집하는 것은 안 한다"며 "대신 철저하게 당원들과 일대일 소통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건전한 목소리를 내는 것이 당을 건강하게 하는 것"이라며 "그 방향이 정치 발전에도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전날 CBS 라디오 '한판승부'와의 인터뷰에서는 '정 위원장 박수 추인'과 관련해 "의원총회가 민주적인 방식에 의해 이뤄지지 않았다. 박수는 사회주의 국가에서 하는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친이계 김웅 의원은 비대위 출범에 반기를 든 '국민의힘 바로 세우기'(국바세) 등 당 지지층과 교류하고 있다. 국바세는 당 대변인 선발 토론 배틀 프로그램인 '나는 국대다' 출신 신인규 전 상근부대변인이 비대위 출범 관련 절차적 정당성 문제를 제기하며 만든 단체다. 네이버 카페 가입자 기준 국바세 회원 수는 현재 4300명을 넘은 상태다. 온라인 활동뿐 아니라 오프라인 총회, 토크콘서트 등을 기획하며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 국민의힘 허은아(왼쪽), 김웅 의원이 지난달 27일 국회에서 의원총회가 열리는 중 이석하고 있다. [뉴시스]

지난달 8일 서울 여의도 한 카페에서 열린 국바세 2차 토크콘서트에 깜작 방문한 김 의원은 "당을 장악해 부끄럽지 않은 국민의힘을 만들어보자"고 했다. "우리가 한 줌밖에 안 되고 극소수라고 해서 질 것 같나"라며 "정치는 숫자 싸움이 아니라 신념과 기세로 붙는 것"이라고도 했다.

그러면서 "전당대회를 맞이해 진지를 만들고 아군을 만들어내 당을 장악하고 정말 부끄럽지 않은 국민의힘 한 번 만들어보겠다"고 격려했다. 콘서트 현장엔 약 100여 명이 참석했고 유튜브 실시간 생중계에는 최대 1200여 명이 함께 했다.

김 의원은 전날 정 위원장 추인을 위해 열린 의원총회에서 명시적으로 "반대한다"고 외친 인물이다. 지난달 25, 26일 진행된 당 의원 연찬회 때 혼자 구석에 앉아 있기도 했다.

당 관계자는 통화에서 "국바세가 전국적인 조직으로 가는 단계에 있다. 지방 위원회 같은 것도 만들고 있다"며 "당 지지층 내에서 개혁 보수 세력이라 할 만한 분들의 수가 적지 않다는 것을 뜻한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전통적 보수층과 충분히 대립도 가능한 상황"이라며 "유승민 전 의원 등 누구를 내세울지 문제가 있지만 세력 자체로만 봤을 땐 주류 세력들이 무시하기는 어려운 수준"이라고 자평했다. 그는 "겉에서 보면 20대 남성들만 있을 것 같지만 연령, 성별도 다양하다"고 전했다.

허은아 의원은 BBS 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서 "지난 의총 때 새 비대위 출범에 반대했고 당헌과 당규를 개정하는 것도 반대했다"며 "저와 함께 행동을 같이 하는 분도 있고 뜻은 같지만 아직 주저하는 분들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정 위원장 박수 추인 때 손뼉을 치지 않은 의원이 상당수 있었다고 말씀드릴 수 있다"며 "거수, 기립, 무기명 투표 등 여러 방법이 있는데 박수로 결정해 절차적인 부분에 있어 불만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의 입지는 가처분 인용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인용 결정이 나면 더 큰 힘을 받고 당권 도전 등에 나설 여지가 있다. 반면 기각 결정 시엔 지금처럼 소수파로서 역할을 하는 정도에 그칠 수 있다.

김두수 시대정신연구소 대표는 통화에서 "법원 결정에 따라 비주류 인사들의 입지가 달라질 것"이라며 "인용 결정이 나온다는 얘기는 현 주류 세력이 완전히 패배한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그렇게 되면 국민의힘 자체에서 분열이 일어나든 권력이 재편되든 새로운 상황이 발생하면서 비대위에 반대했던 사람들이 힘을 얻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어 "당 지지층 내에서도 수도권 등 중도 확장성을 가진 지역은 주류 세력에게 등을 돌릴 가능성이 크다"며 "이 전 대표는 당대표에 다시 출마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위기에 봉착한 윤핵관 그룹도 대리인을 내세워 대항할 수는 있지만 스스로는 더 이상 선거에 나오지 못할 것"이라고 단언했다. 

KPI뉴스 / 장은현 기자 eh@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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