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비대위 불허되면 어떻게 되나…이준석은 또 가처분신청

장은현 / 2022-09-01 16:04:33
李, '전국위 개최 금지' 가처분 추가신청…세번째
李측 "개정안, 비상상황 자의적 규정…반민주적"
가처분 인용시 '새 비대위' 또 해체…혼란 불가피
권성동, 추석전 사퇴하면 '지도부 공백' 가능성도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는 1일 법원에 당 전국위원회 개최 금지 가처분 신청서를 제출했다. 당이 새 비대위 구성을 위한 상임 전국위와 전국위를 오는 2일과 5일 열기로 결정한 지 하루 만이다. 당을 상대로 효력 정지 가처분을 신청한 건 이번이 세 번째다.

이 전 대표와 권성동 원내대표 등 지도부가 정치적 타협 없이 당의 운명을 법에 맡긴다는 비판이 높다. 윤희숙 전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일종의 정치 포기 선언"이라고 비판했다.

▲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가 지난달 29일 대구 달성군의회에서 기초의원들과 만나 대화하고 있다. [달성군청 제공]

법원이 가처분 신청을 인용하면 더 큰 혼란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지도부 공백 사태'가 벌어질 가능성도 점쳐진다.

이 전 대표 변호인단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채권자 이 대표는 2022년 9월 1일 채무자 국민의힘을 대상으로 전국위 개최 금지 등 가처분 신청서를 법원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 사건 신청은 '최고위원 4인의 사퇴'를 '비상 상황'으로 규정하는 당헌 제96조 제1항 개정안을 의결할 전국위는 개최돼서는 안된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 사건 개정안은 비상 상황을 자의적으로 규정하고 처분적 성격의 조항을 소급 적용하는 조항이며 전 당원의 민주적 총의를 모으는 전당대회 추인없이 소수의 대의기관인 전국위 의결만으로 당헌개정을 확정시키려는 반민주적·반헌법적 조항"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이 전 대표는 오는 14일 예정됐던 비대위 효력 정지 추가 가처분 신청과 당이 제기한 비대위 직무집행 정지 가처분 이의신청 심문 기일을 변경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으나 법원은 거부했다. 

이 전 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 "혼란이 길어지지 않기 위해 14일 예정된 심문을 당겨달라는 요청이 있었는데 예정대로 14일에 진행하겠군요"라며 "워낙 여러 단계로 무리수가 많다보니 어떤 것을 집중 심리해야 할지 법원도 고민이 많을 것 같다"고 꼬집었다.

당 지도부의 계획대로라면 새 비대위는 오는 8일쯤 출범한다. 법원이 14일 심문을 마치고 인용 결정을 내린다면 비대위는 또 다시 해체된다. 이 전 대표가 두 번째 가처분 신청을 낸 것은 주호영 비대위원장 직무 정지뿐 아니라 비대위 자체에 효력이 없다는 점을 증명하기 위해서다.

가처분 신청 인용 결정이 나오면 권 원내대표가 당대표 직무대행을 맡는 방법밖에 없다. 하지만 그는 지난달 30일 의원총회에서 "새 비대위 출범 후 책임지겠다"며 사퇴를 시사한 바 있다. 실제로 권 원내대표가 물러나고 새로운 비대위원장만 남은 상태에서 무효 결정이 나오면 집권여당은 초유의 '지도부 공백' 사태를 맞게 될 가능성도 있다.

이 전 대표가 당헌 개정안 의결을 위한 전국위 개최 금지 가처분도 신청했기 때문에 지도부가 당헌을 소급 적용하는 것과 관련한 법원의 판단도 내려질 것으로 예상된다. 개정안에 추가된 '선출직 최고위원 5명 중 4명 사퇴 시 비상 상황으로 간주한다'는 조항이 배현진, 조수진 전 최고위원 등의 사퇴에 적용되는지 여부와 관련한 문제다.

당의 한 관계자는 UPI뉴스와의 통화에서 "법원이 인용 결정을 내리면 결석된 최고위원들을 전국위에서 선출하는 절차를 거쳐야 하지만 당이 아마 법원 결정에 불복하고 추가 조치를 취하지 않을까 싶다"며 "계속 임시적인 상황이 반복되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다른 변수는 당 윤리위원회의 이 전 대표 추가 징계다. 윤리위는 이날 오후 입장문을 내고 "지난달 27 의총을 통해 윤리위에 '이 전 대표의 개고기, 양두구육, 신군부 발언 등 당원에게 모멸감을 주는 언행에 대해 강력 규탄하고 추가 징계 처리를 촉구'한 의견을 존중한다"고 밝혔다. 추가 징계 가능성을 내비친 것이다.

이어 "윤리위는 당의 윤리의식 강화와 기강 유지, 기풍 진작을 위해 구성됐고 당헌·당규나 윤리규칙을 위반하거나 비위가 있는 당원에 대한 징계 처분, 심의 의결을 주요 기능 중 하나로 하고 있다"며 "윤리위는 당에 극히 유해한 행위, 당 발전에 지장을 초래하거나 그 행위의 결과로 민심을 이탈케하는 행위 등에 징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전 대표는 즉각 반발했다. "윤리위가 대법원보다 위에 있는 기관이 된다"라면서다.

그는 페이스북을 통해 "윤리위가 '민심 이반'을 초래하면 징계한다고 하는데 환영"이라며 "여론조사로 나타나는 현 사태에 대한 책임 소재 1, 2등 하는 분들을 징계하고 오라"고 반격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윤핵관'(윤 대통령 핵심 관계자)을 저격한 것이다.

그러면서 "다음부터는 여론조사에 보기로 '윤리위'도 넣었으면 한다"고 비꼬았다.

그는 10분만에 다시 올린 글에서 "윤리위가 양두구육같은 사자성어를 문제 삼는다면 대법원보다 위에 있는 기관이 된다"며 "대법원보다 권위 있는 절대자를 두고 이런 일을 벌인다면 신군부 표현도 전혀 문제될 일도 없겠다"라고 했다. 그는 "보니까 정작 '이준석은 사이코패스'라고 발언한 윤핵관 호소인도 있는데 다 집어 넣겠다"라고 했다.

이 전 대표의 추가 가처분 신청이 알려진 뒤 주호영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이번 전국위가 당헌 개정을 위한 것인데 그걸 막을 이유는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이미 이 전 대표와의 싸움이 법적으로 와 있는 상황"이라며 "법적으로 결론이 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KPI뉴스 / 장은현 기자 eh@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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