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대학 1년 후배…결혼식·대통령 취임식도 참석
"우려 불식 위해 최선을 다해 독립적으로 판결할 것" 약속
800원 판결 관련 "당시 오랜 기간 여러 사정 고려해 판결"
대법관·헌법재판관 후보자에 대한 법무부 검증 "부적절" 오석준 대법관 후보자(60·연수원 19기)는 29일 열린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800원 횡령 버스기사 해임 인정' 판결과 관련해 "저의 판결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저도 마음이 무겁다"고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과의 친분과 관련해선 "정부에서 전화가 오더라도 끊겠다"고 약속했다.
오 후보자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800원 버스기사 판결은 근래 본 가장 비정한 판결"이라는 더불어민주당 이탄희 의원 비판에 "말씀의 취지를 깊이 새기겠다"며 몸을 낮췄다.
오 후보자는 2011년 운송수입금 800원을 횡령했다는 이유로 17년간 일한 버스기사를 해임한 고속버스 회사 처분이 정당하다고 판결했다.
같은 당 김의겸 의원도 "후보자는 1987년 사법시험에 합격해 35년 동안 엘리트로 대우받았을 것"이라며 "서초동과 강남역 근처에서 25년간 살며 한정된 경험을 하다보니 인간적 동정과 연민을 느낄 수 있었을까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김승원 의원은 당시 사측 변호사가 오 후보자 고교 후배이자 사법연수원 동기라는 점을 지적했다. 이에 대해 오 후보자는 "오래전 일이라 잘 몰랐고 이번 판결문을 보고 알게 됐다"며 "그런 영향은 거의 안 받는다고 이해해 주면 고맙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강남에서 오래 살았기 때문에 사정이 어려운 사람을 전혀 모르고 편견을 가진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회사에 대한 근로자 태도나 처신이 제가 보기에는 양측 신뢰관계가 파탄 난 정도가 아닌가 판단했다"고 해명했다.
이어 "나름대로 그 당시 여러 사정을 고려했고 오랜 기간 공정한 재판을 하기 위해 애써온 노력과 결과를 종합해 판단해 달라"고 강조했다.
앞서 오전 질의에서는 "국민적 우려를 십분 공감한다"며 "그 분(버스기사)이 제 판결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저도 마음이 무겁다"고 했다.
윤 대통령과 대학 선후배 관계인 오 후보자가 사법부 독립성을 지킬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질의가 이어졌다.
오 후보자는 서울 법대 84학번으로 윤 대통령 1년 후배다. 이런 인연으로 윤 대통령 결혼식과 대통령 취임식에도 참석했다.
오 후보자는 "오히려 그런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서라도 국회 동의를 얻어 대법관 자리에 가게 된다면 한 톨 만큼 오해도 생기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 독립적이고 객관적 판결을 하겠다"고 약속했다.
민주당 양이원영 의원이 윤 대통령과 만난 횟수를 묻자 "최근 10년 동안 5번이 채 안 될 것"이라고 답했다. '윤 대통령 재임 5년 동안 행정부 전화를 안 받을 자신 있나'라는 질문엔 "전화가 오더라도 끊겠다"고 즉답했다.
오 후보자는 대법관·헌법재판관 후보자가 법무부 인사정보관리단 검증 대상이 아니라는 견해도 드러냈다.
그는 행정부가 임명 과정에서 사법부와 별개로 후보자를 검증할 필요성은 인정하면서도 "대법관이나 대통령이 임명하는 헌법재판관에 대해서는 검찰 인사가 많은 법무부에서 하는 건 적절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또 "2~3년 근무하고 옮기는 체계에서 법원장을 투표로 뽑는 것은 그 자체로 약간 곤란한 측면이 있다"면서 법원장 후보추천제를 개선·보완해야 한다는 의견도 피력했다.
아울러 "이 제도의 유지나 확대 실시에 대해서는 현재 판사들 간에도 의견이 일치되는 건 아니기 때문에 의견을 광범위하게 수렴해 개선, 보완 방안을 진지하게 검토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2009년부터 시행된 법원장 후보추천제는 일선 법관의 투표로 법조경력 22년 이상의 판사 중에서 법원장 후보를 3배수 이내로 좁힌 뒤 대법원장이 낙점하는 제도다. 김명수 대법원장은 내년까지 지방법원 21곳 전체에 이 방식을 도입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제왕적 대법원장제를 타파하는 수평적·민주적 사법행정이라는 시각과 인기 투표식에 불과해 고위법관의 질을 낮춘다는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이날 오전 10시부터 시작된 인사청문회는 오후 6시 30분 마무리됐다. 임명동의를 위한 경과보고서 채택은 여야 합의 후 일정을 잡기로 했다.
오 후보자는 마무리 발언에서 "32년 전 초임판사 시절 가졌던 법관으로서의 사명감과 소명의식을 다시 한번 새기는 귀중한 시간이었다"며 "누구나 수긍할 수 있는 공정하고 정의로운 판결을 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KPI뉴스 / 장은현 기자 eh@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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