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신문, 인터뷰 전문 게재…대내외 선전전에 적극 활용
"상대방 우려에 귀 기울이는 신호 보내는 게 북남관계 첫걸음" 북한 당국이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남측의 대북전단을 통해 유입되었다는 자신들의 주장을 옹호한 북한주재 러시아대사의 인터뷰를 대내외 선전전에 적극 활용하는 모양새다.
알렉산드르 마체고라(Александр Мацегора) 북한 주재 러시아 특명전권대사는 최근 러시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신형코로나비루스(코로나19)가 남조선(한국)으로부터 유입되었다는 것이 의심할 여지가 없이 확증되었다"면서 북한의 주장을 적극 옹호했다.
마체고라 대사는 또한 김여정 부부장이 이를 근거로 남측에 보복타격을 위협한 것에 대해서도 "그 발언을 매우 심중하게 대하고 있다"면서 "조선(북한)에서는 남조선의 이러한 행위를 생화학무기 사용에 비교한다"고 비호했다.
노동신문과 조선중앙통신 등 북한 관영매체들은 26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 어떻게 신형코로나비루스감염증을 타승하였는가'라는 제목으로 마체고라 대사의 인터뷰 전문을 일제히 게재했다.
노동신문이 특정국 대사가 자국 언론과 인터뷰한 기사의 전문을 싣는 것은 이례적이다. 노동신문에 따르면, 마체고라 대사는 지난 19일 러시아 정부기관지 '로시스카야 가제타'와 회견한 것으로 돼 있다.
마체고라 대사는 우선 "어째서 평양은 올해1월에 상품수송을 재개하였던 중국의 단동이 아니라 남조선에서 비루스(바이러스)가 유입되었다고 확신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에 전문가들로 구성된 전염병 발생상황을 밝혀 내기 위한 북한의 특별수사조가 작성한 최종보고서를 보고 확신하게 되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조선(북한)에서는 국가비상방역사령부의 결정에 따라 전염병 발생상황을 밝혀 내기 위한 특별수사조가 조직되었다"면서 "(특별수사조가 작성한) 최종보고서에는 첫 감염자가 전연(전선)지대의 군인과 어린이로서 그들이 남조선에서 넘어온 삐라와 기타 물건들과 접촉하였다는 명백한 증거자료들이 제시돼 있다"고 답변했다.
그는 이어 "풍선이나 무인기에 의해 적지물은 비무장지대로부터 대략 10km 떨어진 강원도 금강군의 병영근처에 투하되었다고 한다"고 덧붙였다.
마체고라 대사는 또한 북한이 제공한 '지방별 일일감염자료'를 예로 들어 북쪽(중국 단동)이 아닌 남쪽(대북전단)을 통한 바이러스 유입을 믿게 되었다는 주장을 폈다.
그는 자신이 북한 동료들에게 비루스가 중국에서부터 유입되었을 수 있다는 외국 전문가들의 견해를 알려주자 동료들이 자신에게 지방별 일일감염자료를 보여주었다면서 "이 자료에 의하면 조선의 북부지역들에서는 전염병이 제일 마지막으로 발생하였으며 감염자수도 신형코로나비루스에 의해 제일 먼저 피해를 입은 남부지역들보다 훨씬 적었다"고 주장했다.
마체고라 대사는 이를 근거로 "유감스럽게도 신형코로나비루스가 남조선으로부터 유입되었다는 것이 의심할 여지가 없이 확증되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조선 사람들은 물체를 통한 비루스 유입확률이 극히 적다는데 대해 동의하고 있으나 그럴 확률은 있다!"면서 "만일 조선을 향해 수만장의 삐라와 화폐 등이 살포되는 경우 감염 위험성은 몇배로 증가된다"고 거듭 북한의 주장을 옹호했다.
또한 마체고라 대사는 김여정 부부장이 지난 10일 "삐라살포가 계속되는 경우 보복타격은 비루스뿐 아니라 남조선 당국자들도 박멸하게 될 것"이라고 위협한 것에 대해서도 "나는 김여정 부부장의 발언을 매우 심중하게 대하고 있다"면서 "조선에서는 남조선의 이러한 행위를 생화학무기사용에 비교한다"고 공감을 표시했다.
그러면서 "지금과 같이 복잡한 시기에 서울은 삐라살포와 같은 새로운 도발행위들을 허용하지 말고 상대방의 우려에 귀를 기울일 용의가 있다는 강력한 신호를 평양에 보내야 할 것"이라며 "이것은 조선반도의 긴장상황이 더욱 격화되는 것을 막고 북남관계를 정상화하기 위한 첫걸음으로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마체고라 대사는 서방 전문가들이 남측으로부터 바이러스가 유입되기 전까지는 북한에 코로나19 환자가 한명도 없었다는 북한 공식 발표의 신빙성에 의문을 표시하는 것에 대해서도 "감염자가 발생하였다면 조선 지도부가 무엇때문에 그 사실을 숨기겠는가"라고 반문하면서 "장담하건대 4월말까지는 이 나라에 전염병이 침습하였다는 그 어떤 징후도 없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평양에서 30년간 살면서 나에게는 많은 친구들과 지인들이 생겼다"면서 "그들과 그들의 가족 및 친척들 가운데는 사망자가 단 1명도 없다"고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했다.
그는 또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5월 코로나19와의 방역대전을 선포한 이후 기록적으로 낮은 수준의 사망률(0.0016%)을 기록한 비결에 대해서는, 조선의 동료들이 "이 모든 것은 주체의 조선식 사회주의의 고유한 특성들, 즉 높은 조직력과 규율성, 명백하고 구체적인 결정 채택 및 정연한 전달체계, 무조건적인 지시집행정신과 고도의 자각성에 기원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고 전했다.
마체고라 대사는 지난 7월 러시아 일간지 이즈베스티아(Известия)와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파괴된 동부 돈바스 지역의 재건에 북한 노동력을 활용할 가능성을 언급해 주목을 받는 등 최근 들어 부쩍 '친북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러시아 '타스' 통신의 인명정보에 따르면, 마체고라 특명전권대사는 1955년 우크라이나 남부 최대 도시인 오데사에서 군인인 아버지와 교사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그는 1978년 당시 소련 외무부 모스크바국제관계연구소(현재 러시아 외무부 MGIMO)의 국제경제관계학부 졸업 후 줄곧 북한과 한국에서 소련 및 러시아 공관의 직원으로 근무한 '북한통'이다.
한편 북한은 지난 23일 조중(북중) 접경 양강도에서 발생한 유열(발열)자들이 독감 환자로 확인됐다고 주장했다.
노동신문과 조선중앙통신은 26일 '양강도 지역에서 발생한 유열자들의 발병원인 해명' 기사에서 국가비상방역사령부 통보를 인용해 양강도 지역에서 발생한 유열자들이 모두 돌림감기(독감) 환자라는 것이 밝혀졌다고 보도했다.
중앙통신은 "유열자들에 대한 임상증상관찰, 역학관계조사와 핵산검사 등에 기초하여 해당 분야의 전문가들은 돌림감기 비루스가 발병원인이라는 것을 확증했다"고 전했다.
이어 "현재 유열자들은 정상체온으로 회복됐으며 유열자 발생지역에 대한 봉쇄는 해제됐다"고 덧붙였다.
앞서 북한 관영매체들은 25일 국가비상방역사령부 통보를 인용해 지난 23일 양강도에서 '악성전염병'으로 의심되는 4명의 유열자가 발생해 해당 지역을 봉쇄했다고 보도했다.
북한은 유열자들이 코로나19 감염자인지 명확히 밝히지 않았으나, 그간 코로나19를 '악성전염병'으로 지칭해왔기에 코로나19 의심 환자가 다시 발생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됐다.
북한은 최근 발생한 의심 환자들이 독감 환자로 확인됐다고 주장하면서도 주민들의 방역의식 해이를 경계하는 모습이다.
중앙통신은 이날 '독감 환자로 확인' 소식과 함께 "국가비상방역사령부는 모든 비상방역 단위들에서 유열자 장악과 검병검진을 보다 엄격히 할 데 대하여 지시했다"고 전했다.
노동신문도 이날 '자만하지 말고 각성과 실천에 힘써야 한다'는 기사에서 "비상방역사업이 종식되자면 아직도 먼 길을 가야 한다"며 "세계적인 보건위기상황은 우리 모두에게 최대의 긴장상태를 유지해 나갈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북한은 지난 10일 코로나 종식을 선언하고 정상방역체계로 전환했으나, 코로나19가 처음 시작됐다고 주장한 남측 접경과 북중 국경 지역에서는 마스크 착용 의무를 유지하는 등 주민에게 긴장을 풀지 말 것을 강조하고 있다.
KPI뉴스 / 김당 대기자 dangk@kpinews.kr
[ⓒ KPI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