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반격 수위 강화…尹 대통령 향해 "해선 안 될 말 했다"

장은현 / 2022-08-04 14:27:18
李, 尹 첫 직격…"'전 정권과 비교해라', 해선 안될 말"
대통령실 향해 "잘못됐다고 지적할 용기, 책임 없어"
조해진·하태경, 당헌개정안…"비대위 李 복귀전까지"
'국민의힘 바로세우기' 결성…법적 투쟁 가능성도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4일 윤석열 대통령을 직격했다. 윤 대통령이 지난달 5일 출근길에 "전 정권에 지명된 장관 중에 그렇게 훌륭한 사람 봤냐"고 말한 것을 "나와서는 안 되는 발언이었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가 징계를 받은 뒤 윤 대통령을 공격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권성동 원내대표의 문자 파동으로 윤 대통령 의중이 드러났고 당 비대위 전환이 닥쳐오자 공세 수위를 높이며 본격 대응에 나선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지난달 1일 경기 성남 서울공항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뉴시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페이스북에 '현재의 당내 상황이 윤 대통령을 비판한 박민영 대변인의 논평으로 시작됐다'는 내용의 조선일보 양상훈 주필 칼럼을 공유하며 "눈을 의심하게 하는 증언"이라고 날을 세웠다.

박 대변인은 윤 대통령 발언 당일 페이스북을 통해 "(인사 참사 질문에) 더불어민주당도 그러지 않았느냐는 대답은 민주당의 입을 막을 논리가 될 수는 있겠지만 민주당처럼 하지 말라고 뽑아준 거 아니냐는 국민의 물음에 대한 답변은 될 수 없다"고 공개 비판했다.

양 주필은 칼럼에서 박 대변인 뒤에 이 대표가 있었다고 윤 대통령이 생각할 수도 있었다고 썼다. 이 대표를 '내부총질 당대표'로 지칭한 윤 대통령 문자 메시지가 노출돼 여당 내분이 격화된 배경을 나름대로 짚은 것이다. 

이 대표는 "박 대변인이 대통령에 대해 비판적인 얘기를 해 이 상황이 발생했다면 상당한 유감"이라며 "저는 대표 취임 이후 대변인단이 쓰는 어떤 논평에도 이걸 쓰라는 얘기, 저걸 쓰지 말라는 이야기를 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박 대변인은 59초 쇼츠공약을 만들기 위해 대선 기간 중 불철주야 노력했던, 윤 대통령 당선을 너무나도 원했던 사람이고 대선 후에도 경쟁 선발로 여당 대변인 자리를 맡은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또 "윤 대통령 발언보다 더 심각한 것은 강인선 대변인이 언론인들에게 해명하거나 보충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고 발언 직후 만면에 미소를 띠고 대통령을 따라가는 모습이었다"고 꼬집었다. "강 대변인은 할 일을 하지 않았고 박 대변인은 할 일 이상을 용기와 책임의식을 갖고 했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대통령실은 이 발언이 잘못됐다는 것을 지적할 용기도, 뭔 일이 난 상황에서 교정하겠다는 책임의식도 없었던 것"이라고 거듭 쏘아붙였다.

이 대표는 그간 '윤핵관'(윤 대통령 핵심 관계자)을 비판하되 윤 대통령을 직접 저격하는 일은 피해 왔다. 그러나 윤 대통령 문자가 공개되면서 윤 대통령 의중이 드러나자 자세를 바꾼 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비대위 전환 1차 관문인 상임 전국위가 오는 5일 예정돼 반격 준비에 돌입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서병수 전국위의장은 비대위로 전환될 시 이 대표는 자동 해임되는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 대표는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초선 의원 32명의 '비대위 전환' 성명서를 언급하며 "정리해 앞으로 모든 내용은 기록으로 남겨 공개하겠다. 곧 필요할 듯해서"라고 예고했다. 법적 대응을 시사하는 듯한 메시지다.

이 대표와 가까운 하태경, 조해진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대표 사고시 비대위 기간을 당대표 복귀 직전까지로 하는 당헌 개정안을 발표했다.

하 의원은 "파국 당헌이 아니라 상생 당헌이 통과돼야 한다"며 "젊은 당대표를 몰아내기 위해 명분 없는 징계에 이어 억지 당헌 개정까지 하려 한다"고 질타했다.

조 의원도 "당헌·당규를 자의적으로 해석해 편법으로 당대표를 몰아내면 안 된다"며 "추후 유사 사례가 발생했을 때 당이 정쟁의 소용돌이에 빠지지 않고 규범에 따라 원만히 상황을 수습할 수 있도록 당헌 개정안을 제출한다"고 했다.

하, 조 의원이 제출한 개정안의 핵심은 궐위가 아닌 사고로 지위가 박탈되지 않은 당대표가 있을 때 비대위로 전환을 하더라도 그 당대표의 지위를 해지하지 않는다는 내용이다. 자연스럽게 비대위 기간은 당대표 복귀 직전까지가 되는 것이다. 

이 대표 측 신인규 전 부대변인은 '국민의힘 바로세우기'라는 온라인 모임을 만들었다. 전날 밤 개설한 모임에 이날 아침까지 참여 의사를 밝힌 사람 수는 1800명이다. 이 대표측은 향후 여론전으로 대응할 지, 사법 투쟁(가처분)으로 갈 지 논의 중이다. 비대위 전환이 결정되는 오는 9일까지 결론을 낼 것으로 예상된다.

사법 투쟁은 이 대표 본인이 아니어도 신청할 수 있다. 사퇴하지 않은 김용태, 정미경 최고위원은 물론 당원들도 자신들이 선출한 대표가 명분 없이 해임됨으로써 당원권을 침해 받았다고 주장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이 대표는 가처분 신청 기각시 받을 정치적 타격을 피하는 효과를 볼 수 있다.

KPI뉴스 / 장은현 기자 eh@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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