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지방 휴가 취소·자택서 정국 구상…대통령실 개편 화두

허범구 기자 / 2022-08-01 14:29:54
휴가 즐길때 아니라 판단…20%대 지지율 제고 숙제
MB·박근혜, 靑 인적 쇄신으로 돌파구…尹도 가능성
하태경 "대표대행 그만뒀는데 尹비서실장 책임져야"
대통령실 "대부분 근거없는 얘기"…인적 쇄신 일축
윤석열 대통령이 여름휴가때 지방 휴양지를 찾는 계획을 전면 취소했다. 대신 서울 서초동 자택에 머물며 정국 구상을 하기로 했다. 윤 대통령은 당초 1일부터 닷새간 여름휴가를 떠나 지방 모처에서 휴식을 취할 것으로 알려졌다.

20%대로 떨어진 지지율을 올리는 게 발등의 불이다. 국정 동력이 상실될 수 있는 위기 국면이다. 지지율 하락 원인으론 인사문제가 우선 꼽힌다. 대통령실 인적 쇄신이 정국 구상의 화두가 될 것으로 보인다.

▲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2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주한대사 신임장 제정식에 입장하고 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윤 대통령은 서울에 머물면서 정국 구상을 하거나 산책을 하면서 휴식을 취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참모들은 휴가 일정과 관련해 여러 건의를 했으나 윤 대통령은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한다. 취임 후 처음으로 지지율 30%대가 붕괴돼 정부여당과 대통령실에 대한 인적 쇄신 요구가 커지는 상황에서 마음 편히 휴가를 즐길 때가 아니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가장 큰 숙제는 지지율 제고다. 휴가 첫날인 이날 공교롭게 지지율이 20%대로 떨어진 여론조사 결과가 또 나왔다. 집권 석달도 안돼 20%대가 굳어질 수 있는 비상시기다. 인적 쇄신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고 있다. 

윤 대통령이 즉각 택할 수 있는 카드는 대통령실 참모진 개편이다. 내각은 출범 초인데다 개각 시 인사청문회 부담이 너무 크다. 집권여당은 '당무 불개입' 때문에 손대기 어렵다.

대통령실 수석·비서관 교체는 상징성을 지녀 효과도 상당하다. 여권발 쇄신론은 사실상 대통령실 인적 쇄신이 열쇠다. 

이명박(MB) 전 대통령은 취임 첫해인 2008년 '광우병 사태' 등으로 2분기 지지율이 21%(이하 한국갤럽 여론조사)로 추락해 국정 위기를 겪었다. MB는 취임 100일이 조금 넘은 6월 20일 류우익 대통령실장과 수석 7명을 교체했다. MB 지지율은 같은 해 4분기 32%, 2009년 1분기 34%로 상승세를 탔다. 박근혜 전 대통령도 첫 여름 휴가 후 비서실장, 수석비서관 4명을 바꿨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YTN 방송에서 "지금 상황은 MB정부 초기 때와 똑같다"며 "당시에도 인사 잘못 등으로 대통령실장을 포함해 초기에 확 바꿨다"고 지적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전날 쇄신 요구에 대한 취재진 질문에 "주의 깊게 듣고 있다"고 답했다. 대통령실도 인적 쇄신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는 셈이다.

국민의힘 조수진 의원은 전날 최고위원직을 사퇴하며 "당은 물론, 대통령실과 정부의 전면적 쇄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바닥을 치고 올라가려면 여권 3축의 동반 쇄신이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하태경 의원은 이날 MBC라디오에서 "저희들(국민의힘) 당대표 대행이 그만뒀는데 같은 급의 비서실장 정도는 책임을 져야 되는 거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하 의원은 "위기 상황에 비상대응이 필요한데, 메시지 집중 관리·일관된 관리가 필요하지만 도어스테핑(출근길 문답)을 못 막았다"고 설명했다. 

대통령실 비서실장을 포함해 정무·홍보 라인의 대대적인 교체가 필요하다는 여당 내 공감대가 넓다.

야당도 압박 중이다.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는 비대위 회의에서 "휴가 기간 내각과 대통령실 인사 참사에 책임이 있는 인사들을 즉각 문책하고 전면적인 인사 개편을 검토하라"고 주문했다.

하지만 윤 대통령이 인적 쇄신 카드를 쓰기 쉽지 않다는 전망도 나온다. 참모진을 구성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아 바꾼다면 인사 실패를 자인하는 것이어서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윤 대통령이 인적 쇄신 등을 숙고하고 있다는 관측에 선을 그었다. 그는 "대통령실, 여권 관계자를 통해 지금 어떤 일이 이쪽(대통령실) 사정인 것처럼 여러 추측이 나오고 있다"며 "대부분 근거 없는 얘기"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아주 오랜만에 푹 쉬고 있는 상태"라며 "댁에서 많이 주무시고 가능하면 일 같은 건 덜 하시고, 산보도 하고 영화도 보고 있다"고 전했다.

KPI뉴스 /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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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범구 / 정치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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