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내부총질' 문자 후폭풍…비윤 결속 기폭제·지지율 악재

허범구 기자 / 2022-07-27 09:56:47
김용태 "대통령실, 尹에게 어떤 보고 드리는 건가"
박민영 "쓴소리를 내부총질이라고"…친이계 반격
당원게시판 "윤핵관이 문제" "권성동 사퇴해야"
權 사과, 대통령실 "유감"…내분 확대·權체제 흔들
알앤써치 尹 지지율 36.8%…지지층 이탈 가능성
윤석열 정권이 출범 두달여만에 심각한 내분에 휩싸였다.

지난 26일 포착된 윤석열 대통령의 문자 메시지는 어렵게 봉합했던 집권여당 상처를 다시 헤집은 격이었다. 환부가 더 커지면서 치료가 될지, 언제 될지 불투명한 상황이다. 

▲ 국민의힘 권성동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지난 26일 오후 4시13분쯤 국회 본회의장에서 경제분야 대정부질문 중 윤석열 대통령의 문자를 확인하고 있다. 이 모습은 국회사진기자단에 포착됐다. [뉴시스]

윤 대통령이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를 향해 "내부 총질이나 하던 당대표"라고 언급한 문자는 거센 후폭풍을 부르고 있다. 무엇보다 이 대표 중징계를 둘러싼 '윤심'(윤 대통령 마음) 작용설이 번지며 윤리위 결정의 신뢰성이 의문시되는 흐름이다. 윤 대통령은 당무 불개입 입장을 밝혀왔는데, 문자 메시지는 그렇지 않음을 시사한다.

윤 대통령은 문자에서 "우리 당도 잘하네요. 계속 이렇게 해야"라며 "내부 총질이나 하던 당대표가 바뀌니 달라졌습니다"라고 평가했다. 윤 대통령이 친윤계로 지도부를 구성해 당에 대한 친정 체제를 구축하려는 의도가 읽힌다. 권성동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 등 '윤핵관'(윤 대통령 핵심관계자) 등이 친정 체제의 주력 부대다.

하지만 여당 상황은 거꾸로 굴러가고 있다. 친이(친이준석) 인사 등 비윤(비윤석열)계가 주류 친윤계와 맞서며 뭉치는 모양새다. "윤 대통령 문자가 되레 친정 체제를 흔들 수 있는 비주류 결속의 기폭제가 된 셈"이라는 자조가 당내에서 나온다. 

친이계 김용태 최고위원은 27일 MBC라디오에서 "대통령께서 당대표를 싫어하셨다는 소문이 원치 않는 방식과 타이밍에 방증된 것 같아서 정말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대통령실로 화살을 돌리며 확전을 꾀했다. "대통령실 실장부터 시작해 대변인, 수석, 참모분들은 도대체 평소에 대통령하고 당정에 대해 무슨 말씀을 나누시는 거고 어떤 정보를 드리시기에 대통령께서 내부총질이라고 인식하신 건지 당황스럽다"는 것이다.

그는 "대통령께서 직언하실 수 있는 참모가 적다는 것이 한 번 더 아쉽다"며 "그 자리가 심기 경호만 하는 자리가 아니지 않냐"고 꼬집었다.

'이준석 키즈'로 불리던 박민영 대변인도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윤 대통령을 믿었다. 세대를 통합하고 세대교체의 교두보가 되어줄 시대의 리더라고 믿었다"며 "그런데 지금은 잘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대통령 성공을 바라는 청년들의 염원이 담긴 쓴소리를 어찌 내부 총질이라 단순화할 수 있나"라고 따졌다.

천하람 혁신위원은 YTN라디오에서 "윤 대통령이 내부총질이라는 강한 워딩을 쓰며 본인을 생각을 드러낸 것"이라고 했다.

앞서 유승민 전 의원은 전날 인스타그램에 문자 메시지 사진을 공유했고 김웅 의원은 페이스북에 윤 대통령과 이 대표가 대선 기간 함께 찍은 사진들을 올리며 "내부 총질"이라는 글을 남겼다.

권 대행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직접 사과를 표했다. 그는 "당원 및 국민 여러분에게 송구하게 생각한다"며 허리 숙여 '90도 인사'를 했다. 성일종 정책위의장은 CBS라디오에서 "사적 공간 이야기를 확대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감쌌다. 대통령실 최영범 홍보수석은 "사적인 대화 내용이 노출돼 오해를 일으킨 점에 대해선 대단히 바람직하지 않다"며 "유감스럽다"고 밝혔다.

당원게시판에는 윤핵관을 비판하며 권 대행 사퇴를 요구하는 글이 잇따랐다. 이 대표 사퇴 촉구 목소리도 나왔다. 당 내분이 격화하는 형국이다.

▲국민의힘 당원게시판 캡처

권 대행은 수차 신중치 못한 언행으로 리더십 문제를 드러냈다. '권성동 체제'에 대한 불안감이 가중되면 조기 전당대회론이 힘을 받을 수 있다. 친이계를 중심으로 윤리위 결정 논란이 재점화할 수 있다. 이 대표에 대한 국민 인기가 여전해 친윤계 대응이 먹힐 지 예단키 어렵다.

데이터리서치가 이날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차기 당대표 선호도에서 이 대표는 21.4%로 안철수 의원(21.0%)과 선두 경쟁을 벌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윤 대통령은 지난 한달여간 지지율 하락세가 이어져 고전중이다. '여소야대' 정국에서 국정을 주도하기 위해선 국민 지지를 등에 업어야하는데 여의치 않아서다. 지지율 하락 원인으로는 인사 논란, 소통 문제 등과 함께 여당 내분이 꼽힌다. 그런데 윤 대통령이 악재를 자초한 셈이다. 30%대 초반에서 버티며 반등 기회를 노리던 지지율에 찬물을 끼얹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알앤써치가 이날 공개한 여론조사에선 윤 대통령 국정수행에 대한 긍정 평가(지지율)는 36.8%을 기록했다. 부정 평가는 61.4%로 집계됐다. 지난주 조사와 비교해 긍정 평가는 1.2%포인트(p) 올랐고 부정 평가는 0.2%p 내렸다.

한 여론조사 전문가는 "당원 게시판을 보면 윤 대통령을 비판하는 지지자들 글이 꼬리를 물고 있다"며 "2030세대를 중심으로 이탈자가 생길 수 밖에 없고 그 규모가 크면 지지율 추가 하락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데이터리서치 조사는 쿠키뉴스 의뢰로 지난 25일 전국 거주 만 18세 이상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알앤써치 조사는 뉴스핌 의뢰로 23~25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8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둘 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오차범위 ± 3.1%p다. 자세한 내용은 데이터리서치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KPI뉴스 /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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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범구 / 정치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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