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의회는 새 의회 출발 2주 지나도록 개회도 못해
70% 달하는 초선 도 의원들, "이게 의회냐" 개탄 6·1 지방선거에서 여야 의석 '동수'라는 유례없는 상황을 맞이한 경기도의회와 고양특례시의회의 운영방식이 확연히 달라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경기도의회는 제11대 의회 출발 2주가 지나도록 여야 의원들 간 '자리싸움'으로 의장 선출을 위한 '룰' 조차 정하지 못한 반면, 고양특례시의회는 '협치'로 새 의회 시작 1주일 만에 의장 선출은 물론, 난항이 예상된 상임위원회 구성까지 마쳐 대조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 때문에 경기도의회 안팎에서 광역의회인 경기도의회가 기초의회인 고양특례시의회를 보고 배워야 한다며 상급 기관인 경기도의회에 대한 비난이 이어지고 있다.
돋보이는 고양특례시의회의 협상 타결
고양특례시의회는 전체 의석 34석 가운데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이 '17대 17'로 똑같이 의석을 차지했다. 78대 78의 여야 동석인 경기도의회와 '닮은꼴'이지만, 의장 선출과 원 구성 등 의회 운영에 있어서는 경기도의회보다 한 수 높은 정치력과 협치를 보여줬다.
고양특례시의회는 의회 출발 일주일만에 여야 간 원 구성에 합의했다. 고양특례시의회도 경기도의회와 마찬가지로 양 당이 '전반기 의장'을 요구하면서 원 구성 협상에 난항을 겪었다.
하지만 개원 후 의장 선출이 늦어지자 국민의힘 의장 후보인 김영식 의원이 직접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을 만나 설득에 나섰다. 김 의원이 나서자 양 당 대표들이 물밑 작업에 나섰고 '의장 선출'이라는 큰 틀의 합의를 도출하면서 원 구성도 급물살을 탔다.
의회운영위원회와 기획행정위원회, 건설교통위원회는 더불어민주당이, 환경경제위원회와 문화복지위원회는 국민의힘이 위원장을 맡기로 합의했다. 국민의힘이 전반기 의장을 맡는 대신 5개 상임위 가운데 주요 상임위원장을 더불어민주당에 양보했다.
이후 고양시의회는 개원 일주일 만인 지난 8일 임시회 2차 본회의를 열고 김영식 의원을 의장으로, 더불어민주당 조현숙 의원을 부의장으로 선출했다. '양보와 협치'를 기반으로 한 정치력의 발휘였다.
이후 진행된 개원식에서 김 신임 의장은 "사상 초유 여야 동수 의회라는 민심의 뜻을 받들어 협치와 상생을 의장 역할의 기준으로 삼고 조화로운 의회 운영을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의장 자리' 싸움에 제대로 개회도 못한 경기도의회
반대로 지난 12일 열린 경기도의회는 본회의 시작 5분 만에 정회됐다.
전반기 의장 선출부터 원 구성 협상이 난항을 겪으면서 '의장 선출의 건'은 상정조차 하지 못한 채 개회를 오는 19일 2차 본회의로 미룬 채 정회를 선포한 것이다.
양 당 모두 '여야 동수'라는 말을 언급하면서 "이는 협치를 하라는 도민들의 준엄한 명령"이라고 얘기하지만 현장에서는 한 치의 양보 없이 첨예하게 대립만 하는 구태를 보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과 대치중인 국민의힘 대변인단은 14일 경기도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더불어민주당의 상임위 증설안을 비난했다.
지미연 수석대변인은 "민주당의 당리당략에 따른 고무줄 기구 증설에 반대한다"면서 더불어민주당이 제안한 상임위원회 증설 등 원 구성 협상안에 '반대' 입장을 재차 밝혔다.
국민의힘 기자회견 직후 더불어민주당도 황대호 수석대변인 명의의 보도자료를 통해 의회파행과 관련 양당 수석대변인 간 토론회를 개최하자면서 대립을 이어갔다.
황 의원은 "도민의 알 권리를 위해 의회파행의 원인이 무엇인지, 누구 때문인지에 대해 명확히 밝혀야 한다"면서 "의회파행의 책임소재를 명확하게 규명하기 위해 최대한 빠른 시일 내 양당의 대변인이 참석하는 공개토론회를 개최하자"고 촉구했다.
70%에 이르는 초선 의원들, '개탄'
'자리싸움'이 길어지면서 의회 개원조차 못하자 여야 초선 도 의원들의 볼멘 소리도 잇따라 커지고 있다. 11대 경기도의회 초선 의원은 전체 의석 156명 중 108명(69.2%)에 달한다. 108명 중 국민의힘 63명, 더불어민주당 45명이다.
재선, 3선 의원들 비율보다 월등히 높은 의석을 차지하고 있지만 초선이라는 이유로 제대로 된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데다, 의정활동이 기대에 못미치자 볼멘 소리가 개탄으로 변하고있다.
한 초선 의원은 "양 당 대표단 협상이 길어지면서 개인적으로 '개점 휴업' 상태"라면서 "의욕적으로 의정 생활을 하기 위해 도 의원에 도전했고, 당선됐는데 양 당의 이견 때문에 임시회 기간에도 불구하고 도의회에 출근도 못해 참 안타까운 마음 뿐"이라고 전했다.
또 다른 초선 의원은 "신청사에 입주하면서 각 의원실을 배정 받는다고 들었는데 2주일이 지나도록 방 조차 배정받지 못하고 있다"면서 "4년이라는 의정활동의 첫 시작을 이렇게 해야 하는지 정말 답답한 마음"이라고 토로했다.
경기도의회 안팎에서는 "세계적으로 경제위기가 이어지고, 경기도에서도 '비상경제 대응 민생안정 종합계획'을 첫 1호 결재로 진행하는 등 민생 경제 안정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상황에서 여야 정치권의 대립이 길어진다면 도민들의 비판은 더 거세질 수밖에 없다"면서 "도의회 파행이 길어질 경우 피해는 도민들에게 갈 수밖에 없는 만큼 하루빨리 원 구성 합의가 될 수 있도록 양 당 모두 노력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KPI뉴스 / 정재수 기자 jjs3885@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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