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현, 이재명 저격수로 변신 왜…친명 "朴, 자기정치"

허범구 기자 / 2022-07-04 14:03:48
"李, 대선 때와 달라…최강욱 사건 문제제기 막아"
'온정주의' 규정…출마 이유로 '사법리스크'도 거론
'쇄신 정치' 위해 결별수순…친명계는 배신감 토로
김병욱 "이준석 대표 9년 걸려…朴 자기정치 실망"
더불어민주당 박지현 전 공동비대위원장이 '이재명 저격수'로 변신했다. 3·9 대선 때 '도우미'로 활약했다가 180도 선회한 것이다.

최강욱 의원 징계건이 계기로 보인다. 박 전 위원장은 4일 이 의원이 최 의원에 대한 문제제기를 막았다고 '폭로'했다. 

▲ 더불어민주당 박지현 공동비대위원장(왼쪽)과 이재명 총괄선대위원장이 지난 6월 1일 국회 의원회관에 마련된 상황실에서 지방선거 개표 결과를 지켜보며 얘기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최 의원은 성희롱 발언 논란으로 '당원권 6개월 정지' 징계를 받은 강경파 초선이다. 당내 영향력이 막강한 '처럼회' 소속이다. 박 전 위원장은 6·1 지방선거 막판에 당 쇄신을 명분으로 최 의원 징계를 요구한 바 있다.

그가 최 의원 사례를 꺼내 이 의원을 직격한 건 '독자 정치'를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쇄신 이미지'를 부각하며 '결별 수순'에 들어갔다는 해석이 나온다.

박 전 위원장은 이날 CBS 라디오와 인터뷰에서 "제가 대선 때 정말 열심히 2030 여성 표를 모으기 위해 뛰었는데 대선 이후 지방선거를 거치면서 '이 의원이 달라졌다'라고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이어 "대선 때 저랑 디지털 성범죄나, 성범죄 문제에 대해 단호하게 대처할 것을 몇 번이고 약속했는데 비대위원장 시절 박완주 의원 제명권이나 최강욱 의원 사건 등에 대해 거의 어떤 말도 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심지어 최 의원 건을 제가 이야기를 하려고 할 때 그런 발언들을 막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박 전 위원장은 "이것이 저는 온정주의라고 생각했다"고 못박았다. 최 의원 대응 시각차로 두 사람 관계가 소원해진 것으로 비친다.

박 전 위원장은 '텔레그램 N번방 사건'을 공론화한 '추적단 불꽃' 활동가 출신이다. 지난 1월 이재명 대선 후보 캠프에 합류해 디지털성폭력근절특위 위원장을 맡았다. 이 의원에 대한 2030세대 여성들의 지지를 이끌어내 이 의원 추천으로 공동비대위원장에 임명됐다.

그는 지난 3월 "차악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최선을 선택하기 위해 여기 섰다. 이재명은 최선"이라며 지지를 선언했다. 그로부터 4개월 뒤 '이재명 비토론' 선봉에 섰다.

박 전 위원장은 "당내 온정주의를 반성하지 않으면 민주당은 '미래도 없겠다'라는 생각"이라며 "그런 것들이 (당대표 출마 결심의) 계기가 되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다. 이 의원이 대선 후 달라져 그의 출마에 반대하고 자신이 당 혁신을 위해 나섰다는 게 박 전 위원장 논리다.

그는 이 의원의 당대표 출마 결격 사유로 친명(친이재명)계 역린인 '사법리스크'까지 건드렸다. "수사 관련해서도 너무 문제가 많은데 이 의원이 당대표가 됐을 경우 국민의힘은 정치 보복을 하기 위해 계속 시도할 것이고 우리 당은 이걸 방어하기에 급급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박 전 위원장은 지난 2일 MBC 인터뷰에서 당권 도전 의사를 밝히면서 친명계와 각을 세우는 모습이다. 그는 "아직 당원 가입을 한 지 6개월이 안 돼 비대위와 당무위에서 논의해야 한다"고 주문해 '자격 논란'이 불거졌다. 

'7인회 멤버'로 친명계 핵심인 김남국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박지현 출마 특혜는 명백히 공정과 상식에 반하는 일"이라며 "오직 자신만을 위한 예외를 특별히 인정해 달라니 너무 황당하다"고 성토했다. 

그러자 박 전 위원장은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김 의원이 어떻게 국회의원이 됐나 봤더니 2020년 2월에 민주당에 입당한 지 한 달도 안 돼 공천을 받으셨다"며 "내로남불"이라고 반격했다. 김 의원은 "2015년에 입당했고 박 전 위원장과는 전혀 다른 사안"이라고 반박했다.

친명계도 '배신감'을 토로하며 박 전 위원장과 결별하는 분위기다.

'7인회 멤버'인 김병욱 의원은 YTN라디오와 인터뷰에서 "그동안 청년정치의 대표라는 이미지가 있었는데 이제는 '자기정치를 하는 것 아니냐'라는 모습으로 비춰진다"고 쓴소리 했다. 김 의원은 "국민의힘에서 이준석 대표를 만들었지만 9년 정치를 하고 많은 아픔을 겪고 당선된 것"이라며 "박 전 위원장은 그런 과정이 전혀 없는데 당에서 이런저런 이야기가 나오는 것을 배경으로 자기 정치를 하는 최근 모습은 실망스럽다"고 꼬집었다.

소신파 이상민 의원은 이 의원, 박 전 위원장을 향해 "둘 다 똑같이 궤변이고 너무 염치가 없다"고 질타했다. 

박 전 위원장 출마는 결국 비대위 제동으로 무산됐다. 

KPI뉴스 /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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