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평가 요인 1위 인사, 2위 '경제·민생 안 살펴'
박순애·김승희 의혹 확산…'나토외교 효과' 증발?
與 지지율도 ↓…이준석·친윤 갈등에 실망감 반영
홍문표 "5년 가겠냐"…송언석 "인사권자 결단남아" 윤석열 대통령이 1일 스페인 마드리드 방문 일정을 마치고 귀국했다. 나토 정상회의, 한미일 정상회담 등 굵직한 외교 일정을 소화하며 3박5일 강행군했다.
그러나 이날과 전날 나온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힘이 빠질 것으로 여겨진다. 국정 수행에 대한 긍정 평가(지지율)가 자꾸 떨어져서다.
한국 대통령으로선 처음인 '나토 정상회의 참석 효과'가 나타나지 않은 셈이다. 역대 대통령 대부분은 정상외교를 하면 지지율 상승이 뒤따랐다. 그런 호재에도 지지율이 하락한 건 위험 신호다.
장관 후보자 의혹과 여당 내분 등이 악재로 꼽힌다. 윤 대통령이 귀국하자마자 숙제를 마주한 격이다.
한국갤럽이 이날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윤 대통령이 직무수행을 '잘하고 있다'는 응답은 43%를 기록했다. '잘못하고 있다'는 응답은 42%였다.
지난주와 비교해 긍정 평가는 4%포인트(p) 내렸고 부정 평가는 4%p 올랐다. 격차가 확 줄면서 긍정·부정이 엇갈리는 '데드크로스'가 코 앞으로 다가왔다.
지지율은 6·1 지방선거 후 조사에서 53%→49%→47%→43%로 3주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한 달 새 지지율이 53%에서 43%로 10%p나 빠졌다.
여권 텃밭인 대구·경북(TK)에서 지지율이 크게 떨어졌다. 전주 대비 무려 20%p가 폭락해 51%에 머물렸다. 자영업자에서도 15%p 떨어져 46%였다. 중도층에선 5%p 하락해 37%였다.
엠브레인퍼블릭 등 4개사가 전날 공개한 전국지표조사(NBS)에서도 지지율 하락세가 뚜렷했다. 긍정 평가는 45%였다. 6월 3주차 조사 때 54%, 직전 조사때는 49%였다. 이번에 4%p 떨어진 것이다. 반면 부정 평가(37%)는 직전 조사보다 5%p 올랐다.
갤럽 조사에서 부정 평가 이유로는 '인사'(18%)와 '경제·민생 살피지 않음'(10%)이 1, 2위였다. 인사를 꼽은 응답은 전주 대비 5%p 늘었다.
박순애 교육부장관·김승희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관련 의혹이 꼬리를 문 것이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김 후보자는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수사의뢰됐다.
고물가, 고금리로 경제 위기감이 커지면서 민생 문제가 부각된 것도 마이너스 요인으로 보인다. 여기에는 여권에 대한 실망감이 크게 작용했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국민이 기대한 만큼 윤 대통령과 집권여당이 경제문제 해결 능력과 의지를 보여주지 못했다는 것이다. 특히 국민의힘은 이준석 대표와 친윤(친윤석열)계 갈등으로 날을 지새고 있어 민생을 뒷전에 둔 것으로 비친다. 국민의힘 지지율이 윤 대통령과 함께 동반하락한 건 냉랭한 민심을 반영했다는 지적이다.
갤럽 조사에서 국민의힘 지지율은 40%로 집계됐다. 전주 대비 2%p 떨어졌다. 6·1 지방선거 후 45%→43%→42%→40%로 가라앉고 있다.
미디어토마토가 이날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는 더 심각하다. 국민의힘은 41.9%, 더불어민주당은 44.5%였다. 윤석열 정부 출범 후 국민의힘이 오차범위 내에서라도 민주당에 뒤진 건 이번이 처음이다. 전주 대비 국민의힘은 45.4%에서 3.5%p 하락했다. 민주당은 40.2%에서 4.3%p 상승했다.
성일종 정책위의장은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이 열심히 하고 있고 나토에서도 좋은 성과가 있었다"며 "당에 내홍이 있어 지지율에 반영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여권에선 위기감이 번지며 경고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당내 최고령 홍문표 의원(75)은 YTN 라디오에서 윤 대통령의 '데드크로스' 현상에 대해 "유감스럽게도 당내에 벌써 패거리가 생겼다"며 "두 달도 안 돼어 이런 모습을 보이는 게 국민들이 얼마나 실망을 하겠나"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당원들 사이 집권 두 달도 안돼 패거리 싸움하냐며 '5년 가겠냐'는 얘기까지 나온다"고 질타했다.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출범한 지가 한 달 20일 정도밖에 안 됐는데 이런 사태가 났다는 것은 보통 심각한 상황이 아니다"라고 우려했다.
윤 대통령이 우선 해결해야할 숙제는 박, 김 후보자 인사 문제다. 국회 인사청문회 재송부 요청 시한이 지난 만큼 윤 대통령이 언제라도 둘을 임명할 수 있다. 그러나 부정적 여론이 높아 역풍이 거셀 것으로 예상된다. 그런 만큼 지지율이 불똥을 맞을 가능성이 높다.
임기 초 40%대 지지율이 깨지면 국정 운영에 빨간 불이 켜지는 것이다. 정국 주도권을 틀어쥐기 힘들다. 검찰 수사대상에 오른 김 후보자만이라도 '손절'해야한다는 여권 내 공감대가 적잖다. 성 의장은 MBC라디오에서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다.
송언석 원내수석부대표는 KBS라디오에서 "인사권자의 고독한 결단만 남은 상황 아닌가 생각한다"고 밝혔다. 송 부대표는 박, 김 후보자 의혹 관련 질문에 "그 부분은 인사권자가 판단해야 하는 사항"이라고 답했다.
갤럽조사는 지난달 28~30일 전국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미디어토마토 조사는 뉴스토마토 의뢰로 지난달 28, 29일 전국 성인 103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NBS는 지난 27일~30일 만 18세 이상 1002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세 조사 표본오차는 모두 95% 신뢰수준에 ±3.1%p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KPI뉴스 /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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