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의겸, 사저 찾은 뒤 "허접한 업체가 집무실 공사"
고민정 "시위대 욕설 들으니 블루베리 알 작더라"
"尹정부 사정 바람에 친문 위기…공조·반격" 관측 문재인 전 대통령의 경남 양산 사저가 분주하다. 친문(친문재인) 인사들의 발걸음이 잦다.
지난 19일엔 '문재인 청와대' 참모 출신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찾아갔다. 고민정, 김의겸, 한병도, 이용선, 이원택, 김영배, 신정훈 의원 등 친문 직계들이다.
앞서 민주당 당권주자인 전해철 의원, 초대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을 지낸 윤영찬 의원도 양산을 다녀갔다.
19일 사저 방문에는 '산업부 블랙리스트 의혹'으로 검찰 수사 선상에 오른 박상혁 의원도 있어 눈길을 끈다. 박 의원은 20일 페이스북에 "자원봉사로 양산을 다녀왔다"며 문 전 대통령과 함께 찍은 사진을 올렸다.
청와대 행정관 출신인 박 의원은 근무 시절 박근혜 정부가 임명했던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기관장들에 대한 자료를 산업부에 넘긴 의혹을 받고 있다.
박 의원이 청와대 의중을 산업부에 전달하고 산업부가 산하 기관장들에게 강제로 사표를 받거나 사퇴를 종용했다는 게 검찰 판단이다.
몽골 출장 중이던 박 의원은 검찰 수사 소식에 급히 귀국했고 문 전 대통령을 찾아간 것이다. 검찰 수사와 무관치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윤석열 대통령이 '적폐청산' 드라이브를 걸면서 문 전 대통령과 친문 진영 행보가 주목된다. 새 정부에선 민주당이 "정치보복"이라며 반발할 정도로 문 정부를 향한 수사가 다방면에서 진행되고 있다.
'산업부 블랙리스트', '월성 원전 경제성 평가 조작 의혹'은 청와대가 배후로 지목된다. 감사원 감사가 시작된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은 문 전 대통령을 직접 덮칠 수 있는 뇌관이다. 신구 권력의 정면 충돌이 전방위적으로 확산될 수 있는 형국이다.
이런 민감한 시점에 친문 직계 다수가 사저를 찾은 건 단순한 '안부성 예방'으로만 보기 어렵다는 분석이 많다. 정치적 의도가 다분하다는 얘기다. 내부 결속을 꾀하며 윤 대통령을 향해 '항전 의지'를 다지는 모양새로 비칠 수 있어서다. 사정 바람이 본격화하면 문 전 대통령 참모 출신들로선 위기감이 커질 수 있는 처지다.
김의겸 의원은 대선 때 윤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을 집중 제기했던 대표적 '대여 공격수'다. 그간 잠행하며 대외 활동을 자제해왔다. 그랬던 김 의원이 사저 방문 직후 포문을 열었다. 단골로 찾는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과 인터뷰에서다.
김 의원은 용산 청사 리모델링 공사에 수의계약으로 참여한 다누림건설에 대해 "2021년 11월에 회사가 만들어져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관급공사 3건을 했다"며 "3개를 다 합치면 (공사 비용이) 8000만원"이라고 주장했다. "그냥 동네 구멍가게 정도 되는 인테리어 업체"라는 것이다.
그는 "허접스러워 보이는 정도 수준의 업체가 국가의 품위가 걸려 있고 최고보안등급이 걸려 있는 용산 집무실 공사를 맡았다는 것 자체가 납득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날을 세웠다.
고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윤 대통령을 겨냥해 "사저 어느 위치에 있든 길가 시위대들의 입에 담을 수 없는 욕설이 너무 적나라하게 들렸다"며 시위 단속 필요성을 제기했다.
그는 "하물며 칼날 같은, 저주가 담긴 저 소리 들을 매일 듣고 있는 식물들이 잘 자랄 수 있겠나 싶었다"며 "평산에서 평생을 살아오신 마을 주민들이 겪어야 할 끔찍한 소음 피해를 생각하니 제 마음 또한 험해지더라"고 토로했다.
정치권에선 "문 전 대통령 사저가 윤석열 정부와 맞서 싸우는 반윤 전선의 중심이 된 듯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문 전 대통령이 시위 고통을 호소한 뒤 친문 인사들이 방문하면서 자연스럽게 정국에 대한 의견교환이 이뤄졌을 개연성이 높다"며 "여기에 '사정 바람'이 더해지면서 위기감을 느낀 친문 직계를 중심으로 공동 대응과 반격 필요성이 커졌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박상혁 의원이 그냥 사진만 찍고 왔겠느냐. 조용하던 김의겸 의원이 왜 또 김 여사를 물고 늘어지겠느냐"고 반문했다.
문 전 대통령은 전날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4개의 게시글과 사진을 올리며 활동을 재개했다. 대통령 임기 마지막 날이던 지난달 9일 퇴임 연설문을 올린 후 처음 올라온 게시물이다.
문 전 대통령은 "잊혀진 사람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SNS에 글을 올리며 활발히 소통해왔다. 존재감을 유지하며 구심점이 되려는 게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된다.
북한군 총격으로 숨진 해양수산부 공무원의 유가족은 청와대 서훈 전 국가안보실장 등을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검찰에 고소하기로 했다. 검찰은 직접 수사를 검토중이다. 친문 대응은 새 정부 초기 국정 향배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금태섭 전 민주당 의원은 페이스북에 '2년 후에 봅시다'라는 글을 올려 "스스로 정치보복 한다고 생각하는 집권세력은 없다"며 "쉽게 쌓아 올린 지지율은 모래성처럼 무너져내린다"고 경고했다.
KPI뉴스 /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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