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정치보복 수사' 주장 일축…"민주당 정부 땐 안 했나"

장은현 / 2022-06-17 11:02:58
尹 대통령 "수사는 과거가 대상…정상적 시스템"
옛 인터뷰서 '적폐청산 수사할 건가' 질문에 "할 것"
전현희·한상혁에 "알아서 판단할 것"…사퇴 압박
野 "尹, 정치보복 멈춰야…공안정국 부활 좌시 안해"
윤석열 대통령은 17일 더불어민주당이 이재명 의원에 대한 검·경 수사 등을 놓고 정치보복 수사를 주장하는데 대해 "민주당 정부 때는 안 했느냐"고 반박했다. 전 정권 수사를 중심으로 신구 권력 충돌이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문재인 정부 때 임명된 전현희 국민권익위원장,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 등을 향해서는 "국무회의에 올 필요 없는 사람까지 다 배석시켜 할 필요가 있나 하는 생각은 있다"며 자진 사퇴를 압박했다.

▲ 윤석열 대통령이 17일 용산 대통령실로 출근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용산 대통령실 출근길에서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 측에서 정치보복 얘기가 나오는 것과 관련해 "형사 사건 수사라고 하는 것은 과거의 일을 수사하지 미래의 일을 수사할 수는 없지 않냐"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나중에는 현 정부 일도 수사가 이뤄지고 하는 것이지"라며 "민주당 정부 때는 안 했나. 정상적인 사법 시스템을 정치 논쟁화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일축했다.

윤 대통령은 대선 후보때 집권하면 문 정부에 대해 '적폐청산 수사'를 하겠다는 듯한 발언을 해 파장을 일으킨 바 있다. 지난 2월 9일 중앙일보 인터뷰에서 '문 정부 초기처럼 전 정권 적폐 청산 수사를 할 건가'라는 물음에 "할 것"이라고 답했다.

윤 대통령은 인터뷰에서 "문 정부에서 수사한 건 헌법 원칙에 따라 한 것이고 다음 정부가 자신들의 비리와 불법에 대해 수사하면 보복이냐"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스템에 따라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해당 인터뷰에서 한동훈 법무부 장관을 중용하겠다는 취지의 발언도 했다. "A검사장에 대해 이 정권이 한 것을 보라. 이 정권에 피해를 많이 입어 서울중앙지검장을 하면 안 되는 것인가"라고 반문한 것이다.

검찰과 경찰은 문재인 정부과 더불어민주당 관련 인사와 사건 등에 대한 수사를 강화하고 있다. 검찰의 대장동 수사에 이어 경찰은 민주당 이재명 의원에 대해 백현동 특혜·성남FC 후원금·부인 김혜경 씨의 법인카드 유용 의혹까지 전방위적인 수사를 진행중이다. 검찰은 백운규 전 산업부 장관에 대해 '산업부 블랙리스트 사건', 월성원전 경제성 조작 사건 등을 수사하며 '윗선'으로 칼날을 겨누고 있다. 

민주당은 최근 상황과 윤 대통령의 과거 발언을 감안해 '정치보복 수사'를 거듭 주장하며 강력 반발했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국회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전 정권에 대한 먼지털기식 수사와 야당 인사를 겨냥한 표적 수사 등 검·경을 동원한 기획 사정이 전방위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며 "무리한 수사와 치졸한 탄압이 윤석열식 정치보복의 실체"라고 날을 세웠다.

박 원내대표는 "법원의 영장 기각으로 백 전 장관 기소가 무리였음이 드러났지만 검찰은 언론에 수사 정보를 유출해 청와대 인사수석실 행정관이던 박상혁 의원을 물고 늘어지고 있고 경찰은 백현동 의혹을 수사한다며 이 의원을 재겨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야당 탄압용 사정 정국, 국면 전환용 공안 정국 부활을 좌시할 수 없다"며 "윤 대통령은 더 늦기 전에 퇴행적인 정치보복을 멈추고 민생 안정에 매진해주길 촉구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작심한 듯 전, 한 위원장이 스스로 물러날 것을 사실상 종용했다. 윤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국무위원들이 마음에 있는 얘기를 툭 터놓고 비공개로 논의도 많이 한다"며 "그래서 굳이 올 필요 없는 사람까지 다 배석시켜야 할 필요가 있나 생각한다"고 전했다. 

윤 대통령은 '두 위원장이 물러나 줬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있나'라는 질문에는 "임기가 있으니까 알아서 판단할 문제가 아니겠나"라고 답했다.

국민의힘도 "철학도 맞지 않는 사람 밑에서 왜 자리를 연명하는가"라며 사퇴해야 한다고 몰아세웠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두 분이 (있는 곳이) 정부의 핵심부처다. 그런데 그분들이 문 대통령 철학에 동의해 그 자리에 있는 것이지 윤 대통령 철학에 동의해 있는 게 아니지 않나"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만약 다음 정권에 민주당 대통령이 들어간다면 우리 대통령이 임명한 장관들은 다 나오는 게 맞다"고 했다.

KPI뉴스 / 장은현 기자 eh@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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