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기 "참담한 결과…우리도 면구하고 책임 통감"
박병석 "적당히 반성해선 또 어려움…민생정당돼야"
우상호 마련 간담회서 쓴소리…李·송영길은 불참 더불어민주당 원로들은 16일 대선·지방선거 패배의 원인을 '당의 갈등과 분열'로 진단했다. 그러면서 계파 싸움이 격화하는 선거 후유증을 신속히 수습하고 민생 정당으로 거듭나야한다고 조언했다.
우상호 비대위원장이 국회에서 권노갑, 김원기, 문희상, 박병석, 이용득, 이용희, 정동영(가나다순) 상임고문과 가진 간담회에서다. 문 고문은 3·9 대선 후보이자 6·1 지방선거에서 총괄선대위원장을 맡았던 이재명 의원 책임론을 강하게 제기했다.
이날 간담회는 우 위원장이 지방선거 패배 후 당 재정비 방안에 대한 의견을 경청하기 위해 마련했다. 이 의원과 송영길 전 서울시장 후보도 고문단 멤버지만 선거 패배 책임이 크다는 점에서 참석 대상에서 빠졌다.
우 의원과 고문들은 각자 모두발언 후 1시간10분 가량 비공개로 간담회를 진행했다. 참석자들은 쓴소리를 쏟아냈다.
문 고문은 "정당은 계파가 있는 게 당연하다. 민주주의 정당에서 할 말을 못하면 정당이 아니다"라면서도 "문제는 남 탓하며 싸우는 '자중지란'"이라고 질타했다. 그는 "전국단위 선거 연패에 대해 책임 소재를 분명히 하는 것은 민주정당의 기본"이라며 "책임있는 사람이 누군지 다 알지 않나"라고 반문했다. "후보로 나갔는데 졌으니 책임져야 하고 당을 이끌었던 선대위원장이라면 상징적으로 책임을 안 질 수 없다"면서다.
이 의원과 대선 당시 상임선대위원장이었던 송 전 후보를 공개적으로 저격한 발언이다. 문 고문은 "어느 계파가 자기네만 독점하고 다 갖겠다는 상태에서 싸움이 나면 안 된다"며 "난파선 위에서 선장이 되려고 싸우다 배가 가라앉으면 다 죽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그 어느때보다 단합, 봉합의 길을 가야한다"고 당부했다.
권노갑 고문은 "당이 정권재창출을 하지 못하고 지방선거에서도 패배한 근본적 원인은 무엇보다도 계파정치에서 온 분열과 갈등"이라며 "이런 갈등과 분열을 해소하고 제자리로 되돌리려면 국민 속으로 들어가 국민 사랑과 지지를 받는 정당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원기 고문은 "지난 선거 결과는 차마 말로 하기 힘든 참담한 결과였다"며 "고문으로 몸담은 우리까지도 면구스러우며 절실한 책임을 통감하지 않을 수 없다"고 자성했다. 선거 연패에도 '내 탓' 목소리는 없는 당내 분위기를 비판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용득 고문도 "우리가 170석이 되기 전, 대선 승리 전, 우리 자생력으로 민주당이 국민으로부터 지지를 얻었나. 상대 잘못으로 인해 국민이 한번 맡겨본 것"이라고 꼬집었다. "발광체가 아닌 반사체였다"는 것이다. 이 고문은 "발광체로서의 민주당을 새로 건설해야 한다"며 "엊그제까지 어느 계파였던 사람이 자기들은 잘했고 누구 탓이다면 국민들이 완전히 등을 돌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박병석 고문은 민생 정당으로 견제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 고문은 "적당히 반성하고 적당히 개선해서는 다시 어려움에 빠질 것"이라며 "강력한 야당, 유능한 민생정당이 돼야한다는 방향에 전적으로 동의한다"고 말했다.
정동영 고문도 "촛불정부에 걸맞은 정치개혁과 4대개혁은 지금 어떻게 됐느냐"며 "압도적 다수의 국민이 질풍노도의 개혁을 기대했지만 결과는 그렇지 못했다"고 안타까워했다. 그는 "민생개혁 노선과 함께 민주당은 윤석열 정부에게 한반도 평화 노선에 대해 적극적으로 균형을 잡아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오섭 대변인은 △ 계파 갈등보다는 단합을 소중히 생각할 것 △ 남 탓 하지 말고 국민 신뢰를 회복하는 길로 나아갈 것 △ 민주당의 개혁 과제를 분명하게 헤쳐나갈 것 세 가지로 간담회 내용을 요약해 기자들에게 전했다.
문 고문이 '이재명·송영길 책임론'을 재차 거론했냐는 질문에 조 대변인은 "하지 않았다. 남탓 문제는 자중지란이 될 수 있다"고 답했다.
KPI뉴스 / 조채원 기자 ccw@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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